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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복 Apr 04. 2020

스케치부터 프로토파이까지

고군분투 강의 소감문




'스케치부터 프로토파이까지(from Sketch to Protopie)'강의를 기획하고 홍대에서 첫 클래스를 연 뒤 벌써 시간이 훌쩍 지나 4번째 기수도 끝이났다. 한 기수당 한 달의 과정이라 첫 수업 후 4달 정도가 지났어야 맞지만 중간의 이직으로 쉬기도 하고 한 기수 후 쉬는시간을 두어 이제 7개월이 다 되어가는 듯 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강의내용도 보강되고 누군가 앞에서 말하는게 겨우 익숙해질 무렵, 세기의 질병  '코로나'가 이 흐름을 또 끊어놓았다. 재택근무를 마치고 조용히 방안에서 앉아있다, 강의경험을 글로 써보자 생각이 들어 브런치를 다시 열었다.






강의를 시작하게 된 계기


지금 나의 눈높이에서,

예전부터 내가 배우고 익힌 것들을 강의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었다. 딱히 선생님이나 강사에 대한 동경이 있던 것은 아니다. 단순히 새로운 것을 알게되면 메모장에 적어놓는데 나만알기엔 아깝기도하고 모르는 것을 다른사람들에게 알려드리고 고맙다는 인사를 받고나면 기분이 좋았다.

본격적으로 마음을 먹은 것은 디자인 일을 계속 해오다보니 툴도 익숙해지고 새롭게 도전해봄으로써 얻은 방법, 반복작업으로 알게 된 더 쉽고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 등 나눌만한 포인트들이 조금씩 쌓여갔다. 아직 '디자인은 이런것이다.' 하기엔 역량과 경험을 더 쌓아야겠지만 실제로 'Doing'을 하는 눈 높이에서 이제는 "누군가가 배웠을때 가치있을 만한 클래스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강의를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뭐든지 시작은 두렵다.

그렇지만 계속 수업장표와 예제를 만들면서도, '내 수업이 사람들 기대에 못 미치면 어떡하지?', ‘한번도 해보지 않았는데 잘 할 수 있을까’, 남들 앞에서 모르는게 있거나 실수하진 않을까 두려워 그만할까도 했다.

이것을 극복하는것은 다른게 필요하지 않았다. '일단 시작하는 것, 그리고 무서운만큼 준비하는 것' 밖에는 없었다. 실제 이 두려움은 수업을 더욱 열심히 준비하는 동력이 되었는데, 모르는 게 있으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에 기능 하나하나 다시 복습하였고 실수할까 미뤄왔던 공부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냥 해.



'from Sketch to Protopie'가 된 이유


스케치는 사랑입니다. _ 스케치

입사 2년차 때, 회사에서 포토샵으로 UX/UI 디자인을 해오다 스케치로 툴을 바꾸게 되었다. 툴로 단축된 디자인 작업시간과 빠른 시도와 실패로 얻게 되는 UX 개선, 유지∙보수의 유용성 등 스케치의 매력은 가히 혁신이었다. 이제는 보급도 충분히 되어 많은 디자이너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지만, 맥이라는 제한된 환경 때문인지 이제 막 쓰기시작하였거나 아직 포토샵으로 하는 곳도 꽤나 남아있는 것 같았다. 점유율이 말하듯 확실히 좋은 툴이며 아직 배우고싶어하는 니즈가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시뮬레이션의 중요성 _ 프로토파이

스케치가 구축(Build)이라면 프로토 파이는 (모의) 작동(Working)이다. 실제로 터치하고 움직여보면서 어떤 인터렉션으로 해야 할지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또한 기획자∙개발자 간 미스커뮤니케이션도 줄일 수 있으며 혹 클라이언트있다면 프리젠테이션에도 에프터이펙트로 일일이 모션을 넣어줄 필요도 없다.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프로토 파이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물론 여러 프로토타이핑 툴이 있지만 코딩 없이 쉽게 배울 수 있고 지속적으로 서비스가 개선되고 있는 좋은 툴이라고 생각한다.

스케치 보다 인지도가 덜해 수업과정에 넣을지 마지막까지 고민하였지만, 분명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 확신하였기에 과정에 넣기로 하였다.



첫 수업을 설렘을 안고, 미리와서 찍은 강의장



강의로 들으면 무엇이 좋을까?

내가 어필했던 수강의 필요성


유튜브에 자료가 넘쳐나고 인터넷에 검색에 몇 번 입력을 하면 스케치와 프로토파이는 혼자서도 충분히 배울 수 있는 쉬운(쉽게 잘 만들어진) 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강생들은 어떤 이유로 강의를 들으러 왔으며, 그리고 강의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나는 혼자공부하는 것과는 다른 어떤부분을 충족시켜 주어야할까?


