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30편의 글을 채우고 나니 어린 시절의 묘한 습관 하나가 떠오릅니다.
저는 가끔 시리즈물의 마지막 권을 잘 보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다 읽기보다는 적당한 선에서 멈추고 새로운 책을 찾곤 했습니다.
30화라는 매듭을 짓는 지금,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 성향이 고스란히 보입니다.
1. 결론보다 ‘다음’이 더 궁금했습니다.
제 관심은 늘 결말 그 자체보다 '그다음엔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에 가 있었습니다.
이미 정해진 엔딩을 확인하는 건 따분하게 느껴졌습니다.
마지막 권을 덮지 않음으로써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즐겼고, 그 에너지를 새로운 시작으로 바로 연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2. 가끔은 마침표를 찍는 것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하나를 완벽하게 끝내야 한다는 강박이 없었습니다.
90% 이상 충분히 즐겼다면, 나머지 1%의 결말을 보지 않아도 저는 만족했습니다.
"가벼워지는 사람이 이긴다"는 말처럼, 저는 끝에 매달려 시간을 쓰기보다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이동하는 편을 택했습니다.
그 가벼움이 지금의 저를 계속 움직이게 합니다.
3. 성장은 끝이 없는 연속물입니다.
글을 30편 썼다고 해서 제 공부나 수양이 끝나는 게 아님을 압니다.
책의 마지막 권을 보지 않았던 것처럼, 저에게 인생은 완결된 시리즈가 아니라 무한히 확장되는 흐름입니다.
오늘 30화라는 숫자를 찍지만, 마음은 이미 내일 읽을 '새로운 책'의 첫 페이지에 가 있습니다.
4. 과거의 습관이 지금의 저를 설명합니다.
왜 그랬을까 물어보니 답은 단순했습니다.
저는 안주하는 것보다 확장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남이 정해놓은 끝을 보기보다 제가 직접 다음 판을 짜는 게 훨씬 재밌었습니다.
그 어린 날의 습관이 지금 콘텐츠를 만들고, 매일 새로운 지식을 집어넣는 저의 본질이 되었습니다.
5. 30화는 그냥 통과 지점일 뿐입니다.
마지막 권을 생략하듯 30화라는 숫자에도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대단한 결말을 짓기보다, 하던 대로 담담하게 다음 장으로 넘어갑니다.
끝을 보지 않았던 그 시절의 마음으로, 저는 오늘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성장을 기록합니다.
30화는 제 글쓰기의 결승선이 아니라, 다음 시리즈로 넘어가는 환승역입니다.
마지막 장을 남겨두고 새 책을 집어 들던 그때처럼, 저도 오늘 이 글을 담백하게 마무리하고 곧장 다음 성장을 준비합니다.
끝을 맺지 않아도 저의 우상향은 계속될 것이기에 불안하지 않습니다.
내일부터는 또 어떤 새로운 첫 권을 펼치게 될지 기대하며, 오늘의 30화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