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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뀰사마 Jan 07. 2022

2021년 회고하며

딱히 1년 계획을 잡지 않았기에 해온 일 리스트에 가까움

2021년의 회고지만 2020년 8월부터 12월도 포함하기로 했다. 8월 중순부터 혼자 사는 아늑한 그래니플랫으로 이주한 뒤 가장 내가 그간 하고 싶었던, 혹은 생각치도 못했지만 새로운 걸 시도하기 시작했으니 2020년 8년부터 회고를 시작하는 게 맞는것 같다. 비록 2020년 8-12월은 오래되서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삶의 궤적이 변화가 오는 시발점이라 적응하기에 바빴기에 구체적인 회고는 하지 않기로 했다. 


2021년을 정리하자면 많은 일의 시도와 실패,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흥미로움과 설레임, 동시에 기존에 쌓아온 것에 대한 현타와 번아웃이 공존하는 년도였다. 


참 잘했어요

- 혼자 있는 시간을 다시 되찾으며 나라는 인간이 정확히 어떤 인간이었는가 다시 복기 하는 순간을 많이 갖게 되었다. 

- 완전 재택 근무에 접어들며 이에 맞게 근무 환경 설정 및 내 생활 습관을 계속 Calibration과 셋팅을 했다. 

- 혼자 사색과 명상의 시간이 많아지면서 어릴 때 꿈꿔왔지만 못해온 것들을 나이 30이 넘어 몰아치며 시도를 했고 나 자신에 대해 더욱 알아가는 해였다. 

- 락다운을 제외한 기간동안 꾸준히 Gym에 가서 클래스를 최소한 주5회 이상 참여했다. 

- 꾸준히 정신적, 신체적 문제에 계속 촛점을 두고 주의를 뒀다. 

- 예전의 나라면 멘탈을 깨지게 만들 여러 변화와 사건들을 무난하게 잘 넘겨왔다. 


조금 더 노력하세요

-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많이 시도를 했으나 사람을 그리워하는 외로움+소셜미디어의 중독을 조절하지 못해 수면시간을 망치는 일이 많았다. 

- 하루의 시간 활용을 계속 여러 할일과, 자아실현과, 집안일과, 근무사이에서 적절하게 저글링하며 레트로세션을 갖고 플래닝을 했어야 했는데 이걸 조금만 주의가 흐트러져도 금새 무시하고 안 하기 일수 

- 자책과 자학하지 않는 태도


무엇을 배웠나요

- 아무리 나에게 믿었던 사람들이 각자의 입장차로 상처를 주고 언쟁을 하고 관계가 멀어져도 나의 바이오리듬을 유지하는 생활 루틴을 유지하면 최저 바닥을 치진 않는다. 

- 일에서 오는 성취감과 소셜 인맥과의 관계에서 오는 충족감을 균형을 잘 맞춰야한다. 어느 한쪽도 과몰입하면 인생의 항해가 고달파진다. 

-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감정적,인지적,실행적인 방향에서 계속 객관적으로 복기를 해야 구체적으로 내가 얼마나 잘해왔고, 또 어떤 것을 보강해야하는 지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다. 

- 비록 관계가 바뀌고 상처를 입힌 사람들이라도 (그리고 나 또한 어느 면모는 그들에게 그랬을지라도) 서로에게 존중과 베이스라인을 치고박지 않는 신뢰가 있다면 다른 방식으로 생산적인 관계를 다시 구축할 수 있다. 너무 침울해 하지 말자. 


소원을 빌어봐

- 수면 패턴 좀 잘 유지하고 비록 일상에서 쳐내야 할 일들과 생업때문에 시간이 잘 안날지언정 뭔가 나를 있는 그대로 표출하고 창작하는 일과는 아주 작게라도 루틴으로 해낼 수 있으면 좋겠다

- 미래에 대한 불안한 생각을 멈췄음 좋겠다. 일어나지 않은 그리고 내가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이미 지나간 일(과거)에 대해서도 내가 백날 복기한다 한들 고칠 순 없다. 그건 그냥 스쳐간 해프닝일 뿐이고 나는 현재 순간을 계속 살아감을 잊지 말자. 

- 나 자신을 남의 평가나 가치관에 맞추지 말고 그냥 나 생긴대로 살기 



그 외의 일들...


