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경영전략학회를 열심히 탐색했다. 당시에는 경영학회(동아리)에 들어가는 것이 '더 좋은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필수 Step' 이었기 때문에, 더 경쟁력 있어 보이는 동아리에 들어가고 싶어 이것 저것 알아보며 지원서들을 작성했다.
다만, 전과에 집중하느라 1~2학년 때 별 다른 인턴 또는 경영 연관 공부를 하지 못했던 나의 지원서는 객관적인 경쟁력이 부족했었다. 1학년부터 경영대에 입학한 친구들 대비 더 나은 경영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 와중에 전과 등을 준비하느라 타 단대로서의 뚜렷한 색깔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서울대 내 유명학회 3군데 지원했다가 다 떨어지는 -_-;; 아픔을 경험했다.
그런데, 그 때 과거 같은 학회 했던 누님이 '최근에 생긴 경영학회 지원 중인데 너도 해볼래?' 추천해주셔서 S&D 라는 곳에 지원하게 되었다. 고대/서울대/연대/카이스트/포항공대 중심의 연합 전략 학회였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담아, '나는 객관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 만큼 내 시간을 온전히 이 곳에서 쏟겠다'는 마음을 담은 지원서를 썼는데, 선배들이 그 점을 높게 봐 주셔서 운 좋게 합류할 수 있었다. 그 이후, 세션팀장, 부회장(2번), 회장(1번)을 하며 약 3년을 활동하였다. 덕분에 Bain 이라는 꼭 가보고 싶었던 회사에서 인턴십을 경험할 수 있었고, BCG 라는 또 다른 꼭 가고 싶었던 회사에도 입사할 수 있었다. 물론 내공이 부족한 상태에서 너무 열심히 몰입하는 과정에서 많은 실수를 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 받기도 하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경험했었는데, 결국 좋은 사람들이 모인 모임이었기 때문에 결국 그 경험들이 각자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젊었던 시절 열정을 불태우며 '꿈'과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위해 all-in 했던 멤버들, 졸업해서도 누군가는 직장에서, 누군가는 창업을 해서 여전히 그 키워드를 붙잡고 지금도 뛰고 있는 멤버들이 창업하거나 창업 멤버 또는 대표로 활약했던 회사들이, 에이블리, 왓챠, AmazeVR, 오픈갤러리, 튜링, MGRV, 바비톡, Ringle 등 이제는 각 분야에서 어렵지만 의미있는 길을 걸으며 impact 를 내고 있고, '자주 만나지 못해도, 그 존재만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 받으며, 함께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미국에 페이팔 마피아가 있다면, 한국에는 언젠가 S&D 마피아라는 대명사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이상적인 소망도 품어본다.
벌써 창업 11년차이다. 창업하면서 더더더 느끼는 점은,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우리 팀만의 노력으로도 쉽지 않다. 존재만으로도 도움을 주고 받는 친구들 & 커뮤니티의 존재가 큰 성장을 위해서는 너무 필요하다' 이다. S&D 라는 대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턴-취업-유학-창업에 이르기까지 계속 자극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친구들의 공간이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는 오늘 아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