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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된다는 건, 모든 걸 내 탓이라 말하는 것

by 단팥글방 Mar 19. 2025

창업을 하고 대표(=사장)라는 자리에 올라서는 순간, 고민의 차원이 완전히 달라진다. 직원일 때는 자신의 업무,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만 집중하면 됐지만, 대표가 되는 순간부터는 회사 전체를 책임져야 한다. 회사의 방향성부터 직원들의 채용, 재정 관리, 그리고 미래 전략까지 모든 영역이 대표의 고민거리다.     


특히 법인의 경우 과점주주, 즉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한 대표라면 회사의 운명과 자신의 운명이 사실상 하나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대표가 된다는 건, 회사 자체를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하는 것이고, 그 책임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대표가 되고 난 뒤, 나에게 가장 크게 다가왔던 현실은 바로 "모든 것이 대표의 책임"이라는 사실이었다. 직원 채용에서부터 이미 대표의 결정이 시작되고, 그 결정이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을 때도 결국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 초창기에는 시스템과 구조가 확실히 잡히지 않아 예상치 못한 인력을 뽑는 실수를 할 수도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결국 "내 탓이오" 하며 받아들이는 것이 대표가 해야 할 일이다. 남 탓을 하며 변명을 찾는 순간, 대표라는 자리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건, 대표라는 자리는 모든 책임을 오롯이 혼자 짊어져야 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무거운 책임감이 대표의 자리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준다. 어떤 위기와 어려움이 닥쳐도 "결국 내가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상황이 명료해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내 경험상, 대표가 되고 나서 진정으로 성장했던 순간은 언제나 위기를 "내 문제"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 나섰을 때였다. 그리고 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성장의 기쁨이 된다.


또한, 대표가 짊어지는 책임이 무겁기 때문에 사업이 잘 되었을 때 받는 보상 역시 큰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초기의 어려움과 시행착오, 그리고 모든 책임을 온전히 떠안고 가는 부담감을 견뎌냈기에, 잘 되었을 때 오는 보상도 정당한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대표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중간중간 좋은 직원들에게 충분한 보상과 인정도 함께 나눠줘야 한다는 사실이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더 좋은 사람을 붙잡기 위한 노력 역시 대표가 고민해야 할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대표의 고민은 더 깊고, 복잡하며, 다양해진다. 회사 내부의 직원 관리부터 외부 거래처, 경쟁사와의 관계까지 대표가 내리는 모든 결정은 회사의 운명을 좌우하게 된다. 그래서 대표는 회사의 운영을 세부적으로 보면서도 항상 숲을 볼 줄 알아야 한다. 회사의 큰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대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간이 있는데, 바로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이다.     


대표가 바쁘게 일에 매몰되면 사업의 장기적인 방향성을 놓칠 수 있다. "빡세게 일하는 대표"가 마냥 좋은 건 아니다. 일과 업무에 너무 깊이 들어가 있으면 회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잃고 단기적인 성과에만 집착하기 쉽다. 대표의 자리에 올라선 순간부터는 일을 잘하는 것보다, 회사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야 할지를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그래서 대표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명확한 비전을 세우고, 회사가 그 비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창업을 하고 대표가 된 지금, 나는 늘 내가 생각할 시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한다. 내 눈앞의 문제와 숫자만 보느라 큰 그림을 놓치는 순간 회사의 성장은 멈출 수밖에 없다. 대표의 진정한 역할은 단지 업무를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하고 그 방향으로 직원들을 이끄는 사람이다.     


결국, 대표가 직원들과 고민의 차원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회사 전체를 책임지고,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며, 동시에 회사의 미래를 고민하고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대표의 자리에 서면서 나는 비로소 '책임감'이라는 말의 진짜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대표의 자리는 무겁지만, 이 자리를 감당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회사는 성장하고 대표 자신 역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     


이제 이 글을 통해 대표라는 자리에 올라선다는 것의 진짜 의미, 그리고 그 책임감이 왜 무거운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꼭 대표가 아니더라도, 임원이 되어 회사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게 될 때에도 이 글은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다. 대표의 고민을 알게 되면 임원이나 핵심 리더로서 어떤 부분을 지원하고 역량을 펼쳐 나갈 수 있을지 더 명확히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글에 담긴 나의 경험과 생각이 모든 회사와 모든 업종에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다. 내가 걸어온 길이 모든 창업자나 임원의 길과 똑같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러니 내 경험과 생각을 절대적인 정답으로 여기지 말고,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 응용하고 해석해서 가장 유리한 방식으로 접목하면 좋겠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각자 자신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거기서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대표가 되든, 임원이 되든, 어떤 자리에 서 있든지 간에 결국은 고민과 책임의 깊이만큼 성장할 수 있다. 이 글이 그런 성장을 위한 작은 디딤돌이 되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기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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