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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지 않음도 또 다른 기록이다

스스로가 스쳐가는 감정도 쉬이 보지 않고서

언제부터였을까.

스마트폰이 생기면서부터 나는 지속적으로

일상을 벗어나면 더욱 더 기록하기 시작했다.


사진을 찍었고,

그 순간순간을 글씨로 썼다.

하나의 펜으로 아쉬워 두툼한 필통을 넣었고,

하나의 카메라로 아쉬워

필름카메라도 넣고, dslr 도 넣고.


여행은 어느덧 여행이 아닌

내가 느끼고 지난 것은 모두 그렇게 남겨야만 했다.


그 시간이 그리워 사진을 꺼내보는 것은

일년에 한두번 지나지 않았다.


핸드폰 속의 1만7천장의 사진은

어느것을 정리하지 못해 모두 업로드를 하고도

쉬이 무엇을 지워야할지 우선순위를 찾지 못해

늘 용량부족에 허덕여야 했다.




그런 내게 기록하지 않은 순간이 왔다.


일년에 여러번 떠나던 내가 어쩔 수 없이

참고 참았던 후쿠오카 여행에서

나는 아무것도 기록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왜 멀리까지 가서

이렇게 사진이 없냐고 했었지만,

그들이 기다린것도 아니였다.

나 또한 그냥 순간에 집중했다.


그 여행이 주었던 의미.

속이 꽉 차올라 단단해진 느낌,

그 느낌에 보낸 시간이 너무나

소중했다.


속이 익지 않은 그동안의 여행은

입으로 그리워했고 사진으로 남겨졌지만

가장 잘 익은 여행이 그 순간이였다.


그리곤 알았다.


기록하지 않음은 또 다른 내 안의 기록이라는 것을.

그것도 소중한 기록.


내가 느낀 순간은 감정을 이야기하지만,

내가 느낀 많은 것을 꼭 공유하지 않아도 된다.

정말 함께 나누어야 하는 것은

어떻게든 나누게 되어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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