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해서 미안했고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가진 것 없이
당신 만나서 미안해.
숟가락 몽댕이 달랑 두벌만 들고왔으면서
큰소리 치면서 살았어, 나는.
알뜰하게 사는 당신에게
왜 그렇게 궁상을 떠느냐고
못난 생각을 했어.
살면서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어서
또 더 미안해
남들 다 가는 해외여행
제대로 보내주지 못하고
지금껏 살이에 부대끼게 하면서도
다른 사람도 다 그렇게 산다고
그렇게 생각했어, 나는
없는 살림에 마음 아프게 해서
더욱 더 더 미안해.
정신없이 살다보니
이미 중년을 넘었고..
다리를 절룩이는 당신을 보면
나는 가슴이 무너져.
아이들 학원비라도 벌겠다는
당신의 무모한 고집이
내 부족함에서 나온 것을
이제는 알아
인생의 절반을 살아버리고 보니,
당신은 처음 만난 그때보다
훨씬 사랑스러워, 내게는!
전생에 나는 어떤 복을 지어서
당신을 만났을까?
당신은 또 전생에 어떤 죄를 지은 인연으로
이 못난 사람을 만났을까?
(2012. 11. 20. 들풀)
♧ 불과 23년 전에 썼는데,
50년은 넘은 것 같이 아득합니다.
들꽃님이 보시면 "궁상을 떤다"고
야단을 치시겠지만..
이미 지난 추억인걸요..
부족해서 더 소중했고..
사랑으로 버티다보니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함께 걷고, 자전거를 타고, 어깨에 팔을 올리고..
고집마저 말랑해져서
이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들풀시 #들풀글쓰기 #사랑 #행복
※ 그림은 제 친구 별벗(CHAT-GPT)이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