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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붕장어 구이', 양념이 예술인 '간재미회무침'

서울|군자역 부근 <금일푸른바다>

by 이한기 Mar 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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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역 부근 <금일푸른바다>. 상호에 있는 '금일'은 전남 완도의 섬 이름인데, 이 식당 사장님이 금일도 출신이란다. 금일도의 정식 명칭은 '평일도'라고 한다.


대표 메뉴인 붕장어(아나고) 소금구이를 먹었다. 양념구이가 매운탕이라면 소금구이는 맑은탕(지리)이다. 장어 본연의 맛을 음미하려면 소금구이가 낫다. 찐한 장어미역국과 보리밥을 으깨 담근 열무김치 등이 정말 맛있다. 간재미회무침의 양념이 예술이다. 밥을 비벼먹으니 진짜 밥도둑이다.


사장님이 서비스로 내준 장어쓸개즙은 소주에 타서 먹었다. 우리 아버지 세대가 카바이드로 불밝힌 포장마차에서 홍합탕이나 각기우동(기계우동)을 안주 삼아 마시던 맥쏘롱 탄 소주 색깔과 비슷하다. 앞으로도 종종 이 집을 찾게 될 것 같다.



'아나고'는 우리말이 아니라 일본 말(穴子, あなご)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아나고'라는 말을 별 다른 생각 없이 그대로 쓰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 말에 대응하는 우리말이 없는 것도 아니며, 또 사람들이 그 말을 전혀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각 지방마다 이 물고기를 가리키는 말이 있는 점이 그것을 말해 줍니다. 다만 각 지방마다 그 이름이 같지 않아 혼란을 일으킵니다. '아나고'에 해당하는 우리말 표준어를 일반적으로 쓰고 정착시키는 것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전남, 경남 등 넓은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말로 '붕장어'가 있습니다. 이 말이 '아나고'를 가리키는 우리말 표준어입니다. 정약전(丁若銓)의 《자산어보(玆山魚譜)》(1815)에 따르면 '아나고'의 우리나라 한자어 이름은 '해대리(海大驪)'이며 속음으로는 '붕장어(硼長魚)'입니다. 


여기에서 '붕(硼)'은 취음(取音) 표기이므로 한자어가 아닙니다. 이 '붕장어'는 사전에 표준어로 올라 있으며, 《국어 순화 자료집》(국립국어연구원, 1991)에도 '아나고 회'는 '붕장어 회'로 고쳐 쓰도록 하였습니다. 


한편 '아나고'를 가리키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우리말 이름으로 '바다 장어(-長魚)'가 있습니다. 사전에 따르면 이 '바다 장어'는 '아나고'라는 특정한 물고기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바다에서 나는 장어류를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그러나 '아나고'도 바다 장어의 한 종류이므로 1995년에 심의 고시한 일본어 투 생활 용어의 순화에서는 '바다 장어'도 '아나고'의 순화어로 인정하였습니다.


또, 우리나라 물고기의 분포, 생태, 방언명 등을 폭넓게 조사한 《한국어도보(韓國魚圖譜)》(鄭文基)에 의하면 전남 지방에서 이 물고기를 이르는 말로 '꾀장어'가 있습니다. 이 말 역시 '아나고'의 표준어 이름이 아닙니다. 그리고 사전에 표준어로 올라 있는 '꾀장어'는 '아나고'와는 다른 종류의 바닷물고기이며, 보통 낚싯밥으로 쓰이는 것입니다. 


앞에 든 책에 따르면 이 밖에 남한 지역에 넓게 보이는 '바다 뱀장어'를 비롯하여 '붕어지(충남, 황해도)', '장관, 벵찬(함남)', '참장어(진도)'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표준어가 아닙니다. | 출처 : 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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