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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백수 방쿤 Nov 29. 2023

34회 공인중개사 합격 수기

굵고 짧게 합격하기 위한 꿀팁

한 문제 더 맞춰서 합격했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여러모로 이상한 시험입니다. 제도적으로 놓고 보면 떨어지기 힘든 시험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20% 초반대의 합격율을 보여줍니다. 그나마 취득한 사람 중 8할은 자격증을 장롱에 넣어 두고 이 자격증으로 실질적으로 일을 하지도 않습니다. 직접 이 시험판에 뛰어 들고, 결국 2년 만에 합격해서 자격증을 취득한 썰을 풀어보려 합니다.




> 시작은 와이프의 추천으로

작년 33회 1차 시험에만 합격한바 있다.

    사실 동차로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2022년, 33회 시험을 동차로 준비 하다가 시험 막바지에 이러다가 1차도 떨어질 것 같아 아내의 허락을 받고 1차에만 집중해서 붙어 놓았습니다. 당시 2차 성적을 보면 알겠지만, 2차만 집중했다 한들 당락을 가늠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그나마 쉬운 중개사법 마저 반타작을 했으니 말 다했지요. 그래도 이 때 줏어들은 것들은 장기기억에 일부 남아 있었고, 그 덕분에 이번 34회 시험 준비에 적잖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시험을 만만하게 보고 동차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미리 말씀을 드리자면


- 본인이 학창시절 왠만큼 공부를 해 봐서, 시험형 공부에 익숙하며

- 최소 하루 3-4시간 이상의 학습량을 10개월 이상 유지 가능하고

- 고사장에서 떨지 않고 원래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분들에게만 동차 준비를 추천 합니다. 이 글을 쓰는 저도 중학교때는 전교 1등도 해보고, 과학고등학교도 졸업하고 서울의 명문 사립대 공대까지는 나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차 준비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동차 준비를 한다면 확실히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어 매일 일정한 공부량을 확보할 수 있거나, 아예 전업 수험생활을 딱 1년만 해보겠다며 집중할 각오가 아니라면 여유롭게 2년을 잡아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것을 권합니다.  


라는건 일반적인 방법이고, 혹시나 이 글을 보는 당신이 35회 공인중개사 시험을 한 두달 정도 남기지 않은 2024년 8-9월 정도라면 써먹을만한 방법을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본인도 길게 공부하는 스타일은 아닌지라, 이번 34회 2차 시험도 한 달 정도를 빡세게 준비해서 간신히 합격했으니 당신에게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면 이렇게 공부 하세요.


그렇다고 해도 벼락치기는 참을 수 없지

    2022년에 2차 공부를 어느정도 해 두었다고는 해도, 사실상 기초가 없는 상태와 다름 없었고 그나마 공부를 6월 정도에 짧게 했다가 7월 부터 9월 까지 일이 너무나 바빠 인강은 커녕 문제 하나도 제대로 풀지 못했습니다. 결국 남은 10월 초 부터의 4주 정도 기간 동안 스터디 카페에서 살면서 한 번에 끝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공인중개사 2차 시험 한 달만 하고도 붙는 사람이 여기 있군요.


하루 평균 학습량

하루에 문제 풀이건, 강의를 듣건 기본적으로 10시간 이상 - 14시간 이하 정도의 공부 시간을 확보했습니다. 순 공부 시간으로 이동시간/식사시간/간식시간 등은 제외합니다. 이를 위해 스터디카페 기간권을 끊어서 출입에 지장이 없게 유지했고, 평균적으로 밤 12시쯤 자서 스터디 카페에 8시쯤 출석했습니다. 그러나 기초적인 지식도 없는데 방대한 양의 커리큘럼을 모두 쫓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한 달 정도 남은 시점에서는 명확히 해야 할 공부만 남겨두고 진행했습니다. 




> 절대평가 시험의 잇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본 문제집들

    공인중개사 시험은 절대평가 시험입니다. 이 말인 즉, 평가 기준만 만족하면 꼴찌부터 1등까지 모두 합격인 것입니다. 평균 60점과 평균 100점이 모두 합격이며, 이 점수는 자격증에 적혀있지도 않고 급수를 나누지도 않습니다. 즉,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만이 목적이라면 우리는 최정상에 서는 것을 목표로 하는게 아니라, 문 닫고 꼴찌로 들어가는것 부터 제대로만 하면 합격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평가 시험을 준비하면서 두 가지만 체크합니다. 하나는 합격과 탈락 기준. 다른 하나는 내가 강한 과목과 약한 과목. 공인중개사 시험의 당락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차 시험 : 평균 60점 이상 / 최저 과목 40점 이상 (과락 40점)

2차 시험 : 평균 60점 이상 / 최저 과목 40점 이상 (과락 40점)


그럼 이 시험의 과목 구성 및 점수 분포는 어떻게 될까? 역시 간단하다.


