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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무서운 암, 췌장암. 췌장암의 전조증상? 예방법?

지식인사이드 두번째 촬영 1부

1. 자기소개

a. 지식인사이드 구독자분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응급의학과 전문의 최석재 입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고

아미랑의원에서 암 환자분들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지식인사이드 촬영에서 초록색 병에 담긴 희석식 소주의 진실과

암을 예방하는 건강 식이에 대한 내용 말씀 드렸었는데

많은 분들이 보시고 다양한 의견들을 댓글로 주셨더라고요.

이번 영상도 끝까지 보시고 도움이 되셨다면 주위 분들께 많이 공유해 주세요.


2. 가장 무서운 암, 췌장암


a. 췌장암이 ‘가장 무서운 암’으로 불리는 이유?


췌장암 하면 명실상부 가장 무서운 암 1위로 꼽히는 암입니다.

그 이유가 세가지 있는데 하나씩 말씀 드릴께요


먼저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고 3,4기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늦기로 유명합니다.


왜 그런가 하면 췌장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는데요.

췌장은 상복부 위장 바로 아래 십이지장 뒤쪽에 왼쪽 후복막에 붙어 있습니다.


좌측 상복통이 발생하면 제일 먼저 시행하는 내시경으로도 볼 수 없고

심지어는 복부 초음파에서도 어지간히 큰 종양이 아니고서는 보기가 힘듭니다.

위장과 소장, 대장에 있는 가스가 초음파를 후복막까지 전달하지 못하게 막거든요.


초음파로 췌장을 자세히 보려면 내시경으로 들어가서 초음파를 봐야 하는데

말로만 들어도 쉽지 않겠죠?


그래서 일반적으로 췌장을 영상으로 확인하려면 조영제를 사용한 복부 CT를 찍어야 하는데

응급실에서나 자주 찍지 외래에서는 쉽게 결정해서 시행하는 검사는 아닙니다.

그렇다보니까 일단 췌장암은 발견이 늦기로 제일 유명해요.


췌장암이 가장 무서운 암으로 꼽히는 두 번째 이유는 

전이가 빠르고 광범위하다는 점 입니다.


96년도에 나온 김정현의 소설 아버지 아시나요?

주인공인 정수가 친구 남박사로부터 말기암을 진단받고 처음에는 현실을 부정하면서

술을 진탕 마시고 사고치면서 가족들에게 숨기다가

결국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남은 가족을 생각하며 화해하는 내용이죠.

감명 깊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요, 여기서 나오는 암이 췌장암입니다.


췌장암은 췌장 머리쪽, 췌장 두부에 생기는 경우가 70% 정도,

몸통과 꼬리쪽에 생기는 경우가 30% 정도인데요.

췌장 두부는 십이지장과 바로 연결되어 있고 간, 담낭, 담도가 모여있는 곳에 있습니다.

게다가 후복막 장기라서 바로 근처에 대동맥이 있고 대동맥 근처에 수많은 림프절이 있죠.


복잡한 구조물이 다 모여있는 곳이기 때문에 딱 봐도 전이가 잘 되겠다 싶죠?

췌장암의 90%는 조직학적으로 췌관 선암종인데 췌관은 소화효소를 내보내는 통로이다 보니까

췌관을 따라서 십이지장과 담도, 간 쪽으로도 암세포 전이가 잘 가고

주위 구조물과 전이병변이 붙어버리면 수술도 불가능 해 집니다.

그래서 췌장암은 진단 당시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80%에 달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세 번째 췌장암이 가장 무서운 암인 이유는 치료가 매우 힘든 암이라는 것 입니다.


앞에서 췌장암이 진단 당시에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80%라고 말씀 드렸죠?

항암치료 등으로 암이 줄어서 어렵게 수술이 가능해졌다 하더라도 엄청나게 큰 수술을 해야 합니다.

췌장암의 70%를 차지하는 췌장 두부암의 수술 방법은 휘플수술이라고 하는데요.

외과 인턴 돌 때 13시간 걸리는 수술로 유명했던 수술입니다.


오전에 첫 수술로 휘플 수술이 시작되어도 밤 늦게나 끝나고요.

오후에 시작하면 다음날 새벽에 끝나는 수술이죠.


어떤 수술이냐 하면 췌장을 반 잘라내고 위 일부와 십이지장을 들어내고 담낭과 담관 일부를 들어내서

소장을 끌어올려서 남은 위와 췌장과 담관에 이어주는 수술입니다.

암수술이니까 주위에 수많은 림프절 절제 수술은 당연히 추가로 해야 하고요.


수술이 워낙 크다 보니까 환자 컨디션도 많이 나빠지고

소화불량과 덤핑 신드롬 같은 후유증도 많이 심한 걸로 되어 있습니다.