대학원


2020년에는 두번이나 학기를 드롭했었다. 삶에서 변화의 시발점이 오던 시점이라 여러 면에서 멘탈이 좀 분답했었다. 이때에는 ADHD 진단을 못 받았던 때라 정신머리가 없으면 그냥 그대로 수업이나 과제를 빼먹고 혼자 Panic모드에 찌들기도 했다. 2021 중반 여름학기부터 드디어 수업을 좀 느리지만 진득하게 따라가기 시작했다. 여름 학기에는 Digital Marketing을 듣고 가을학기에는 Digital Visualisation Analytics수업을 들었다. 디지털 마케팅은 B,   DVA수업은 A를 받았지만 난이도로 치자면 후자의 수업이 극악이었다. 그나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팀원들을 잘 만나서 나는 내 특기인 디자인과 비쥬얼 업무만 프로젝트에서 담당할 수 있었고 모델링 파트는 다른 팀원들이 맡아줘서 다행이었다. Assignment가 가장 토나오는 내역이었는데 자세한 후기는 다른 포스팅에 올렸다. 내가 평소 회사에서도 Dev-ops와 Front-end 작업을 약간 언저리 걸친 업무를 맡고 있기에 그나마 수업을 따라가는 게 나았지 그게 아니었으면 울면서 수업 드롭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후자는 석사 학위를 따려면 필수 과정이라서 드롭해봤자 어차피 들어야 하기에..그냥 팀 멤버들 잘 만났을 때 끝내자며 버텼다. 


새 업무 분야


회사에서 금융권 클라이언트들을 좀 더 많이 받아오면서 ISO27001 보안관련 감사를 자주 받게 되었고 그 문서작업 및 시스템 프레임 짜는 업무를 내가 맡게 되었다. 사실 문서 자체를 만들거나 시스템 솔루션을 알아보는 작업은 그닥 힘들지 않았지만 제때 소통을 안하고 승인을 안 해주는 디렉터들과 나에게 일은 던져놓고 결과가 맘에 안 들면 네거티브 피드백을 주던 팀 리드, 그리고 내가 던져준 일은 하나도 처리 안 해놓고 자기 고집대로만 일을 처리하고 결국 Auditor와의 대면 세션전에 내가 밤을 새서 다 수정하게 했던 co-worker들 때문에 힘들었다. 


뭣보다 문서 대부분의 작성은 내가 했는데 영어 모국어자가 아니란 이유로 사사건건 조그만한 문법 오류나 단어 선택을 태클거는 영어 모국어자들이 후반부에 지가 다 문서 작성한 것마냥 크레딧을 가져가서 또 화가 났던거 같다. 


하지만 보안감사에 대해 알아보고 그 공문서 작업은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물론 멘탈에 금이 안 갔다면 거짓말이지만 보안감사 작업으로 인해 원리원칙을 중시하며 일을 진행하는 것도 배웠고..사실 신축년이 나에게 있어 편관운인데..6개월에 걸친 보안감사 준비로 인해 편관운이 가장 활발할 시점에 대체물상을 아주 잘 한것 같다. 이번일을 기회로 Privacy Expert Consultant가 있다는 것도 알았고, 다음 대학원 학기에 Privacy for professional을 등록했다. 이 수업을 들으면 IPAA에서 주관하는 https://iapp.org/certify/cipt/ 에도 좀 도움이 될 거 같았다. 또 요즘 창작자들의 작품을 무단 번역하여 불법으로 공유하는 해외유저들때문에 많은 창작자들이 재정적 그리고 정신적 피해를 입고 절필 하시는 사례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데 호주에서 로스쿨 코스 몇개 듣거나 방통대 법학사 수업을 신청해서 필요과목 좀 알아보고 대학원 석사 코스 마치면 언젠가 Trademark Attorney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한국에서 지적재산권 에이전트 자격증도 알아봐야지. 


