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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의별 Oct 10. 2024

작가의 여정, 브런치스토리 팝업 전시 방문기

요즘 연재 글 말고는 잘 안 쓰는데, 브런치스토리 팝업 전시에 다녀온 이야기는 남겨보고 싶어서 짧게나마 기록해 본다.


1. 장소 : 토로토로 스튜디오 (서울 성동구 연무장17길 7)
2. 기간 : 24년 10월 3일(목) ~ 10월 13일(일)
3. 운영 시간 : 매일 오전 11시 ~ 오후 8시 (마지막 입장 오후 7시 30분)
4. 입장료 : 무료
5. 입장 방법 : 카카오 예약, 현장 대기 입장 모두 가능

* 관련 내용 : https://brunch.co.kr/@brunch/359?t_src=pc_home


성수역에서 내려 6분 정도를 걸었다. 입구에 서 있는 직원 분께 카카오 예약화면을 보여드리니 손목에 종이 팔찌를 채워주셨다. 그리고는 내게 '인턴 작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은지, 아니면 그냥 둘러보고 싶은지를 물어보셨다.


"인턴 작가가 뭐예요?"

"오늘 둘러보시고 브런치북을 하나 기획하시면 인턴 작가가 되실 수 있고, 집으로 돌아가셔서 글을 3편 이상 발행하시면 브런치 정식 작가가 되실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아, 그럼 저는 그냥 둘러볼게요. 저는 이미 브런치 작가여서요."

"아! 그러시면 여기서 브런치 작가 카드를 발급받으실 수 있는데요, 로그인 화면 한 번 보여주시겠어요?"

포즈는 아무렇게나 하면 된다는데, 나는 어찌할 줄을 몰라 그냥 정자세로 찍었다. 대신 나만 알아볼 수 있는 약간의 장난기가 눈가에 서려있어서, 나다운 사진을 찍은 것 같아 마음에 든다.

전시의 개요를 이렇게 친절하게 브로셔로 나누어줬는데, 사실 제대로 보지 않고 전시장을 둘러보았다. 그래도 전시장이 크지 않아서, 기획한 이들이 의도한 대로 잘 구경하고 온 것 같다.

브로셔 외에 이 워크북도 나누어주었다. 안의 내용은 이 전시의 구성과 비슷한데, 전시에서 찾은 것들을 토대로 새로운 브런치북을 기획해 볼 수 있는 질문 혹은 미션들이 담겨 있었다. 전시장에서 바로 채워 넣는 사람들도 많이 있던데, 나는 나중에 시간 내서 집에서 해보려고 한다.

앞쪽은 다른 작가들의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었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수상한 작가님들과, 브런치에서 활동 중인 여러 유명 작가들의 이야기.

먼저 입구에는 가장 최근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수상하신 작가님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분들이 쓴 책과 함께, 그분들이 스스로 정한 키워드들과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들.

그다음에는 브런치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신 유명 작가님들의 글쓰기 레시피와 애장품들을 전시해두고 있었다.

각 작가님들이 공유해 주신 글쓰기 레시피들은 모두 다 한껏 공감이 갔다. 엄청난 비법은 없었지만, 내가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이나 잊고 있었던 기본적인 진실들을 콕 집어서 적어준 글들이 많았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직장을 다니면서 글을 쓴 작가님들 대부분은 퇴근과 동시에 글쓰기 생활로 출근하며, 매일 규칙적으로 시간을 정해놓고 글을 쓴다는 것이었다. 하염없이 쓰기보다는 하루 2시간이면 딱 2시간만 정해놓고 글을 쓰는 것. 나 역시 하고 있는 일이라 스스로 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위안이 되기도 했다.

특히 와닿는 것들을 뽑아서 왔는데, 집에 와서 다시 꺼내보니 3개가 윤수훈 작가님 것이다. 원래 뮤지컬 배우를 준비하셨다는데, 그렇다면 왠지 더더욱 취향에 맞을 것만 같은 이 기분! 작가님 책을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

바로 이어지는 3번째 공간은 앞선 두 공간에서 얻은 영감과 동기를 토대로, 직접 글을 써보도록 하는 공간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한 달간 매일매일 글을 써볼 수 있는 글감을 달력처럼 걸어둔 것이었다.

글감 캘린더 옆에는 각 글감마다 글을 써 내려갈 수 있는 종이도 꽂혀있었다. 글감 종이는 내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주제들 것만 들고 왔다.


사실 여행, 꿈, 미래 등에 대해서는 많이 고민도 해보고 글도 써봤지만, '지나고 보니 꼭 필요했던 이별', '내가 어떤 대상을 사랑하는 방식'과 같은 주제들은 특별히 생각해 보거나 글로 써 내려가본 적이 없는 주제들이라 흥미로웠다.


브런치에서 매주 한 번씩 이런 식으로 글감을 띄워줘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쓰고 싶은데 뭘 쓸지 생각이 나지 않을 때 도움이 될 것 같다.

글감 캘린더 반대편에는 '작가가 작가에게' 서로 써주는 메시지들이 붙어있었다. 공감 가는 글들이 많았다. 각자 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서로에게 비슷한 힘이 되어주고 싶어 하는구나 싶어서 괜히 뭉클하기도 했다.


이쪽 벽 옆에는 인턴 작가님들이 쓰신 것 같은 브런치북 표지 그림들이 붙어있었는데, 구경만 실컷 하고 사진은 아쉽게도 안 찍었나 보다.

이걸 다 어디서 쓰는가 하면, 이 공간 내에는 앉아서 글을 쓸 수 있는 책상과 의자들이 마련되어 있다. 필기구도 다양하게 있고, '작가가 작가에게' 메시지를 쓸 수 있는 종이와 인턴 작가님들을 위한 브런치북 표지 꾸미기용 종이도 준비되어 있다.


이곳에서 입장 시 받았던 워크북을 채워나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나 역시 수집한 생각들과 글감들을 들고 잠시 앉아서 메모를... 해보려 했지만 선뜻 쓸 말을 찾지 못하고, '작가가 작가에게' 메시지만 하나 적어두고 나왔다.

쑥스러워서 내용은 가려뒀는데, 벽면에 붙여두었으니 혹시 이후에 찾아가신 분들이 있다면 발견하셨을지도!

공간이 작지만 담겨 있는 이야기가 많아서, 서둘러 구경할 수 있는 전시는 아니었다.


찾아오는 사람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아서 놀랍기도 했다.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니. 겉보기에도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글감들을 수집하고 또 자기 글을 바로 써 내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벅찼다. 브런치스토리에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들이 매일 같이 탄생할 수 있는 건,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어서겠지.


전시를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눠준 작가님들께도, 이곳에 찾아와 나에게 새로운 영감과 힘을 준 작가님들께도 감사하다.


그리고 이런 공간을 마련해 준 브런치스토리팀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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