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지방 초년생의 처절한 일과 집 독립기
작가 소개
앤가은 | 5년차 마케터 겸 제작자.
5년 반 동안 광고를 만들고 미디어에 보여주는 일을 했다. 하고 싶은 일의 코어를 찾아보고자 올해 5월부터 프리랜서가 되었는데, 더 하고 싶은 일만 늘어서 큰일인 사람. 현재는 브랜드 다큐멘터리 에디터, 미디어 플래닝 워크샵, 스몰 브랜드 필름 메이커, <일과집> 에서이레터 작가, <잠시 집으로 출근하겠습니다> 독립출판을 연재 중이다. 프리워커 라이프를 보여주는 두 개의 유튜브 크리에이터이자 애정하는 나의 홈오피스 스튜디오에서 간헐정 모임장으로도 활동한다.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하는 행복주택 사회초년생 기준은 60개월까지다.
즉, 사회에 데뷔하고나서 만 5년차까지를 초년생으로 본다는 거다.
저 기준에 따르면 나는 이제 막 사회초년생 딱지를 뗀 노동자다.
회사에 첫 출근하던 날들을 기억하는 지 모르겠다. 약간은 설레고 두근거리던 그 순간들.
취뽀에 성공했다는 기쁨과 어떤 일이 와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용기에 가득찬 마음들.
이제는 신나게 일하며 즐겁게 돈 벌 일만 남은 것 같은 허무맹랑한 상상까지.
하지만 나의 이 달콤한 상상은 '집을 구하는 순간'부터 처절한 현실이 되어버렸다.
학자금 대출, 손에 있는 돈 60만원, 무작정 서울에 취업을 해서 상경한 지방소녀가
집을 구하고, 먹고, 자고 ,싸고, 싸우고, 자라며 사랑해온 네 곳의 집 이야기를 담았다.
일도 마찬가지였다. 어느정도 일이 손에 익자, 내가 진짜 하고싶었던 또 다른 일이 생겨났다.
스타트업과 광고회사를 다니며 네 곳의 사무실에서 가열차게 일을 해냈다. 끊임없이 성장하고 원하는 일을 하려고 발버둥치다가 급기야 무작정 퇴사를 하고 5년차의 유랑기를 보낸다.
하지만, 이제는 초년의 시절만큼 심하게 흔들리지는 않는다.
나의 찌질하고 눈물겹던 초년의 집과 회사들을 지나
스스로 꾸린 홈오피스 작업실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잔잔한 파도를 즐기고 있다.
모두의 초년이 그렇듯, 나의 초년도 아주 힘들었고 우울했고 슬펐다.
돌아보면 제법 웃기고 재밌고 찬란하기도 했다. 그래서 조금은 웃기게 썼다.
더 미화되거나 더 잊혀져버리기 전에
찌질하고 어색하고 서툴던 초년의 페이지를 기록해본다.
누군가의 초년에 약간의 위트와 공감을 줄 수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