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브랜더 김인숙 Nov 10. 2019

1인기업이 다른 프리랜서와 함께 일 하는 법

모든 일을 다 혼자할 순 없으니까 -


언젠가부터 마케터에게 디자인 능력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콘텐츠 마케팅을 하기 위해 자연스레 포토샵에 입문했다. 덕분에 1인기업으로 홀로서기를 하면서 웬만한 포스터는 뚝딱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감각은 쉬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었다. 포토샵을 다룰 수 있는 스킬만 있을 뿐이었다. 브랜딩 영역에서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BI(Brand Identity)와 더불어 로고 제작, 관련 디자인에 대한 문의도 받았다. ‘아, 내가 활동 범위를 넓히려면 디자이너와 함께 해야겠구나.’ 싶었다. 때마침 내 수업을 들었던 디자인 대학원생 한 명이 오랜만에 찾아와 휴학을 하고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게 디자이너를 파트너로 영입하게 되었다. 그녀에게 교육 포스터를 전적으로 맡겼다. 로고도 변경했다. 외부에서 의뢰해 오는 디자인 작업도 소화했다.

그렇게 완성된 비스타의 로고와 SNS커버 이미지


지방에서 강의를 하던 친구가 서울생활을 준비중이라고 했다. 밝고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친구였기에 내가 하고 싶었지만 혼자 할 수 없었던 일, 다른 사람들의 교육을 기획하고 열어주는 일을 같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약 1년간, 함께 클래스를 운영했다. 내가 다른 곳에서 미팅을 하고 있는 순간에도 내 사무실에서는 다른 강사님의 수업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혼자서는 큰 준비를 할 여력이 없어 소소하게 진행했던 멤버스 데이(비스타 멤버들과의 네트워킹 모임)도 크게 진행할 수 있었다. 신년회, 봄소풍, 플리마켓, 전시회 등의 컨셉을 가지고 성황리에 진행했다. 아마 혼자였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함께 진행했던 비스타 커뮤니티의 '멤버스 데이'


글쓰기를 즐기는, 내 눈에는 글쓰기 재주가 타고난 한 친구가 있었다. 1년간의 기자 준비를 때려치고 자신의 글을 쓰고 싶다고, 프리랜서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왕이면 글을 써서 돈을 버는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어 내가 하는 업무 중 글쓰기 업무를 분담했다. 결과적으로 나에게도, 그녀에게도 꽤 괜찮은 선택이었다. 나와 다른 톤앤매너의 글을 쓰는 그녀 덕분에 혼자서 하던 콘텐츠 업무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언젠가 꼭 하고 싶었지만, 시간을 내는 게 쉽지 않아 미뤄두던, 오랜 숙원사업도 진행중이다. 퍼스널 브랜딩 수업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성장 사례를 글로 남겨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일을 꼭 하고 싶었는데, 이 친구가 맡아서 하나부터 열까지 진행하고 있다. 


 ( 참고 : https://www.1company.me/people )


에디터가 전담해서 발행하고 있는 1인기업 매거진


유튜브를 한 지 1년이 넘어가면서 편집에 점점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자막도 달아보고, 효과음도 넣기 시작했다. 시간을 많이 썼지만 그에 비해 퀄리티는 많이 높아지는 것 같지 않았다. 시간 대비 아웃풋이 적게 나오는 일은 전문가에게 위임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하자마자 바로 편집자를 찾았다. 다행히 유튜버이자 유명 뷰티 유튜버의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가 비스타 멤버 중에 있었다. 조심스럽게 의뢰를 했고 그렇게 내 영상은 퀄리티가 확 높아지게 되었다. 물론 나는 편집할 시간에 영상을 2~3개는 더 찍을 수 있게 되어 생산성 또한 향상되었다.


