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여차여차해서 서울에 살지만, 2년 넘게 김포에 살았었다.
이사를 가서야, 서울에서 그렇게 먼 곳에 신도시를 만들었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김포골드라인을 뚫기 위해 군데군데 공사중이어서 그래도 서울로 출퇴근 하는 이들에게는 희망을 가지는 시기였다. (당면한 출퇴근에 급급해 M버스나 2층 버스 도입에나 관심을 가졌지, 지하철이 2량짜리 경전철이라는 것의 심각성을 눈치채진 못했다)
해를 보며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 한번도 없는 퇴근길을 오가다, 옆집 이야기를 들었다. 옆집은 애가 둘인 외벌이 가정이었는데, 남자는 인천 쪽으로 출퇴근하는 이였고, 여자는 애를 키우기 위해 프리랜서 식으로 일하는 집이었다. 김포에서 인천으로 가는 길은 서울 보다 멀지 않았고, 대형마트와 문화센터, 아파트 대단지라는 신도시가 만든 깨끗한 인프라는 애를 키우기에도 좋았다. 어떤 사정이 있는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그나마 별을 보며 집에 도착한 나보다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드랬다...
지옥철 김포골드라인을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김포를 서울로 편입시킨다는 안을 여당이 내놓았다.
김포 신도시의 이름이 서울의 김포구로 바뀐다 한들 생활여건이 바뀔 수 있을까. 올림픽대로에 버스 전용차선을 깔거나, 골드라인2를 만든다 하더라도(하지도 못하고 명패만 바꾼다는 거지만) 절대적인 거리를 '타임워프' 하는 식으로 출퇴근할 순 없다.
서울로 모두가 출퇴근해야하고, 서울에 가야 더 좋은 인프라를 누리는 것을 바꿔야 해결이 될 일이다. 노무현 정부 이후로는 수도권 과밀화 억제 정책은 '경제'를 이유로 포기해 버렸고, 서울의 높은 집값 상승을 용인하는 부동산 정책의 실패가 이 모든 상황을 만든 게 아닐까.
김포 한강 신도시에 있는 집으로 퇴근하기 위해 30분 넘게 서울의 길바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줄을 서고, 금요일 저녁이면 당산에서 1시간 넘게 버스가 막히는 그런 생활을 직접 해보고 나서, 정책을 만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