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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으로 얻은 것들, 돈보다 소중한 가치

by 모아키키 단팥글방

창업을 하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있다.

"그래서 돈은 얼마나 벌었어?" 솔직히 말하면, 아직 대박은 아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후회는 없다.

아니, 오히려 감사하다.

왜냐하면 나는 돈보다 훨씬 더 귀한 것을 얻었기 때문이다.




시간이라는 절대값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24시간. 이 공평한 시간에 나는 내 선택을 쏟아부었다. 힘들었던 건 맞다.


하지만 이건 내가 원하고 선택한 창업이었다. 해야 하는 일이었고, 하고 싶은 일이었다.


그 시간들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돈은 잃으면 다시 벌 수 있다. 하지만 경험은 다르다.

겁대가리 없이 도전했던 그 순간들, 처참한 고통과 인내의 연속이었던 그 시간들은 이제 내 안에 단단히 자리 잡았다. 지나고 보니 그것들이 전부 추억이 되었다.


도전하지 않았다면 절대 겪어보지 못했을 절대값들이다.



넓어진 그릇


창업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확실히 다르다. 그릇이 넓어졌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직접 비즈니스 모델을 짜보고, 시각화해 보니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길을 걷다가 마주치는 카페, 편의점, 작은 가게들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저 가게는 어떤 수익 구조일까?', '회전율은 얼마나 될까?', '저 서비스는 왜 저런 가격 정책을 택했을까?' 자연스럽게 분석하는 습관이 생겼다.


완벽하진 않다. 그래도 최소한 보는 눈은 생겼다. 이게 정말 큰 자산이다.


의외로 유튜브에서 휴먼스토리 같은 창업 관련 채널을 찾아보는 재미도 생겼다. 푸드 자동화 쪽에도 눈길이 가더라. 예전엔 그냥 지나쳤을 콘텐츠들이 이제는 전부 배움의 소재가 된다.



생각을 행동으로


예전의 나는 머릿속에만 아이디어가 가득했다. '이거 하면 대박일 텐데', '저것도 해보고 싶은데' 하면서 생각만 했다. 하지만 창업을 거치며 실천력이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생각이 들면 일단 해본다.


쓰레드에 꾸준히 글을 쓰고, 브런치 연재를 시작했다. SNS를 꾸준히 해야겠다 싶으면 루틴을 만들었다. 자기 계발서를 읽기만 하던 사람에서 실제로 행동하는 사람으로 변했다.


어쩌면 이런 성격이 창업이라는 도전과 잘 맞았는지도 모르겠다. 이것저것 다 해보는 게 두렵지 않았다.



글쓰기라는 무기


창업하면서 예상치 못하게 얻은 능력이 있다. 바로 글쓰기다.


비즈니스 기획서를 쓰고, 마케팅 카피를 만들고, 고객에게 메일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글쓰기 근육이 붙었다. 지금은 브런치에서 이렇게 연재도 하고 있고, 쓰레드에도 꾸준히 글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곧 전자책도 출간한다. 3년 후 진짜 내 것으로 독립 창업을 하기 위한 준비다. 이 모든 과정이 글쓰기를 통해 정리되고 있다.


글쓰기로 당장 돈을 벌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아이디어와 결합하면 못 할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생각과 컨셉을 가지고 하느냐가 중요하다.


글은 생각을 정리하는 도구이자,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며, 누군가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통로다. 이 능력 하나만으로도 창업의 가치는 충분하다.



콘텐츠가 된 경험


지금 이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창업 덕분이다. 경험이 콘텐츠가 되었다. 앞으로 쓸 이야기도 많다.


화려한 성공 스토리보다, 현재 진행형으로 겪고 있는 진솔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더 와닿을 수 있다. 그게 나의 역할이라면 기꺼이 하고 싶다.



물질을 넘어선 가치


아직 대박을 터뜨리진 못했다. 하지만 실패일까? 그렇지 않다.


나는 시간을 투자해 경험을 샀다. 관점을 넓혔고, 실천력을 키웠다. 글쓰기 능력을 갖췄고, 세상을 보는 눈을 길렀다. 이 모든 게 내 안에 자산으로 쌓였다.


이제 나는 안다. 창업의 진짜 가치는 통장 잔고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나' 자신이라는 것을.

그리고 이 변화는 3년 후 진짜 내 것으로 독립할 때, 그리고 그 이후 내 인생 어디에서든 빛을 발할 것이다. 그게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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