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요가란
어느덧 요가를 시작한 지 5개월 차다. 확실히 몸과 마음에 변화를 느낀다. 어제는 방송이 끝나고 양치질을 하면서 '얼른 요가 가서 몸 풀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예전 같았으면 그저 칼퇴해서 침대에 누워있어야겠단 생각뿐이었을 텐데, 나에게 주는 변화가 이렇게 큰가 싶어 놀랐다.
요가를 하다 보면 잘 되던 자세도 어떤 날은 사시나무 떨듯 온 몸이 떨린다. 그러다 보면, 흔들리는 내 몸에 집중한 스스로가 보인다. 내가 이렇게 내 몸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게 감사하고 건강함을 느낀다. 가끔 선생님이 처음 해보는 자세를 시킬 땐 지레 겁을 먹는다. 쟁기자세도 그중 하나였다.
허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쟁기자세를 하지 않았는데, 용기를 내 도전했다. 머리 위로 두 다리를 넘기고 발가락이 땅에 닿지 않아 공중에 붕 떠 있었다. 분명히 상체를 바닥에 붙이고 있는데, 발가락이 닿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무서웠다. 긴장하지 말고 머리와 목에 힘을 풀라는 말에 그렇게 했더니 발이 바닥에 조용히 내려앉았다. 막상 하고 나니 별거 아닌 자세였는데, 왜 이렇게 지레 겁먹었을까.
요가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내 몸과 마음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요가에 임하는 자세만으로도, 내가 인생을 바라보는 자세가 어떤 지 깨닫는다. 나는 새로운 일에 굉장히 소극적인 사람이다. 나는 내 생각보다 도전을 두려워하고 남들 눈치를 많이 본다. 나는 그동안 내 몸과 마음에 의식을 두지 않았다. 그래서 이 모든 과정이 새롭고,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다. 요가를 한번 시작하면 예찬론자가 된다던데 나도 그중 하나가 된 것 같다.
나에게 요가의 의미는, 스스로를 깨닫고 받아들이는 시간이다. 나를 비우고 배우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