이렇게 세련된 인트로! 이제 나도 갖게 되었다!! (유튜브 : 뭐해먹고살지)


 지난 몇 년간 1인기업으로 일을 하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이 있다. 혼자서는 언젠가 한계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잘 성장해서 일이 많아지면 오히려 문제다. 내 체력을 과신하여 무리하다 응급실에 누워있는 분들의 사진이 페이스북 피드에 종종 올라온다. 홀몸으로 혈혈단신 뛰어다니는 프리랜서, 1인기업이 상당수다. 그렇다고 그 일을 포기하기는 아깝다. 그 일에 따라오는 수익은 물론이요, 수반되는 다양한 기회들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당장 다음달에는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다들 그렇게 눈앞의 일을 마다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쉽게 파트너가 생기진 않는다. 쌍방의 신뢰는 물론이요 실력, 커뮤니케이션 등의 다양한 면을 고려해야 한다. 서로에게 합리적인 금액을 정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다행히 나는 운이 좋은 편이다. 퍼스널 브랜딩 수업에 참여해주었던 분들과 함께 일을 해오고 있기 때문에 실력도, 그들의 성향과 스타일도 어느정도 파악이 된 상태에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여러번의 시행착오와 고민 끝에 분야별로 적절한 방법과 금액을 정하는 법도 찾게 되었다.당연히 성과도, 만족도도 높다.  (상대방도 만족도가 높아야 할텐데... 라는 생각이 지금 잠시 스쳤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성장한 1인기업은, 돈을 지급하더라도 그 시간에 더 생산성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면 좋겠다. 이제 선택을 해야 한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를 인정하고 딱 그만큼만 일 할 것인가, 함께 하며 더 많은 일을 잘 해낼 것인가.



 혼자에서 함께가 되었을 때 고려해야 할 것들


-  1인기업이 정규직원을 채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내 경우, 다양한 일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프로젝트별로 프리랜서와 협업하는 형태로 일을 하고 있다. 함께 일을 하는 형태에 대해서 고민하는 게 시작이다.


-  함께 일을 하면 돈을 지급하는 입장이 된다. 적절한 보상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필수다. 열정페이는 장기적으로 사람을 얻지 못한다. 결코.

-  돈을 지급하게 되면
1)  세금에 눈을 뜨게 된다. 세금계산서 발행을 하는 경우도, 원천징수를 하는 경우도 있다. 열심히 인터넷에서 ‘프리랜서 세금’을 검색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미리 세금에 대해 알아보자. 세금 신고를 잘못 해서 예상치 못한 비용을 추가 지출한 적이 있다.

 2) 수입, 지출에 대한 기록이 복잡해진다. 이전까지는 매출이 곧 수익이었지만 매출 중 일부를 비용으로 지불해야 한다. 자칫 잘못 관리하면 나의 수입관리가 혼란스러워 질 수 있고, 이는 또 세금신고시 멘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는 파트너가 생기자마자 엑셀에 체계적인 장부를 만들어 기록하고 있다.


-  일의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협업을 위한 생산성 Tool을 고려해야 한다. 초기에는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LIND WORKS를 사용했다. 네이버가 익숙하고 무료여서 이용하다가  유료화가 되면서 구글의 SUITE 서비스로 이전했다. 파트너들에게 @bestar.kr 계정을 제공하고 클라우드를 통해 업무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요즘엔 '노션(notion)'도 적극적으로 활용중이다.


-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 관계’다. 상하관계가 아닌 동등한 관계로 존중해주고 하나의 팀이라고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오래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김인숙

퍼스널 브랜드 디렉터, 현재 be.star라는 브랜드 매니지먼트와 1인기업스쿨을 운영하고 있으며 동시에 기업의 디지털 마케팅, 브랜딩 전략을 자문하는 일을 하고 있다.

브랜딩과 마케팅, SNS와 콘텐츠에 관심이 많아 관련 일을 해 오고 있으며, 특히 사람을 좋아해 개인에게 적용하는 퍼스널 브랜딩 일에 뛰어들었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 수 있는 방법으로 '1인기업'과 '퍼스널 브랜딩'을 제시하고 있다.


 * 유튜브 (뭐해먹고살지?) : http://bit.ly/2Phvn84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dreamingkis/

 * 개인 블로그 : http://bestarbrand.blog.me/


브랜드 매니지먼트 be.star

 * 홈페이지 : http://www.bestar.kr

 * 인스타그램 : http://www.instargram.com/bestar.k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