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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완 기자 Nov 17. 2022

윤석열 대통령이 MBC기자를 전용기에 태우지 않은 이유


대통령 전용기는 탑승교가 아닌 트랩을 타고 탑승한다. 대통령이 비행기에 오르기 전 손을 흔드는 장면을 찍기 위해 만든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기자들의 탑승이 보통 빠르다. 먼저 타고 기다린다. 비행기 뒷쪽 문을 통해 트랩을 오른다. 기자들에게 배정된 전용기 뒷 이코노미 좌석에 우르르 타서 한참을 기다리다 보면, 대통령 해외 출장 길에 동행하는 청와대 직원들과 정부 부처 직원들이 오르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기자들의 눈은 반짝인다. 이번 출장 길에 누가 대통령과 같이 가는구나. 정치인 출신 장관들은 아는 기자들을 찾아 인사를 하지만, 대부분은 기자 좌석과 분리된 앞쪽 또는 2층 좌석으로 훌쩍 가버린다. 기자 좌석과 수행원 좌석 공간은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 처럼 그렇게 나뉜다.


https://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2852.html


아쉽게도 그 벽을 뚫고 대통령과 수행원이 있는 공간으로 가보진 못했다. 그냥 비행기를 같이 타고 가기 보다는 앞쪽은 엄연히 대통령 회의실 등이 있는 업무 공간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중에 친분이 있는 기자 둘만 그 공간으로 불렀다고 한다. 처음엔 석진환 선배가 한겨레신문 뉴스레터에 쓴 것처럼 믿기지가 않았다. 그게 가능한 일인가?? 그 공간을 넘어가는 것에 대해 보는 눈이 많을 텐데.


윤 대통령은 정부가 임차한 공군 1호기(대통령 전용기)에 돈을 내고 타는 MBC 기자의 탑승을 막았다. (윤 대통령의 부당한 처사에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 기자도 공군 1호기 탑승을 거부했다) 자신이 타겟으로 삼은 언론을 향해 적대적 행위를 하겠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보였다. 그리고 나서는 좁은 기내에서 친분이 있는 기자 둘만 따로 불러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에는 배제였고, 두번째는 갈라치기였다. 명백히 자신에게 우호적이어야만 상대하겠다는 것을 모든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에게 보여준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기간 동안 거의 대부분의 매체와 인터뷰를 했지만, 한겨레와는 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같은 1호기에 타고 있는 대통령실 직원들과 정부 부처 공무원들에게 자신의 언론관을 보여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실 출입 기자단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고 들었다. 윤 대통령과 만나고 온 기자들도 출입 기자들에게 별 말을 하지 않았다고 들었다. 순망치한인데 모두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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