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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레스트 Aug 31. 2022

마트

2022.08.31 매일매일 부지런히 프로젝트 - 글쓰기 part 1

급하게 뛰어나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 중에는 나도 속해 있었다.  


오늘은 금요일, 회사원이라면 당연히 기다려지는 주말이 곧 다가오는 날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에 우리 회사 사람들은 주말보다 금요일을 더 기다리는 이유가 있다. 바로 세일이다. 회사 앞에는 자그마한 마트가 하나 있다. 이 마트는 신기한 제품이 많기로 소문이 났다. Sns는 물론 아침 정보전달 프로그램에도 소개된 이 마트는 금요일마다 특이한 이벤트를 한다. 바로 가히 엽기적인 할인 이벤트다. 금요일에 정해진 시간, 즉 6시부터 30분간 선착순 랜덤으로 70%의 할인을 진행한다. 마트에서 70% 할인이라는 할인율은 사실 만나보기 힘들다. 무슨 게임도 아니고 할인을 무려 70%나 해준다. 2만 원짜리 오징어가 6천 원에 판매되는 거다. 특히 이 

집의 한우나 한돈의 맛은 정말 미슐랭 3 스타의 맛집보다 더 사르륵 녹는다는 소문이 돌만큼 유명하다.  


아직 우리 회사 직원들 중에는 이 마트의 한우나 한돈을 맛본 사람이 없다. 언제나 품절되고 없는 상황이 비롯되니 더 궁금해지는 거다. 심지어는 안 파는데 파는 척한 거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옆 자리 대리님이 정말 우연히 고기가 진열대에 올려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하지만 채 손을 뻗기도 전에 사람들이 다 가져가는 바람에 순간 자기가 헛것을 본 게 아닌가 하는 착각까지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세일에서는 그런 고기류를 무려 70%나 할인해 판다는 거다. 그러니 우선 선착순에 들어야 했고, 거기서도 추첨으로 구매 기회를 잡아야 했다. 이건 뭐 유명 패션 브랜드의 리미티드 에디션 신발을 사는 것과 뭐가 다른가 싶기도 했다. 그래도 그건 앱으로 손쉽게 하기라도 하지 이건 선착순에 들기 위해서는 정말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어야 한다. 그렇게 뛰어갔음에도 원하는 고기를 못 구한다면…. 정말 행복한 금요일이 아니라 암울한 금요일이 될 것 같다.  


정각 6시가 되고 사무실의 모든 사람들이 그곳으로 뛰어갔다. 엎치락뒤치락거리며 달려가는 모습이 마치 지각하기 전 지하철에 몸을 던지는 이들과 다를 바 없었다. 그래서 고기를 샀냐고 묻는다면… 전혀.. 여기서 그 고기를 샀다고 하면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말하지는 않았을 거다. 어쩌면 그 고기는 그냥 일반 고기와 다를 바 없을 수도 있다. 다만 이렇게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기대치를 받아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한 번은 꼭 그 유명하다는 마트의 고기를 먹어보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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