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그룹 농구 레슨을 5년 가까이 해오면서 느낀 점은 농구를 못하는 아이들은 없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운동신경이 좋고, 재능이 있는 친구들만 농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운동신경이 부족한 친구들, 내성적인 친구들, 농구를 처음 하는 친구들, 농구에 흥미가 없는 친구들 등등 많은 친구들과 함께 농구를 해왔어요.
처음 농구를 시작하는 친구들을 보면 정말 엉성해요. 스텝도 틀리고, 자세도 불안정하고, 쉬운 골도 못 넣습니다. 하지만 농구를 못하는 건 당연한 것입니다. 아직 아이들은 신체적으로 완성되지 않고 성장하는 단계이고, 높은 농구 골대에 부족한 힘으로 공을 던지는 것 자체가 힘들어요. 성인의 기준으로 아이들을 평가하면 안 됩니다.
저는 아이들이 농구를 잘하고 못하고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저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오는데 집중하여 레슨을 진행합니다. 레이업을 넣지 못해도, 잘 시도했다고 칭찬해줍니다. 자세가 완벽하지 않지만 개선점을 찾아가며 연습하는 친구들을 칭찬해 줍니다. 그저 저번 주보다 발전하게 지도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친구들을 칭찬해줘요. 또 멋진 골을 넣으면 같이 기뻐해 줍니다.
그저 매주 즐겁게 농구 레슨을 해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1년 정도 그룹레슨을 진행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꾸준히 레슨을 나오는 모든 친구들이 각자 개성에 맞게 모두 농구를 잘하고 있었습니다. 내성적이고 농구를 처음 시작했던 친구들이 어느 순간부터 팀에 에이스가 되어 멋진 플레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경기를 할 때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몰라 쭈뼛쭈뼛 걸어 다니던 친구가 어느새 자신감 있게 드리블하고 수비를 제치며 골을 넣었습니다. 드리블도 할 줄 몰라 공을 들고 뛰어다니던 친구가 어느새 경기 룰을 익히며 골밑슛까지 득점하고 있었습니다.
어찌나 아이들이 대견하던지.
솔직히 처음에 아이들이 이렇게까지 성장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즐겁게 뛰어다니며 농구하길 바라며 지도했습니다. 조금씩 아이들의 성장에 집중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아이들은 저마다의 속도와 개성으로 제 상상 이상으로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농구를 못하는 아이들은 없다.
혹시나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그건 농구코치의 지도 방식 때문일 수 있다.
농구코치로서 아이들의 성장과정을 보는 것이 정말 보람차고 뿌듯합니다. 어디까지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을지도 매우 궁금합니다. 한편으로는 그 성장에 대하여 큰 책임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성장을 믿고, 최선을 다해 지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