덤핑 신드롬은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위가 다 소화 시키기도 전에

소장으로 음식이 내려가면서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어서 저혈당에 빠지고

어지럽고 토하고 심하면 의식까지 떨어지는 증상입니다.


a-1. 췌장암이 다른 암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점이 치명적인지?


최근 우리나라 암 치료 성적이 많이 올라갔잖아요? 2018년도 기준으로

전체 암 평균 5년 생존율이 70%를 살짝 웃도는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대단하죠?

그런데 췌장암은 아직도 5년 생존율이 12.6%로 발표되고 있습니다. 너무도 다르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8%대라고 했는데 그나마 치료 성적이 올라간 게 12.6%니까

췌장암이 얼마나 무섭고 치명적인 암인지를 알 수 있죠.


b. 췌장암은 왜 초기에 알아차리기 힘든가?


췌장암은 갑상선암이나 유방암처럼 밖에서 만져지는 위치에 있지 않고

위암에 위 내시경, 대장암에 잠혈검사나 대장 내시경처럼 효과적인 검진 방법도 없고요,

폐암처럼 기침이 나지도 않고 간암처럼 초음파로 보기도 힘들어요.

딱 이 증상이면 암을 의심하고 적극적으로 검사해야 한다 하는 증상이 마땅치 않아서

그나마 이 증상이면 췌장암이다 하는 증상이 복통, 체중감소, 황달인데

황달 생길 정도면 이미 늦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3. 췌장암 전조증상 ‘5가지’


a. 췌장암 대표적 초기증상?

췌장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명치쪽 복통이나 등 통증, 소화불량, 체중감소, 황달을 꼽는데요.

복통이 있다고 등 통증이 있다고, 또 체중감소가 있다고 췌장암일 확률이 얼마나 되겠어요.

영국에 NICE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각 증상 별로 췌장암일 가능성이 0.1%에서 1% 사이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니 한가지 증상만으로 췌장암을 의심하기란 너무 어려운 상황이 되는 거죠.

그나마 황달이 있을 때 췌장암일 확률이 30% 정도라고 하니까

황달이 있으면 즉시 복부 조영제 CT를 포함해서 자세한 검사를 받아봐야 하겠습니다.


b. 명치 통증


상복부 통증이 있을 때 생각해야 할 질환이 너무 많죠.

위, 간, 담낭, 담도, 췌장, 간혹가다 심장 질환인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의사들이 명치 통증이 있는데 체한 것 같아요 약만 주세요 그러면

본능적으로 두려움이 생기는 겁니다. 무서운 질환이 얼마나 많이 숨어 있는지 아니까.


c. 똑바로 누웠을 때 허리 통증


급성 췌장염 같은 질환 때 환자가 극심한 통증으로 똑바로 눕지 못하고

앞으로 숙이고 앉아 있는 자세를 보이거든요.

췌장에 염증이 있어서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데 똑바로 누우면 위장과 간에 눌려서 더 아프니까 그렇죠.

같은 이유로 췌장암의 경우에도 똑바로 눕지 못하고 옆으로 누워야 편한 경우가 있습니다.

또 누웠을 때 등에 통증을 느껴서 요통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죠.


c-1. 허리통증이 심하다면, 췌장암이 이미 많이 진행된 케이스일 수 있다?


허리 통증은 직립 보행하는 우리 인간에게는 누구나 어느정도 있는 증상이다 보니

허리 통증이 있다고 췌장암을 생각하는 건 말이 안되긴 하는데요.

그렇다 하더라도 바깥 근육을 만져봤을 때 통증이 없고 척추 자체 통증 같은 양상이거나 하면

척추 바로 앞에 대동맥 앞에 있는 췌장암의 진행 병변일 가능성이 있는 거죠.


같은 얘기지만 진단이 어려운 위치이다 보니 허리 통증만으로 진단을 의심해 본다기 보다는

췌장암이 진단되고 나서야 아 그때 허리 통증이 췌장암에 의한 통증이었구나

이렇게 거꾸로 알아보게 되거나 다른 증상과 함께 나타났을 때

췌장암을 의심한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d. 이유없는 체중감소, 식욕감퇴


이유없는 체중감소는 진행암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인데요.

최근 6개월 간 특별히 다이어트 하거나 식이를 바꾸지 않았는데도

10kg 이상의 체중 감소가 발생한다면 적극적으로 암 여부를 판단하도록 권유합니다.

식욕감퇴도 비특이적인 애매한 증상이긴 하지만

췌장이 인슐린과 아밀라제 등 소화효소를 만들어 내는 장기이다 보니까

췌장에 문제가 있으면 식욕부진이나 새로 당뇨가 생기면서 다뇨 다갈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e. 변의 상태(물 위에 뜨는 대변 / 기름진 대변)


물 위에 뜨거나 기름진 대변을 보는 걸 지방변이라고 하는데 설사랑 조금 다릅니다.

