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자주 아프다

내 탓이 아닌 건 알지만, 자꾸만 내 탓 같아서 힘들다

by salti

지난해 말부터 올해, 지금까지. 이제 10개월 된 아기는 소아과, 응급실, 비뇨기과를 다 돌았다.

아기가 자주 아프다는 건 많이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마음이 무너지는 줄은 몰랐다.

다들 도대체 어떻게 견디고 사는 걸까.

무사히 큰 아이를 키운 부모님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런 초조함을, 자책감을, 눈물을, 안타까움을, 간절함을, 견뎌내신 걸까.

마음이 무너지니 나와 아이밖에 보이지 않았다. 쉽게 화가 나고 억울하고 우울했다.

그 마음을 풀어낼 방법을 몰라 수행하듯 설거지를 하고, 장난감을 닦고, 바닥을 청소했다.

그렇게 잘 정리해 놓은 공간은 다음 날이면 또 어질러지고 엉망이 됐다.

어젯밤과 오늘 낮의 내 마음이 다른 것처럼. 매일매일 닦아도 다음 날이면 자꾸자꾸 더러워졌다.


결국엔 다 내 탓 같았다.

아기에게 고환 문제가 있는 건 태아 때 내려오지 못해서.

아기가 감기에 걸린 건 가습기를 제대로 쓰지 않아서,

아기에게 장염이 생기고, 기저귀 발진이 생긴 건 내가 음식을 제대로 못 해서, 소독을 제때 안 해서...


아니다, 내 탓이 아닌 건 안다.

저 작은 몸이 악악 거리며 소리를 지를 때, 그저 아프다는 표현인 걸 안다.

'엄마 때문이야, 엄마 때문이야!' 소리치는 게 아니라는 걸 안다.

내가 너를 안고 다독여야 너는 안심하고 눈물을 멈출 거란 걸 안다.

내가 울지 않아야 네가 불안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안다.


그래도 나는 자꾸만 다 내 탓 같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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