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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중요한 건 버티는 힘이지만 결국 돈도 중요하다.

by 단팥글방 Mar 26. 2025

맨 처음 이번 편의 제목을 지을 때, 나는 돈보다 중요한 건 결국 '버티는 힘'이라고 적었다. 사실 그 말을 하면서도 스스로 모순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왜냐하면, 냉정하게 돌아보면 버티는 힘도 결국 돈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업을 하면서 버티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금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깨달았다. 돈이나 버티는 힘이나, 둘 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재미있는 건, 진짜 중요한 건 하나가 아니라는 것이다.


가끔 창업 초기에 "버텨야 한다"라고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무조건 힘든 걸 참고 견디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그건 틀린 말이다. 사업은 물론이고, 인생의 어느 분야든 "버티는 힘"은 무조건 고통을 참는 능력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진짜 버티는 힘은 현명하게 어려운 순간을 극복하며, 위기를 넘길 수 있는 능력에 가깝다. 무작정 버티다가 몸이 망가지고 건강에 큰 병이 생긴다면, 그렇게 버티는 건 오히려 해롭다.


나는 첫 직장을 5년간 다녔다. 요즘 채용 시장을 보면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경력이 짧은 사람들이 은근히 많다. 사람마다 다 이유가 있겠지만, 우직하게 한 곳에서 일정 기간 이상을 버틴다는 건 그 자체로 큰 신뢰가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직장을 다니다 보면 누구나 힘들고 어려운 순간이 오기 마련인데, 그걸 잘 견뎌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극복했다는 뜻이니까 말이다. 그런 점에서, 길고 꾸준한 경력 자체가 스스로의 '버티는 힘'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업에서도 비슷한 원리가 작용한다. 내가 창업한 이후 지금까지 여러 번 어려운 상황을 맞닥뜨렸지만, 결국 돌이켜 보면 내가 어떻게든 잘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돈, 또 하나는 돈이 없을 때 어떻게든 다시 돈을 만들어내기까지의 시간 동안 잘 버티는 능력이었다.


결국, 둘은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는 셈이다. 돈을 벌어야 버틸 수 있고, 버틸 수 있어야 다시 돈을 벌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결국 사업이란, 세 가지가 진정성 있게 연결돼야 성공한다. 퀄리티, 진정성, 그리고 커뮤니티. 이 세 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었을 때 비로소 시너지 효과를 낸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요소가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을 버티려면 결국 돈이 필요하고, 돈을 잘 관리하면서 현명하게 시간을 버틸 줄 알아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현금 흐름을 확보해야 하고, 사업이 막히거나 정체되었을 때 미리 준비해 둔 돈으로 시간을 벌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이번 글에서 강조하고 싶은 건, 단순히 '버티자'는 막연한 정신력이 아니다. 내가 말하는 '버티는 힘'은 우직하되, 동시에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사업이든 인생이든, 무조건적인 인내심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하며 버틸지 고민하는 능력이다. 그런 현명한 버티기의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지속 가능한 현금 흐름을 미리 만들어두는 것이다.


결국 돈과 버티는 힘은 떨어질 수 없다. 그렇다고 돈만 좇는 것도, 무조건 참고 버티는 것도 정답은 아니다. 중요한 건 균형이다. 내가 사업을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위기 속에서 가장 강력한 생존력은 결국 '현명한 버티기'에서 나왔다. 현명하게 판단하고, 현명하게 자금을 관리하고, 현명하게 시간을 벌면서 버티는 능력 말이다.


그렇게 현명하게 버티는 과정을 통해 나는 더 단단해졌고, 지금의 나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니 창업자들이나,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면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무작정 버티는 건 오히려 위험하다고. 현명하게 버티는 것이 진짜로 오래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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