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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완 기자 Apr 15. 2022

대통령이 누군가에 '빚'을 진다면?

춘추관일기 28


0. 공직자 재산공개가 있었다. 문 대통령은 11억원을 '사인간 거래'로 빌렸다고 신고했다.


1. 대통령 사저 신축에 알려지지 않은 누군가가 11억원을 빌려준 것과 대통령 배우자의 의류 구입 논란은 다른 문제다. 


2. '사인간 거래'라 공개할 수 없다고 했지만, 대통령에게 거금을 빌려줬다는 것은 이해상충 문제를 깔끔히 하기 쉽지 않은 문제다. 


3. "이해관계가 없다"는 사람이 빌려줬다고 청와대가 밝혔지만, 그 돈의 흐름 뒤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4. 문 대통령은 그렇지 않았다고 해도, 다음 대통령이 누군가에게 금전적 이득을 취하고 나서 '사인간 거래'였다고 퉁치고 넘어가면 어떻게 문제제기 할 것인가. 


5. 물론 돈을 융통하는 것은 언제나 변수가 있다. 문 대통령 역시 옛 집을 팔면 건축비용을 충분히 충당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일을 진행했겠지만, 이 집은 최근에야 팔렸다고 한다. 변호사 출신이지만 재산을 많이(?) 모으지 않은 문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현금으론 이 건축비를 해결하기는 어려웠다. 


6. 더구나 은행 대출도 부족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지만 대출을 많이 해주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요즘 수도권 아파트를 사는데도 LTV 40% 규제 중에도 수억원씩 빌리는데, 문 대통령은 3억여원을 빌렸다.


7. 부동산 금융전문가에게 물어보니, 그 정도 대출 밖에 못받았을 거라고 했다. 공개된 지번과 개별공시지가, 그리고 감정가 등을 따져보니 3억여원 정도 대출이 나오는게 정상적이었다. 요즘은 신용을 따져서 주택 관련 대출을 더 해주지 않는다고 한다. 아... 대통령이라고 해도 농협에서 3억여원 밖에 빌려주지 않는다 ㅎㅎ


8. 옛 집이 경호가 가능한 지역이었으면 이런 논란에도 휩쓸리지 않았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논란을 보았을 문 대통령으로서는 사저를 짓는데 꼼수를 쓰지는 않았을 것이라 예상한다.  


9. 보수 언론이나 야당이 제기하는 김정숙 여사의 의류 구입 논란은 마뜩치 않다. 증거는 없지만 부존재를 증명하라는 요구다. 그리곤 청와대가 답을 안한다고 이를 긍정해 해석해버리는 건 부당한 면이 있다.


10. 오늘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총 수입과 총 지출을 공개했다. 관저에서 쓰는 식비 등의 사적인 비용은 대통령이 지불했다는 자신감이다. 대통령의 비용에 대한 좋은 선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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