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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라 Dec 18. 2019

표선리 귤 밭

볼펜 드로잉


아침 7시 20분쯤 일어나 준비를 서둘러 마치고, 15분여를 걸어 보스 정류장으로 향합니다.

사는 곳이 외진 곳에 있어 꽤나 굽이진 길을 걸어 나가야 하죠. 시골 마을의 아침 풍경은 매번 좋은 느낌이지만 특히나 좋게 느껴지던 날에 사진으로 남겨둔 것을 그림으로 그려봤습니다.


연일 지속되던 태풍에 다소 지쳐 있을 때쯤 모처럼의 맑은 날이 참 청량하니 좋았거든요. 

이런 아침을 만나면 이런 시골에 살고 있다는 것이 좋게 느껴지곤 합니다. 

물론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며 잊어버리고 살 때도 종종 있지만요.


일을 하며 뭔가를 구상해야 하는 경우 종이와 펜을 들고 머리로는 구상에 몰두하고, 손은 계속 끄적이며 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그냥 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종종 오해를 받는 부분입니다.

다행히도 손은 빠른 편이라 구상이 끝나면 그것을 꽤나 빠르게 처리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은 비슷하거나 조금 빠르다 생각하는 편이고요.


최근 회사에서 디자인 및 마케팅 제안을 맡아 몇 개 진행하는 건이 있었는데, 워낙에 구상에 시간을 쏟아야 되다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그림을 꽤나 많이 그리게 되었네요. 저 나름대로 일을 하고 있지만 이럴 때는 어쩐지 괜한 눈치가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학창 시절 선생님 눈을 피해 그림을 그리며 딴짓하던 학생이 된 것 같다는 기분도 종종 들고요.


볼펜으로 이것저것 그려보고 있는 요즘 볼펜에 꽤나 많은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일을 하며 그림을 그리기에 좋고요. 은폐, 엄폐하기에도 좋습니다. 저로서는 구상 중이라 해도 역시나 남들 눈엔 좋게 보일리 없으니까요. 각자 만의 일의 방식이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납득시키려는 노력이 괜히 부질없는 과정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또 나름 몰래 몰래 그린다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아마 오늘도 어떤 그림을 그리게 될 것 같은 하루네요. 추운 겨울 다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그리는 과정에 괜한 관심이 생기신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https://youtu.be/ILnHjRvglw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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