1차 시험 : 부동산학개론 / 민법 및 민사특별볍 (각 40문제 / 각 100점 / 문제당 2.5점)

2차 시험 : 공인중개사법 / 부동산 공법 / 부동산 공시법(24문제) 및 세법(16문제) 

(각 40문제 / 각 100점 / 문제당 2.5점)


정리하면 공인중개사 시험은

전체 5과목 (세법을 0.5로 보면 5.5과목) 에 각 문제당 2.5점짜리 시험을 총 200문제 푸는 시험입니다. 

이 중 1차 시험은 하나의 시험 시간에 둘 다 보며 (80제 / 100분)

2차 시험 역시 중개사법과 공법을 하나의 시간에 보고 (80제 / 100분), 

약간의 쉬는시간 후 공시법과 세법 (40제/50분)을 봅니다.

시간 분배 역시 40문제 당 50분이다. 모든 문제는 5지선다형 객관식이며 주관식/서술형은 없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습니다. 시험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어떤 시험에 합격하고 싶다면 무작정 들이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합격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짜야할지 면밀히 파악해야 하며 그를 위해선 지피(시험을 잘 알고)와 지기(내 수준 파악하기)가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즉, 여러분은 공인중개사 합격을 위해 과목당 60점만 받으면 되므로, 과목당 24문제를 맞추고 16문제를 틀리면 됩니다. 전체 문제의 40%를 틀려도 합격 가능한 시험입니다. 바꿔말하면 90점 이상을 수-라고 봤을때 60점 이상인 '양' 이상만 받아도 합격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공인중개사 시험(및 모든 절대평가 시험)은 60점을 받아야 합격하는 시험이 아니라 40점까지 틀릴 수 있는 시험입니다. +60점에 집착하지 말고 -40점을 어디에 사용해도 좋을지 계획을 잘 짜라는 말입니다. 


모의고사 - 희망과 절망편

그럼 이 시험 제도를 '이용하라' 라는 말은 무엇일까요. 모든 시험의 바닥을 60점으로 잡고 전 과목 60점에 도전해도 좋지만, 분명 사람에 따라 특정 과목은 더 쉽거나 더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대표적으로 1차 과목에서는 학개론이 민법보다 쉬우며, 2차 과목에서는 공법이 타 과목보다 한결 까다롭습니다. 이럴 때는 과목별 목표를 차등을 두어 강한 과목은 조금 더 받고, 약한 과목은 조금 덜 받아 평균을 맞추는 전략을 취합니다.


가령 제가 공부를 시작 할 때 머릿속으로 그렸던 가장 베스트 시나리오는 7-4-7 이었습니다. 공인중개사법 70점, 공법 40점, 공시법 및 세법 70점. 이렇게 하면 총점 180점 평균 60점이 딱 나오면서 공법 과락 역시 면할수 있는 최고의 시나리오였으니까요. 그러나 공부를 하다 보니 공시법 중 등기법이 다소 어렵게 느껴졌고, 세법에서도 양도소득세 쪽이 이해가 쉽지 않았습니다. 반면 공법에서는 하나 둘 이해가 되는 부분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목표를 조금 수정하여 7-5-6 정도의 목표로 수정했습니다. 중개사법은 70점 이상 받으려고 더 노력 했다가는 나머지 두 과목에서 펑크가 날 것 같고 그렇다고 공법을 50점 이상 받으려고 하면 분명 공시-세법에서 더 틀릴 것이 뻔했으니까요.


따라서 공인중개사 시험은 1차에서 학개론 / 2차에서는 중개사법 하나씩 못해도 70점 이상은 만들어 두어야 간신히 합격 전략을 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민법과 공법이 어렵다고 두 과목에 집중 투자 하면서 학개론과 중개사법이 50점 후반 60점 초반을 왔다갔다 한다면 전체적인 시험의 당락 자체가 불투명해집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재밌어 하는 과목을 최소 70점 이상 만들어 두고, 타 과목의 전략적 목표를 정하시는 것을 권합니다. 저 역시 7-5-6을 목표로 한 결과 7-5.5-5.75로 아슬아슬하게 합격한 셈이니까요.


그럼 만약 한 달을 남긴 시점에서 강의를 듣고 공부를 한다면 뭐부터 해야 할까요?




> 어차피 문제를 풀어서 맞추는 시험이므로, 문제에 익숙해지기

10월 한 달 동안의 학습량

    가늘고 길게 공부하여 모든 내용이 머릿속에 수납되어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한 달 동안 입문 이론부터 모든 내용을 머릿속에 집어넣기란 불가능 합니다. 어차피 시험 합격이 목적이고, 합격을 위해선 문제를 맞춰야 하므로 문제를 푸는 방식 자체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단순히 머릿속에 있는 지식으로 문제를 푸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알고 적당히 모르는 상태에서 적당히 풀 수 있는 문제를 무조건 맞추는 테크닉을 의미합니다. 


    이런 테크닉을 위해서 가장 추천하는 강의는 메가랜드 세법의 임기원 교수님 입니다. 이론은 이송원 교수님의 내공이 쌓여 있는 강의들도 무척 좋으나 임기원 교수님의 기출/예상 문제 풀이 강의를 듣다 보면 이미 문제에서 무조건 답이 아닌 것들은 쉽게 추려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즉, 세법만이 아니라 5지선다형 문제에서 어떤 방식으로 답을 추려내서 정답에 근접하는지 - 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임기원 교수님의 문제풀이 강의를 들어보시길 권장 드립니다. 


