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슬 Q, 틱워치 E, 몽블랑 서밋, 그리고 기어 S3
디지털 브랜드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시계 제조사, IT 스타트업, 패션 브랜드의 새로운 스마트워치는 꾸준히 출시되고 있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가까운 곳에서 새 얼굴들을 만날 기회가 거의 없다. 비슷한 시기 출시 경쟁으로 관심도를 끌어낼 때도 있긴 하나, 대체로 움직임이 잠잠하다보니 스마트워치의 다양성은 커녕 그 존재 조차 논하기 어려운 느낌이다.
이처럼 스마트워치에 대한 약한 관심은 약간의 착시를 일으키기도 한다. 바다 건너 다른 지역에서도 스마트워치에 대한 관심의 정도가 우리와 비슷할 것이라고 보는 부분에서 그렇다.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스마트워치 시장의 다양한 개척자들로 인해 우리에게 없는 제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우리와 확실히 다르다.
어쩌면 이 같은 기회가 부족한 상황에서 몇몇 스마트워치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미스터 타임의 도움으로 지난 몇 달 동안 만난 4가지 스마트워치에 대한 이야기를 썼는데, 혹시 스마트워치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해 한물 간(?) 기어 S3를 포함해 파슬 Q 익스플로리스트와 틱워치 E, 그리고 몽블랑 서밋의 이야기 일부를 요약해 공유한다. 자세한 이야기는 미스터 타임의 원문을 읽어보시길.
... 너무나 자연스러운 만듦새를 보면서 돌리고 싶은 욕구를 숨길 수 없었다. 하지만 막상 엄지와 검지를 벌려 잡은 파슬 Q 익스플로리스트(이하 Q 익스플로리스트)의 46mm 테두리는 꿈쩍도 안했다. 화면을 둘러싸고 있는 톱니바퀴 모양의 테두리에 누구나 유혹 당할 수밖에...
... Q 익스플로리스트의 용두는 3시 방향에 정확히 자리를 잡았고, 두텁고 단단한 만듦새는 오래된 아날로그 시계의 느낌을 담아 냈다. 무엇보다 적당한 힘을 줘야 하는 돌아가는 저항감이 마음에 들었다.
... 의자에 오래 앉아 있어도 일어나라 눈치 한번 안 주고, 오늘 운동량을 요약해 주는 것조차 없다. 굳이 수영할 때 차라고 하지 않고, 잠을 잘 자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가끔 연동된 스마트폰으로 오는 전화와 문자, SNS 알림을 잘 배달할 뿐... 나는 Q 익스플로리스트를 쓰는 동안 아주 평온한 일상을 보낼 수 있었다.
... Q 익스플로리스트는 웨어 OS의 기본 시계 화면 대신 파슬 상표를 또렷하게 새겨 넣은 35개의 시계 화면을 제공한다. 454x454 픽셀의 1.4인치 화면에서 맵시를 살리기 위해 파슬의 워치 페이스에 들인 공은 상당했다.
... '패션 기업의 DNA를 스마트워치에 어떻게 입혀야 하는가?'라는 단 하나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 있는 제품이다. 지금 그 답은 완벽하지 않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답을 찾아가고 있다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운영체제 | 웨어 OS
심박 센서 | 없음
한국 출시 | 했음
원문 | http://blog.mrtimemaker.com/a-smartwat ··· orist%2F
... 인덱스나 타키미터처럼 시계처럼 보일 법한 장식을 없애고 얇은 베젤을 고수하면서도 용두나 크로노 버튼 없이 메뉴 버튼 하나만 갖춘 단조로운 형태다. 여기에 재질까지 고급스러운 느낌이 없어 값싼 디지털 디바이스에 가까워졌다.
... 틱워치는 늘 왼쪽에 메뉴 버튼을 넣는다. 이것은 옳은 결정이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늘 몸통 오른쪽에 있던 용두를 대신하는 버튼의 역할을 볼 때 왼쪽은 비정상적이지만, 오른쪽에 버튼을 두면 팔짱을 끼거나 책상을 짚을 때 꺾인 손목이 버튼을 눌러 오작동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 웨어 OS에서 기본적인 일을 다할 수 있지만, 틱워치 제조사인 몹보이(Mobvoi) 앱을 깔면 좀더 세분화된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다.
... 287dpi의 1.4인치 OLED 디스플레이의 세밀함을 살릴 만한 기본 워치페이스를 찾는 게 힘들다. 너무 하드웨어의 기본에 집중한 나머지 이것을 놓친 것은 분명해 보인다.
