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ncement

끝이 아닌 끝

by 바다의별

영어로 졸업식을 말할 때, 우리가 흔히 아는 graduation 대신 commencement라는 단어를 자주 쓴다. 졸업은 학업을 마친다는 의미이니, commencement는 끝을 의미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어딘가 이상하다. commence는 '시작하다'라는 뜻이 아닌가. 맞다. commencement는 졸업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시작을 의미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학교 생활을 끝낸다는 의미는, 동시에 사회로 나간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무언가의 시작은 이전의 끝과 맞닿아 있기에, 끝과 시작은 서로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두 개념은 언제나 동시에 존재하며, 어느 하나만으로 완전하지 않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내가 좋아하는 단어들과 표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다. 맞이하는 계절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season), 내 안의 추진력을 믿고 (momentum), 긍정적인 조각들을 끌어당기는(draw) 이야기를 지어보려 (story) 했다. 언어는 달라도 같은 꿈을 꿀 수 있고 (dream), 때로는 모순조차 매력이라 믿으며 (oversight), 차가움 뒤에 숨은 따뜻함을 (number) 발견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try). 그러나 이제는 매듭 지을 시간이다 (closure).


영어 공부를 위한 글이 아니라, 영어 단어와 표현들을 취향껏 들여다볼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었다. 돌아보니 어떤 글들은 정보에 보다 집중했던 것 같기도 하고, 어떤 글들은 좀 더 감상에 젖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결국 목적은 언제나 같았다.


아직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이번에는 여기서 잠시 마치지만, 이건 마침표이자 쉼표이다. 끝이자 시작인, commencement처럼.



비슷한 형식이 될지, 새로운 형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2편도 연재해보고 싶습니다!

그때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톡홀름에서 가장 좁은 길. 길 끝에는 새로운 길이 있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