번아웃


처음 프론트엔드로 웹 개발에 진입했을 땐 흥미롭고 그저 새 기술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너무 재밌었는데 요즘 매너리즘이 치고 올라왔다. 어느 일을 할 때 나는 내가 흥미가 가는 요소들을 집대성해서 들이파고 그렇게 얻은 지식으로 나만의 전문성을 쌓아서 솔루션을 제안하는 컨설턴트로서 크고 싶은데 회사에선 자꾸 시니어 프론트개발자로 밀어넣고 오퍼레이팅만 시키고 젊은 주니어들 교육시키는 것만 요구한다. 문제는 여기서 주니어들이 지도를 받고 나보다 자라나면 나는 멘토로서 뿌듯할지라도 고용주가 이렇게 자라나는 주니어를 중간직으로 앉히고 그 위에 시니어를 실적 운운하며 짜르는 걸 봐서 좀 뒷맛이 찝찝해서 더욱 의욕이 나지 않는다. 물론 아직까지는 지금 회사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에 감사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나만의 전문성을 회사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표출하며 이야기하는 플랫폼을 내가 스스로 구축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현재는 내 직업과 현 회사에서의 내 입장에 대해 상당히 매너리즘이 온 상황인데 이 정신상태로는 사실 다른 회사가서도 여전히 우울하게 지낼 것 같아 이직도 알아보진 않고 있다. 내 스스로 구축한 그 어떤 외부적인 요소가 날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을 나만의 뿌리를 짓고 싶다. 


재테크 및 재정관리


전반적으론 잘한것 같다. 평소에 연금, 세금, 뮤추얼펀드, 주식 등에 관심이 전혀 없다가 2020년을 시점으로 코비드가 터지면서 각종 경제적 변화가 일어나면서 나도 그 시점을 타고 올라갔다. 호주는 사고 팔면서 이득을 얻으면 거기에 대해서도 세금을 매기기에 나는 그냥 펀드유닛 지분을 올려서 이자=배당금이나 받아먹자는 심정으로 인덱스가 내려가면 연금,뮤추얼펀드,ETF를 공평하게 분할하여 더 샀다. 지금 Biotech가 무지막지하게 떨어지고 있어서 매도할까 생각도 들지만 오미크론 요소로 사람들이 패닉 셀링하는 것 같고 생물공학이 장기적으로 내려갈 전망은 아닌 거 같다 그냥 손해 난 건 나중에 얘네가 배당금 줄 때 그걸로 때우지 뭐,하고 마음을 비웠다. 


호주에선 연금에 회사가 넣어주던 내가 자발적으로 넣던 년 25k까지는 세율을 무조건 15프로로 해주는 세제 제도가 있다. 물론 기온 온난화로 내가 아니 전 세계가 10년 20년후에 어찌될지 모르기도 하고 65세가 될 때까지 돈을 못 찾아먹는 연금이니 기회비용을 날린다는 의견도 동감이 되지만..그렇게 따지면 부동산도 솔직히 내가 산 건물의 지대가 쓰나미가 터져서 물에 잠길지도 모르는데 그럴거면 차라리 행정적 처분이라도 원활한 주식이나 연금펀드, 뮤추얼 펀드가 더 나을지도...? 일단 연금에 투자를 하면 무조건 세금우대로 15%의 이득은 나니까 인덱스가 훅 떨어지는 구간엔 그냥 꾸준하게 연금에 돈을 넣고 있다. 어차피 일정 저축액 이상은 딱히 투자에 몰빵하는 성향도 아니고 내가 최소 삶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은 High-maintenance이긴 해도 어느 수치를 찍으면 그 이상 돈을 쓰는 사람도 아니더라고..그냥 딱 정재격에 맞는 내 성향에 따라 재테크 하는 것 같음. 


창작활동


근 8년에 가깝게 창작활동을 생업에 치여서, 먹고사니즘으로 건들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어느 정도 테크쪽에 자리를 잡고 내가 어느 방향으로 갈지 맥락과 가닥이 잡히니 그간 창작활동을 묵혀둔 한이 맺혀서 파트너와 결별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자마자 많은걸 봇물 터지듯 우다다다다 시도하고 있다. 아직 이렇다하게 본격적으로 창작한 것은 없지만 일단 시도는 다양하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 자신에게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코비드로 다양한 서비스도 문을 닫았고 그 와중에 대학원이다, 풀타임잡이다, 혼자 살림살이 살으랴 부랴부랴 저글링하고 있는데 일단 틱톡과 인스타를 열고 꾸준히 뭔가를 찍고 만들고 낙서라도 하는게 어디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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