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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지 Jul 29. 2020

적당한 무심함과 감사함


2017년 7월 29일 일기           


1. 공이란 것은 공치사를 할 수록 텅 빈 공이 된다. 그래서 잊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자기 공이 아닌 것을 열심히 포장해서 들고다니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도 사람이라면 어딘가 마음 한 구석은 불편하겠지. 뭐 그들의 마음엔 관심 없지만. 


2. 그다지 착하지도 않지만, 그다지 나쁘지도 않게 살아왔다. 그것이 문제. 


3. 자신이 잘보이지 않아도 되는 사람에게 잘해야 한다. 그게 중요하다. 잘보여야할 사람에게 잘하면 그때부터 피상적인 성공과 더불어 문제가 시작된다. 어렵다면 잘 안보이면 된다. 그렇다고 못 하라는 건 아니고, 그러한 이해관계를 초월한 수준의 적당한 무심함. 그런게 필요하다. 


4. 운+나의 노력 덕에 적성에 맞는, 내가 노력을 아낌없이 쏟아부을 수 있는 일만 하며 살아올 수 있었다. 그 점에는 참 감사하지만 지금은, 내 경험치가 리셋되는 비효율의 쳇바퀴에 걸려있는 상황. 그래도 조금은 얻는게 있지.


5. 

오랜만, 맑은 하늘! 여전히 성경알못인 나에게 딱 맞는 책을 사두었는데 이제서야 조금 읽었다. 

한강을 두 번 걸었다. 

그리고 마트에 두 번 갔다. 수박, 토마토, 키위를 사야해서 무거우니까 두 번 오갔다.

서점에도 두 번 갔다. 알라딘의 굿즈 진화속도는 브레이크를 모르는군. 

저녁엔 편의점에서 캔커피를 사서 배낭에 넣고 한강을 돌아다니며 선셋을 봤다. 하와이에서 혼자 돌아다닐때처럼. 


천천히 살았는데도 좋아하는 것들을 두 번씩 할 수 있는, 주말근무 없는 하루가 너무나 소중하구나. 



6. 

스프링쿨러가 말썽일때 집 밖으로 나와 한강을 거닐며 떠올렸던 멜로디가 드디어 완성직전이다. 마음에 들게 나오고 있어서 행복하다. 그간 숨죽이고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드는 멜로디들의 수줍고도 벅찬 날들이 다시 열리고 있다. 



7. 소리에 예민한 사람의 도시 삶은 놀람의 연속. 오늘도 놀라고 내일도 놀라지만, 그렇다고 내가 변하지는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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