    저는 애초에 입문/기초/요약 이론 강좌는 듣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시험에 붙으려면 문제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바로 기출문제부터 풀고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강의를 듣고 문제를 풀면 의미가 없습니다. 우선 아무것도 모르더라도 문제부터 풀어 보고, 정오 체크를 확실하게 한 뒤에 해설 강의를 들으면서 요약적인 개념들만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됩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기출 문제집 풀기 - 노트에 답 적고 책은 깨끗이

(2) 정답 맞추고 해설 강의 듣기 - 해설 강의로 왜 틀렸는지 체크 후 필수 요약 개념 정리

(3) 이렇게 한 회독 마친 후 다시 기출문제집 풀고 또 틀린 부분은 강의 및 오답노트 정리


3-4회독 할 시간 없습니다. 깔끔하게 이 정도 2회독을 통해 내가 아는 부분에서는 자신감을 가지고 모르는 부분을 채워 나가면서 점수를 2.5점씩 차근 차근 올려나가는 공부입니다.


혹자는 기출문제 풀이가 별 도움도 안되고, 어차피 문제는 매년 바뀌어 나오는데 큰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만. 그래도 지금까지 특정 개념을 어떤 방식으로 문제에 녹여내었는지 알 수 있는 기출문제만의 문법에는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너무 예전 시험것들 까지는 볼 필요가 없고, 최근 5개년 정도의 기출문제 위주의 학습을 진행해줘도 큰 무리는 없을듯 합니다. 


단, 법이 개정된 부분들이 많으므로 반드시 2024년에 법 개정 사항으로 수정 된 기출문제집을 푸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도 올해 뭣모르고 2022년도에 출판 된 기출문제집을 좀 풀다가 일부 개정사항이 반영되어 있지 않아 혼동을 주는 바람에 거의 깨끗했던 새 책을 보지 않고 그냥 나눔해버렸습니다. 아마 당근이나 수험 카페에 무료로 책을 나눔하는 합격자 분들이 있을텐데, 개정 사항 꼼꼼히 체크해 가면서 보실게 아니라면 권장드리지 않습니다. 


기출문제 2회독 정도가 끝나면 예상문제집을 풉니다. 사실 각 학원/출판사별 특성이 드러나는 부분이 예상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저는 올해 메가랜드 2차 합격땅을 결제하여 메가랜드의 예상문제집까지는 받아서 볼 수 있었습니다만 혹시 타 학원의 예상문제 등이 궁금하다면 종합 모의고사 7회분 교재 등이 잘 나와 있습니다. 이 중 에듀윌 최종 모의고사 7회분 교재를 추가해서 그 중 6회의 모의고사를 추가로 보면서 공부했습니다.

고생했다 나놈

    에듀윌이 자체 계정과 연계하여 답안 체크 및 성적 분석도 가능하므로 타사 강의를 들으면서 함께 병행하기에는 좋았습니다. 아직도 계정에 살아 숨쉬는 에듀윌 모의고사 성적을 보면 저는 대체 왜 합격선에 오를 수 있었나 (....?) 아직 궁금할 따름입니다. 아무튼 타사 모의고사와 병행하면 특정 학원식 문법에만 익숙해진 뇌를 좀 더 리프레시 해줄 수 있고, 시험에 어떻게 나올지 모를 다양한 문제에 대비하는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전체 공부양을 100으로 놓고 본다면, 그 중 문제풀이가 거의 90-95 정도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풀이 중 기출문제 풀이가 40, 나머지 50 정도가 예상문제 및 예상 모의고사라고 생각됩니다. 일단 문제풀이로 끝장내기로 결심했다면 내가 풀어볼 수 있는 모든 문제는 무조건 다 풀어보고 오답 체크 하고 취약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메꿔 나간다면 어렵지 않게 합격선을 만들 수 있습니다. 



메가랜드 가채점 결과, 이거보다 하나 더 맞았다.

    무슨 딱점 맞아놓고 장원급제 한것 마냥 글을 써서 굉장히 부끄러운데요, 한 편으로는 대다수의 분들이 시간이 모자라거나 제대로 된 공부방법을 몰라 계속 헤매고 있을것 같아 남기는 글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공인중개사 시험은 전체 문제 중 40%를 틀려도 합격 할 수 있는 여유로운 시험입니다. 이 정도 여유 잊지 말고 '내가 틀려도 되는 부분을 위해서 무조건 맞춰야 하는 부분'에 집중 하신다면 분명 합격을 얻어내실 수 있을겁니다. 다음 파트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과목별 공부 방법과 문제 풀이 방법, 또 시간이 된다면 시험 당일의 컨디션 조절 법 등을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34회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하신 다른 동료 분들도 모두 축하드리며, 혹시 내년에도 도전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부디 내년에는 꼭 합격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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