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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세이스트 Jul 03. 2023

엄마의 팬심을 누구보다 응원하니까

'사랑꾼'으로 떠오르는 트로트 가수, 원혁 님을 향한 엄마의 남다른 팬심

이미지 출처 - 수민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ireh6587)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일은 언제나 설레는 일임이 분명하다. 모두가 그러할 것이다. 내가 살던 세상이 아닌, 새로운 세계로 걸어들어가는 일. 반복되던 일상에서 벗어나 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것을 두 팔 벌려 마주하는 일. 이것처럼 즐겁고 기쁜 일이 또 어디 있겠나. 


요즘 우리 엄마가 그렇다. 트로트 가수이자, 이수민 님의 예비 남편인 원혁 님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 더없이 설레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놀랐다. 엄마는 가수나, 배우에게 심드렁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동생과 내가 어떤 배우가 요즘 잘 생겼고, 어떤 아이돌이 요즘 핫하다며 엄마에게 밤낮없이 이야기할 때도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사람이다. 건조함 그 자체였지. 


그런데, 세상에 팬카페에 가입해서 활동을 하다니. 이렇게 놀라운 일이 일어나다니. 팬카페 오픈과 동시에 부리나케 가입을 하고, 글을 남기며 같은 설렘을 안고 있는 팬들과 소통을 하더니 수민님 그리고 원혁님이 운영하시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 하는 데다가 나중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보며 슈퍼챗을 쏘기까지...! 엄마의 남다른 열정에 동생도 나도 좀처럼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심지어 동생은 엄마가 두 분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댓글을 남기고, 그 댓글을 수민님이 읽어주시는 모습을 녹화까지 해서 보내주었다. 내가 믿지 않을까 봐 말이다. 


워킹맘으로 살며 그 누구보다 바쁜 삶을 영위하고 있는 우리 엄마가,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팬클럽 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 알아차렸다. 우리 엄마도, 저렇게 설렘 가득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왜 그동안 나는 몰랐던 것일까. 아니 몰라주었던 것일까. 내심 미안하기까지 했다. 미리 알았더라면, 엄마를 설레게 할 더욱더 다양한 추억들을 선물했을 텐데...나 역시 고된 서울살이에 적응하느라, 부단히 노력해서 커리어를 쌓느라, 퇴근하면 글을 쓰고 다듬느라, 결혼 준비를 하느라, 엄마를 많이 챙겨주고 돌아보지 못했던 것 같다. 엄마의 설렘을, 엄마의 마음을 너무 헤아려주지 못했다. 


그래서, 이젠 그 누구보다 엄마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고자 한다. 원혁 님이 공연을 하면, 엄마를 따라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온몸을 흔들며 응원할 예정이다. 우리 엄마를 설레게 하는 가수에게 이 정도 열정쯤이야 대수겠는가. 예비 신랑 역시 동참하겠다고 했다. 우린 엄마의, 예비 장모님의 열렬한 팬심 활동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지지할 것이다. 


엄마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그 누구도 아닌 '원혁 님'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달라지는 원혁 님의 사진. 수많은 사진 중에서 원혁 님이 가장 잘 나온 것을 고르고, 올릴 엄마의 모습이 너무도 즐거워 보이고 행복해 보여서 나 역시 기쁘다. 가끔 모두가 잘 나왔다고 칭찬해 주는 우리의 결혼 사진을 올려주지 않아서 조금 섭섭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원혁 님의 사진이라면 그분께 밀리는 거라면 기꺼이 한 발 후퇴할 수밖에. 


엄마가 원혁 님을 좋아한 이후부터, 나도 원혁 님의 피앙세인 수민 님의 인스타그램 그리고 유튜브 계정을 구독하며 두 분의 활동을 열심히 응원하고 지켜보고 있다. 엄마의 예비 사위이자, 나의 오랜 연인인 예비 신랑도 마찬가지다. 언젠가, 아니다. 머지 않은 날에 엄마와 예비 신랑의 손을 잡고 원혁 님의 공연에 가고 싶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우리 엄마를 설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우리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원혁, 수민 님의 행복한 미래를 

진심을 다해 응원하겠다고. 


+ 덧붙이는 이야기 


예비 신랑과 함께 이마트에 갔다가 발견한 뽀식이 과자. 뽀식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달려간 우리는 "이거 어머님께 보내드리자"라고 동시에 입을 모으며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뽀식이 유랑단의 하와이 브이로그가 업데이트되었다. 예비 신랑과 나는 유튜브 영상과  뽀식이 과자 사진을 번갈아 바라보면서 한참 동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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