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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물고 있던 아이가 숨을 쉬지 못한다면?

[엄마 아빠를 위한 응급실 이야기] 03화

올여름, 한 어린이집에서 장난감에 기도가 막힌 소아가 사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언론을 통해 여러 가지 문제점과 책임 소재가 논란이 되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면 1. 어린이집에 아이가 삼킬 수 있는 놀잇감이 있었던 점, 2. 어린이집 원장님과 선생님이 초기 응급처치를 알지 못했던 점, 3. 근처 내과 의원에서 제대로 된 응급처치를 받을 수 없었던 점, 4. 가까운 지역응급센터에서 환아를 볼 수 없다 하여 권역센터로 보낸 점 등이 있었습니다. 4개월 여가 지난 현재, 이 사건으로 인해 어떤 점이 바뀌었는지, 그래서 소아 기도폐쇄 환아가 생겼을 때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해졌는지 확인해봐야 할 때입니다.


기도 폐쇄라고 하죠? 호흡이 안되어 발생하는 응급상황은 순식간에 벌어집니다. 그중 이물을 삼키고 호흡곤란이 오는 경우는 소아와 노인에서 특히 흔합니다. 소아는 1세에서 3세가량 아이가 호기심에 작은 장난감을 코에 넣거나 입에 넣었다가 기도로 넘어가면서 기관지를 막는 경우가 믾습니다. 그 외에 동전 등 더 큰 이물질을 삼킨 경우에는 인후두 부위에 걸리면서 구토와 호흡곤란을 일으켜 응급실로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노인의 경우에는 말랑말랑한 떡이나 딱딱한 음식을 먹다가 잘못 삼켜 기도 폐색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뇌졸중 후유증으로 연하곤란이 있는 경우에 그 위험성이 더하게 되죠.


그럼 위와 같은 상황에서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가 사전에 교육되어 있었다면,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요? 환자를 발견하는 즉시 말을 걸어보거나 기침을 시켜보고 안되면 바로 119에 신고함과 동시에 복부 밀쳐 올리기 법(하임리히법)을 시행했어야 합니다. 시행 중 불행히도 환자의 의식이 없어졌다면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119 구급대원의 도움을 받아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응급실로 이송되어야 했겠죠. 그만큼 기도 폐쇄는 긴급을 요하면서 처치도 쉽지 않은 초기 현장 대처가 중요한 응급상황 중 하나입니다.





기도 폐쇄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1세 이상의 소아나 성인의 경우에 대처방법입니다.




1. 상태 확인 및 119 출동 요청


환자가 숨쉬기 힘들어하거나 켁켁대는 기침을 하거나 목을 감싸 쥐고 힘들어하거나 입술이 파래지는 경우, 기도 폐쇄로 판단하고 119에 신고해 출동을 요청합니다.



2. 의식이 있는 경우 하임리히법 실시


환자의 등 뒤에 서서 주먹을 쥔 손의 엄지손가락을 배 윗부분에 대고 다른 한 손을 위에 겹친 후 위로 끌어올리듯 강하게 당겨서 복부에 압력을 줍니다.

임신한 여성이나 비만이 심한 사람의 경우에는 가슴 부위에 손을 대고 강하게 당깁니다.



3. 의식이 없는 경우 심폐소생술 실시


의식이 없어진 경우에는 심장이 정지한 것으로 추정하고 흉부압박을 시작하여야 합니다.

흉부압박을 통해서도 폐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기관지에 걸린 이물이 밖으로 배출되는 경우가 있으니 구강내에 이물질이 빠져나왔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의식을 되찾거나 119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계속합니다.





다음으로는 1세 이하인 영아의 경우에 대처방법입니다.




1. 119 신고 요청 및 자세 취하기


주변에 119 신고를 요청합니다. 도움 줄 사람이 없으면 직접 신고합니다.

영아를 자신의 팔 위에 엎드려진 상태로 올려놓고 손으로는 환자의 머리와 목이 고정되도록 잡습니다.



2. 등 두드리기 5회 시행


영아의 머리를 더 아래로 가게 하고 영아를 안은 팔을 허벅지에 고정시킵니다.

다른 손바닥으로 영아의 어깻죽지 사이를 5회 강하게 두드립니다.



3. 흉부압박 5회 시행


영아를 돌려 등을 받치고 머리를 가슴보다 낮게 하여 영아를 안은 팔을 허벅지에 고정시킵니다.

영아의 유두 사이 정중앙에 검지와 중지를 올려놓고 강하게 5회 압박을 시행합니다.

손이 작은 사람은 손바닥과 손목 사이를 이용해 압박해도 됩니다.



4. 입 안의 이물질 제거 또는 심폐소생술


영아의 구강 내에 이물질이 빠져나왔는지 확인하여 제거합니다.

이물질이 보이지만 손이 닿지 않는 경우 무리해서 빼지 않고 앞의 과정을 반복합니다.

이물질이 배출되지 않으면 앞의 과정을 반복합니다.

다만 영아의 의식이 없어진 경우 심정지 상태로 추정하고 가슴압박으로 시작하는 심폐소생술을 시행합니다.





이상으로 이물에 의한 기도폐쇄 발생 시 응급처치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기도폐쇄도 문제지만 다행히 식도로 잘 넘어갔다면, 아이가 먹은 이물이 응급실로 달려가야 할 위험한 것인지 아닌지도 궁금하시겠죠?


만약 이물이 기도에 걸리지 않고 식도를 통해 위장관으로 잘 넘어갔다면, 대부분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다만 날카롭거나 뾰족한 부분이 있는 이물, 예를 들면 압정이나 옷핀, 못, 이쑤시개, 생선 가시 등은 장 천공을 일으킬 수 있어 응급 내시경을 통해 제거할지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버튼 모양 배터리(손목시계 배터리 등)는 강한 위산에 부식되어 배터리 액이 새어 나와 위 천공을 일으킬 수 있어서 위험합니다. 그 외의 이물은 보통 500원 동전 크기까지는 2~3일간 지켜보고 위에서 장으로 넘어가지 않는 경우에 내시경으로 제거할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어린아이의 엄마, 아빠나 노인을 모시는 보호자들, 그리고 어린이집, 유치원, 양로원, 요양원 등 기관에서 일하시는 분이라면 다양한 응급처치에 대해 충분히 숙달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긴급한 순간에 당황하지 않고 신고와 동시에 적절한 응급처치를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죠.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해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과 잊지 않도록 하는 리마인드 교육 절차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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