지방 많은 고기 많이 먹은 날, 회식 다음날 보는 변 같은 건데

췌장암으로 소화액이 나오는 길이 막히면 지방변을 보게 될 수도 있어요.


f. 그 외에, 췌장암 신호들?


제일 중요한 게 하나 빠졌는데 바로 황달이죠.

췌장두부암이 담관을 막으면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나오지 못하고 역류하면서

눈에 공막이 노래지고 피부도 노래지는 황달이 오는데요.

황달의 원인도 간염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 있지만 그 중 30% 정도는 췌장암이라고 하니까

황달이 생기면 바로 자세한 검사를 받아 봐야 합니다.


g. 모르고 있었는데 3기,말기인 경우, 어떤 증상들이 나타나는지?


3기여도 4기여도 증상이 전혀 없을 수도 있어요.

덩어리 진 암종이 췌관이나 담관을 막거나 주위 조직을 누르거나

통증을 일으키는 조직을 침범하거나 해야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모르는 채 우연히 CT 를 찍어 봤는데 간으로 전이된 4기 췌장암이었다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저희는 수술 전이던 후던, 항암치료 중이던 상관없이 고주파 온열치료를 받으라고 권하고 있어요.

우리 몸의 중심체온이 42도까지 올라가면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세포가 크게 활성화 되어서

NK 세포 활성도를 높이고 T 림프구 활성도도 높여서 암세포를 사멸하는 데 도움을 주거든요.


온열치료가 항암치료의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인다는 논문도 여럿 나와 있습니다.

항암치료를 하면 암세포가 줄어드는 것은 맞는데 면역세포도 같이 죽기 때문에

항암치료가 끝나고 나서 내 면역력이 모자라 다시 숨어있던 암에게 점령 당하는 상황을 자주 보거든요.


4. 췌장암 예방법


a. 췌장암 예방을 위해서 반드시 끊어야 하는 음식이 뭘까요?


췌장암에 안 좋은 물질이 여러가지 있지만 당장 끊도록 권하고 싶은 건 술과 담배입니다.

오랫동안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췌장에 염증을 일으켜서 만성 췌장염이 발생할 수 있는데요.

만성췌장염이 있으면 췌장암 발병 가능성이 3배에서 많게는 13배까지 높인다는 연구가 있을 정도니까요.

또 술과 함께 먹는 고지방 음식들이 췌장을 과하게 일하게 만들면서

췌장 세포에 다양한 변이를 만드는 걸로 되어 있습니다.


담배도 췌장암에 매우 좋지 않은 걸로 알려져 있는데요.

췌장암의 1/3 정도는 흡연 때문이라는 연구도 있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1.7배 높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담배를 하루 한 갑 이상 피우면 췌장암 발병 위험이 무려 3배나 높아지고요.


비만도 췌장암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꼽힙니다.

우리가 체질량지수 BMI라고 계산하는 것 있죠?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누는 값인데요.

BMI 18.5에서 23을 정상이라고 보는데 이 BMI 수치가 5 높아지면

췌장암 발병 위험이 12%씩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BMI 25 이상의 비만인 경우는 췌장암 발병 위험이 여성은 37%가 높아지고

남성은 무려 3배가 높아진다고 되어 있으니까 체중 조절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껴지죠.


그 외에 소고기, 돼지고기 같은 붉은색 고기와 햄, 베이컨, 소시지 같은 가공 육류도

췌장암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설탕이나 과당이 과도하게 들어간 음식이나 탄 음식도 위험 요인이니까

콩을 볶아서 만드는 강배전 한 커피도 췌장암 위험 요인에 들어갑니다.


당뇨병이 있는 분들은 주의하셔야 하는데요,

2형 당뇨병이 있으면 췌장암 발병 위험이 1.8배, 1형 당뇨병이 있으면 2배 위험도가 올라갑니다.

1형 당뇨병이야 유전 요인이 있어서 어쩔 수 없다지만 2형 당뇨병은 식생활 개선으로

충분히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니까 좋은 생활 습관으로 췌장암에서 멀어지세요.


b. 그럼 췌장암 예방을 위해서 매일 어떤 식단을 먹는게 좋을까요?


술과 담배, 붉은 고기를 끊고 흰살 고기와 생선, 계란, 우유를 아주 소량만 드시면서

초록색 잎 채소를 매일 빼놓지 않고 드시고 현미와 과일식을 하시면 됩니다.


만성 질환에 대해서는 거의 만병 통치에 가까운 마법의 주문이라서 강조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췌장암 같은 암만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관절염, 통풍, 우울증 등등

너무 많은 질환이 같이 좋아지니까 나중에로 미루지 마시고 지금 바로 식탁을 바꿔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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