... 틱워치 E는 기본 하드웨어는 잘 갖췄지만 제품을 돋보이게 만들 장치는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품기를 빼고 실용적인 스마트워치라는 분명한 자기 자리는 차지할 듯하다. 어쨌든 승부처는 가격이고 너무 복잡한 스마트워치 대신 활용 목적이 뚜렷한 이들에게 틱워치 E가 결코 애매한 답이 아니라는 의미다.
운영체제 | 웨어 OS
심박 센서 | 있음
한국 출시 | 미정
원문 | http://blog.mrtimemaker.com/no-more-frills-ticwatch-e/
... 몽블랑의 극단적인 흑백 이미지가 몽블랑 서밋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흔한 시계에서 볼 수 있는 장식을 배제하고 지나치게 단조롭고 간결하게 극단적인 이미지를 연출했음에도 오래 볼수록 긍정적인 방향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묘한 힘을 발휘한다.
... 몽블랑 서밋의 유일한 허세는 용두처럼 생긴 버튼 주변 장식으로 버튼이 잘 눌릴 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넣은 듯하다. 몽블랑의 상징인 몽블랑 스타는 버튼에 새겨져 있는데, 신경 써서 보지 않는 이상 알아채기 어렵다.
... 색상을 넣은 워치 페이스를 띄우면 흑백이라는 기본 테마의 균형이 깨져 보기 싫다. 기본 워치 페이스도 적은 편이다. 둥근 워치 페이스의 타키미터나 시계 바늘의 디자인이 복잡해 단순한 외형에 어울리지 않는다.
... 몽블랑 서밋의 가죽 시계줄은 조금 얇고 단단한 데도, 손목에 닿으면 딱딱함은 사라지고 유연하게 손목을 감싼다. 조금 여유 있게 차더라도 쉽게 흘러내리거나 흔들리지 않아 시계를 풀지 않고 하루를 보낼 수 있다.
... 심박 센서를 포함해 여러 센서를 갖췄으므로 스마트워치의 기능은 대부분 작동하지만, GPS가 없어 운동용으로 쓰기에는 부적합하다. 솔직히 말하면 이 시계를 차고 운동하는 건 사치다.
운영체제 | 웨어 OS
심박 센서 | 없음
한국 출시 | 미정
... 2016년 가을 발표된 이 스마트워치는 확실히 시계의 상식에 가까워진 맵시로 지금도 현역으로 뛰고 있으니까 말이다. (애플 워치의 생명력에 비하면 약과지만) 굳이 새로움을 추구하지 않은 채 같은 모양새로 2년을 버틴 것은 어쨌든 신선도가 떨어지면 곧바로 폐기하는 삼성의 제품 전략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사례인 것은 분명하다.
... 시계답게 보이는 이유는 아주 사소한 점을 보완한 때문이다. 만약 디스플레이 주변에 타임존을 그려 놓지 않았다면 기어 S3 역시 '손목에 찬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또 받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기어 S3 프론티어는 일상적인 아웃도어 워치의 인상이 강하다
... 기어 S3에서 화면을 키운 것만큼 해상도(360x360)는 높아진 게 아닌 탓에 표시된 글자나 아이콘의 세밀함이 살짝 부족하다. 처음은 그 차이를 모를 수 있다. 단지 시간이 지날 수록 눈에 슬슬 걸릴 뿐…
... 기어 S3의 삼성 페이로 결제를 대신할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교통 카드로 쓰고, 집에 삼성의 가전 제품을 조작하는 데도 쓴다. 심지어 심심할 때 게임도 즐긴다. 이제 삼성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에서도 쓸 수 있게 된 사실도 중요하다.
... 오늘의 '기어'는 스마트워치 만의 브랜드가 아니다. 삼성의 웨어러블 브랜드다. 지난 2년 동안 기어라는 이름을 여러 웨어러블 장치까지 폭 넓게 쓰면서 기어는 더 이상 스마트워치의 대표 브랜드가 아닌 상황으로 흘러버린 것이다.
... 기어 S3가 완성형으로 진화하는 동안 스마트워치 브랜드로써 쌓여 있어야 할 문화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의 손목에 차는 장치에 그 문화를 읽을 수 없다는 것. 이 대목이 가장 슬프다.
운영체제 | 타이젠
심박 센서 | 있음
한국 출시 | 했음
원문 | http://blog.mrtimemaker.com/two-year-from-then-on-the-latest-updates-on-gear-s3-fronti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