최신 업데이트 _ 왜 저번 주랑 툴이 다르게 생겼죠?


CD로 포토샵을 설치하던때가 불과 몇년 전인게 놀랍지만 이젠 모든 소프트웨어가 다운로드하고 구독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서비스는 빠르고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업데이트되며 그 중 스케치는 내가 느끼기에 업데이트 속도가 정말정말 빠른 서비스이다. 강의를 처음시작하고 지금까지 7개월이지만 그 안에서도 큰 기능 업데이트가 수차례있어 새 기능을 배워가기 빠듯했던 경험도 있고 서비스 레이아웃이 바뀌어 크게 당황한 적도 있다. 강의자가 게으르지 않는 이상(안그럴께요..) 최신 업데이트된 내용으로 학습할 수 있다.


스타트부스터


새 툴을 배우는 것은 분명 어느정도(많이) 스트레스를 수반하는 일이다. 지금 나에게 새로운 툴을 당장 써야한다고  했을 때 유튜브에 그 툴 이름을 쓰는 것 자체가 이미 고되다. 그리고 막상 유튭을 열었다고 하더라도 "내가 모르는부분은 몇 분 정도에 나오는거지?" 한참 재생 바를 찾아다닌다. 운이 안좋으면 5초 광고도 보게된다. 내가 지금 무언가를 빨리 만들고싶은데 연장을 찾아 온 집을 뒤지는 것을 상상해보면 얼마나 지치는가. 강의는 환경적으로는 돈을 지불하고 듣는 강제성이라는 이점과 쉽고 잘 정리된 내용으로 시작의 부담을 덜고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는 환경도 큰 장점이다.




Class가 '내게' 가져다준 것


• 강제공부

공부법중에 누군가에게 알려주는 것처럼 좋은 공부법은 없다고 했다. 특히나 1:1도 아닌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줘야하다보니 혹시나 틀린내용이나 잘못된 내용이 없을까 아는내용도 한번씩 더 찾아보게 되고 앞에 이야기했던 빠르고 반복적인 업데이트에도 업데이트 마다 꾸준히 새로운 것들을 학습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도 공부를 할 동기부여도 되고 자기계발까지 하게되니 내게 정말 큰 순기능이 된다.


• 보람은 역시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나누는 것은 즐거운 일 일것이라 생각했고 역시는 역시였다.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수업에 시무룩한 적도 있었지만 보완해 나가가며 점차 나아지는 것이 눈에 보이고 그에 따라 좋은 피드백을 주는 수강생들이 하나 둘 늘어서 느끼는 보람도 점점 커져갔다. 수강생들 중에서는 내 생각과는 다르게 대학생들이 별로없고 직장인들이 거의 대부분이었는데, 시각디자이너로 취업하였는데 회사에서 UX/UI업무를 갑자기 맡긴 경우나 디자인커리어를 새롭게 전환하려는 분들이 많았고 그들에게 도움이 되었다고하니 만족스러웠다.


• 추가 수입 - 정당한 가치제공을 위해

각 수강생들이 주신 수강료가 아깝다고 생각 들지 않도록 계속 노력하였다. '내가 이 금액을 지불했다면' 이라고 생각하고 하다보면 자연스레 준비를 더 하게된다. 뭔가 불만족한 표정 처럼 보이기라도 한다면 정말 심장이 콩닥콩닥 한다. 금액이란 상대적이지만 적어도 그들이 생각하는 가치 보다는 그 이상이 되었으면 했다.



5기 분들이 열심히 들어주고 계신모습.




수업을 하면서 만족스러웠을 때도 있고, 불만족스러워 내게 실망한 채로 집에 돌아간 적도 있다. 쉽지는 않았고 귀찮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자신이 알고있는 것들을 '잘' 알려준다는 것은 보람되고 본인의 생활에도 활력을 주는 가치 있는 일이다.

현재 자신이 누군가에게 배워 익힌 것들, 혹은 스스로 공부하여 알게 된 것들 중 나눌만한 가치가 있는 게 분명히 있을 것이다. 또 그것을 필요로 하는사람도 분명히 있다. (이 강의와 마찬가지로 거창한 것이 아니여도 된다고 생각한다.)


배움을 나누는 것은 나눔을 받는 사람뿐 아니라, 나눠주는 자신에게도 물리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되니 한 번쯤 해보는 것을 적극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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