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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이 Oct 23. 2022

노는 게 제일 좋아

[29/100] 도전 : 1일 1글쓰기 - 프로젝트 '좋아해'

가능하면 아무것도 안 하고 살고 싶다. 나는 노는 게 제일 좋은 베짱이다. 성취에 대한 욕망이 만연한 사회에서 이런 내가 조금 답답할지도 모르겠지만 어쩌겠는가. 나는 야망이 없는 편이다. 특별히 수도권에서 이룰 것이 없는 나이기에 한적한 시골에 살아도 좋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아쉽지만 겁은 또 많아서 연고지 없는 새로운 도시에 홀로 도전하기란 쉽지 않다.


고작 100일 동안 매일 글을 쓰는 것도 노느라고 이틀 연속해서 빠졌다(12/31까지 100개의 글쓰기는 실패했다). 변명을 대자면 엄마가 1박 2일로 집에 다녀간 것. 엄마랑 놀다 보니 시간이 훅훅 가 있었다. 애써 시간을 낸다면 쓸 시간이야 있었겠지만 놀고 싶은 욕구와 싸우다가 결국 내 안의 베짱이가 이겼다(늘 그렇듯). 게다가 평소 나의 단점만 생각하고 살던 내가 100일 동안 내가 좋아하는 것, 나의 좋은 점을 찾아내기란 역시 무리였다. 그렇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은근슬쩍 이틀이나 글쓰기를 빼먹었다. 그런데 그렇게 이틀을 놀고 나니, 내가 좋아하는 것이 반짝 생각났다.


우앙~ 나는 노는 걸 좋아한다!!! (...ㅎ)


문제는 나의 놀기란, 뽀로로처럼 친구들과 어울려 놀며 여기저기 뽀로로 뽀로로 다니는 게 아니라 그저 바닷속에 해조류처럼 가만히 앉아 의식의 흐름대로 흔들리는 것뿐이다. 오죽하면 어렸을 적 나의 꿈이 한량이었겠는가.


고작 한 달동안 매일 하는 것도 못해 이틀이나 빼먹었다니 물론 죄책감은 있다. 그러나 어쩌겠어! 이런 실없는 말이라도 쏟아내며 죄책감은 뒤로 하고 그저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다. 때론 덮어두고 지나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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