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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다 해내야 하는 시기, 어떻게 버틸 것인가?

by 모아키키 단팥글방

팬데믹 시기에 팀과 함께 창업을 결심하고 대표가 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현실적인 문제들과 끝없이 부딪혔다. 창업을 시작하기 전에 꿈꿨던 원대한 목표와, 실제로 내가 맞닥뜨린 현실 사이의 괴리는 생각보다 컸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단순히 '버티면 된다'는 식의 추상적인 위로가 아니다. 실제로 내가 겪었던 구체적인 상황과 그 안에서 얻은 깨달음을 통해 현실적인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흔히들 "창업 초기에 가장 힘든 건 수입이 없는 시기를 버티는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수입이 아예 없거나 부족하면 당연히 힘들다. 하지만 만약 초반부터 어느 정도의 수입이 생기고, 이를 잘 운영할 수 있다면 사실상 '버티는 힘'은 크게 필요하지 않다. 오히려 그 수입을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키워갈지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즉, 창업자가 '버텨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힘든 환경에서 견디라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의 목표가 크고 원대할수록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고통을 감내하는 자세와 직결된다.


나는 팬데믹이라는 쉽지 않은 환경에서 창업을 시작했고, 솔직히 초반에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시제품을 완성하기까지의 긴 시간이었다. 실제 제품이 손에 쥐어지기 전까지는 매출을 기대할 수도 없었고, 투자자나 시장의 관심도 얻기 어려웠다. 현실적인 제약을 뚫기 위해 정부 지원 과제를 따내고, 그 자금으로 시제품 개발을 외부 업체에 맡겨야 했다. 시제품 제작이 더디게 진행될수록 마음은 조급해졌고, 현실적인 벽 앞에서 때로는 멘탈이 흔들리기도 했다.


이처럼 사업이란 실제로 해보기 전까지는 정확히 알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준비한 것이 아무리 철저하다고 해도 막상 창업을 하면 대부분 처음 겪는 일뿐이다. 주변에 조언해 줄 멘토가 있다고 해도 그들의 경험이 꼭 내 상황에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다. 결국, 창업자는 스스로 모든 문제와 마주해야 하고,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며 나아갈 수밖에 없다. 내가 겪었던 현실적인 문제들은 분명 남들도 비슷하게 겪을 일이지만, 결국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각자의 몫이다.


특히, 수입이 없다면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야 한다. 내가 시제품을 기다리며 정부지원과제를 활용해 인건비를 확보했던 것처럼, 각자에게 맞는 생존 전략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지원금이나 정부 과제 같은 외부 자금이 모든 문제의 본질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는 그저 단기적인 생존 수단일 뿐, 근본적으로는 스스로 수익원을 창출할 방법을 찾는 것이 본질적인 해결책이다. 창업자가 초기에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최대한 빠르게 '현금 흐름'을 만드는 것이다.


한 가지 명확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창업자가 겪는 위기와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법은 딱 하나, ‘버티는 것’뿐이라는 점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버티고 나니까 강해지더라는 사실이다. 나는 두려움 없이 버틴 게 아니라, 그냥 살아남기 위해 두려움 속에서도 어떻게든 하루하루를 견디고 생존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강해진 것일 뿐이다. 창업자의 강함은 미리 준비되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현실에서 깨지고 부딪히며 만들어진다.


마지막으로, 대표라는 위치에서 창업자가 반드시 가져야 하는 것은 '생각과 고민을 위한 시간'이다. 너무 바쁘게만 살다 보면 제대로 고민할 시간이 없다. 바쁘게만 돌아가는 창업자의 삶은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놓치게 만든다. 사업이 바쁘다는 핑계로, 중요한 본질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 사업의 성장에는 정답이 없지만, 사업을 운영하는 시스템과 구조에는 분명 정답이 존재한다. 이 시스템을 고민하고 연구할 시간이 없다면, 방향을 잃고 무작정 뛰기만 할 뿐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창업을 시작하거나 이미 창업한 사람이라면, 바쁘고 힘들더라도 하루에 10분, 20분이라도 좋으니 꼭 멈추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방향이 명확하면 힘들어도 어떻게든 버틸 수 있다. 결국, 창업자의 가장 큰 힘은 돈이나 능력이 아니라 '스스로 끊임없이 배우고 고민하며 성장하는 태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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