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모터스, 폐품 엔진에 책임이라는 마침표를 찍다

by 모아키키 정세복

혼다 소이치로, 폐품 엔진에 '책임'이라는 마침표를 찍다

1946년 가을, 패전 직후의 일본 하마마쓰는 거대한 고철 더미나 다름없었다. 하늘을 찌르던 야망은 폭격에 바스러졌고, 남은 것은 타버린 공장 터와 굶주림뿐이었다.


서른아홉의 기술자 혼다 소이치로 역시 그 폐허 속에서 길을 잃고 있었다. 그는 술을 마시며 시간을 때웠고, 아내는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매일 수십 킬로미터의 비포장도로를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달렸다.


이 시기 일본에는 한 가지 기괴한 냄새가 거리를 지배했다. 휘발유가 없어 소나무 뿌리를 짜내 만든 '소정유(pine root oil)'가 타는 지독한 악취였다.

검은 매연과 함께 코를 찌르는 그 냄새는 절망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그 악취 속에서 혼다는 남들이 보지 못한 '기회'를 냄새 맡는다.






고철 더미에서 발견한 '심장'


1946년 9월 1일, 혼다는 친구 이누카이 켄자부로의 집을 찾았다가 구석에 처박힌 기계 뭉치를 발견한다.

그것은 구 일본 제국 육군의 '6호 무선기'용 발전 엔진이었다.

전쟁이 끝나자마자 쓸모없어진 고철,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던 50cc짜리 작은 엔진이었다.


그때 혼다의 머릿속에 번뜩이는 생각이 스친다. '저걸 자전거에 달면, 내 아내가 더는 힘들게 페달을 밟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그는 즉시 그 엔진을 집으로 들고 와 개조에 매달린다.

이것이 훗날 전 세계 오토바이 시장을 제패하게 될 혼다 제국의 시초였다. 하지만 시작은 위대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사기극에 가까울 정도로 조잡했다.






'유탄포' 탱크와 터져버린 타이어


공장도, 장비도, 자금도 없었다. 엔진을 달았지만 연료를 담을 통이 없었다. 혼다는 부엌으로 달려가 아내가 쓰던 구리제 보온 물통인 '유탄포'를 집어 든다. 거기에 구멍을 뚫어 자전거 프레임에 매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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