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 쓰지 말고 줄입시다
맑눈광 (맑은 눈의 광인).
고치돈 (고구마 치즈 돈가스),
오하운 (오늘 하루 운동)...
왜 우리는 줄임말을 좋아할까요? 이유는 여러 가지겠죠. 하지만 확실한 건, 말을 잘 줄이면 이전에 없던 매력이 생겨난다는 사실입니다.
삼성전자는 얼마 전 세일 프로모션에 이런 이름을 붙였습니다.
'삼.세.페'
'삼성전자 세일 페스타'의 줄임말입니다. 처음 들으면, 이게 뭔 말인가 싶습니다. 근데 말을 줄이지 않았다면? 그저 평범한 세일 프로모션이라고 지나치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삼세페'라고 말을 줄이자, 괜히 기분 탓인가... 뭔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이제껏 없었던 새로운 세일 프로모션처럼 느껴집니다.
'스초생'은 또 어떤가요.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 모두 익숙한 맛과 재료들입니다. 근데 이걸 하나의 단어로 줄이니, 마치 세상 유일한, 단 하나의 시그니처 메뉴처럼 느껴집니다. 호기심이 생깁니다.
만화 속에서 예시로 들었던, 카스와 내셔널지오그래픽 역시 줄임말을 활용한 카피입니다. 하지만 카먼(come on!), 내픽(my pick!)처럼 새로운 의미가 잡힌다는 게 조금 다릅니다.
현업에선 이쪽(카먼, 내픽)을 더 빈번하게 활용하긴 합니다. 클라이언트 설득에 조금 더 용이하기 때문이죠. 특히 paid media 카피의 경우엔 소비자에게 보다 쉽게 이해되는 게 중요하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