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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을 걷는 사람들 Nov 26. 2018

아이의 성장과 발달

#6 사람이 모두 다르듯 아이도 다르다

오늘은 예전 지인과 카톡 중 생각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다들 자기 아이만 키우다 보니 우리 아들, 딸이 잘 자라고 있는 걸까 고민하게 된다. 

둘째가 있는 부모님들은 조금 나은 편이다. 첫째랑 비교할 수도 있고, 첫째만큼 신경을 못쓰다 보니 굳이 비교를 안 하기도 한다. 처음 아이를 낳아 기르는 부모는 엄마 역할도 처음, 아빠 역할도 처음이다. 그러다 보니 놀이터에서, 키즈카페에 가면 다른 부모들과 얘기 중에 다른 아이들의 개월 수를 확인하고 우리 아이가 조금 더디거나 빠르면 '우리 애는 언제?' 라며 걱정하거나 혹은 '우리 애가 좀 빠르군' 하면서 안도하기도 한다.


딸아이는 9개월쯤 소파를 잡고 걷기 시작했다. 보통은 아들이 신체적인 발달이 빠르고, 딸이 언어 발달이 빠르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딸은 조금 빨라서 일찍 서고, 조금 일찍 걷기 시작한 편이다. 아마 튼튼한 허벅지 근육이 있어서 그런 모양이었다. 근데 딸아이가 키가 좀 크다 보니 밖에 나가면 또래보다 크게 봐서 말을 못 하는 걸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 덩치는 큰데 말을 못 하니 말이다. 우리 입장에선 당연한 건데, 괜스레 키는 큰 아이가 말도 제대로 못 한다고 주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같아 그때마다 우리 딸아이의 개월 수를 정확히 알려주곤 했다.


주변 지인의 딸아이는 국어를 전공하고 그쪽에서 일하는 엄마라 그런지 아이가 17개월 정도인데도 '~가'와 같은 조사를 써서 두 단어 정도의 문장을 구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반면, 어떤 남자아이는 세 살, 네 살이 돼도 말이 더디다. 그런데, 또 다른 지인의 남자아이는 언어치료사인 엄마의 영향 때문인지, 또래의 여자아이보다 훨씬 언어발달이 빨랐다.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발달이 있다는 것이지, 아이의 발달은 정상 범주 내에서 편차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나 역시 어릴 때 꽤나 말이 늦었다고 들었기에 딸아이의 언어발달은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말이 빨랐던 아이 엄마는 혹시나 나를 닮아 말이 늦을까 걱정하는 눈치였다. 딸아이는 한 단어, 두 단어 문장에서 좀 멈춰있는 것 같더니 어느 순간에 폭발적으로 언어가 늘었다. 여자 아이들이 통상적으로 언어발달이 빠르다고는 하는데 아이는 정상적인 범위에 있는 것 같았다.

같은 나이라도 1년 단위로 구분되면, 개월에 따른 성장과 발달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다. 영유아 건강검진을 하고 나면, 키와 몸무게가 상위 몇%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부모들의 희비가 엇갈리기도 하고 누구는 벌써 일어나고, 벌써 말을 한다는 식의 비교가 이루어진다. 부모는 겉으로는 태연해도 불안하다. 우리 아이는 한글도 모르는데 어느 집 자식은 영어도 한다고 하니 불안하고 초조할 수밖에 없다. 


아이의 성장과 발달은 계단식으로 이루어지고 약간의 정체기도 있다. 결국, 아이마다 언어나, 운동이나 다른 영역에서 차이가 나고 발달하는 속도는 차이가 있다. 시작하는 시기가 다를 뿐이고, 각자 먼저 발달하고 늦게 발달하는 영역이 있을 뿐이다. 아이가 잘 성장하고, 발달하는지에 대한 기준은 '적어도' 이 시기까지는 해당 과업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지 모든 아이가 100m 달리기 하듯 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가에서 해주는 영유아 검진에서는 아이의 신체발달이나 인지발달 측면에서 발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다. 보통은 정확한 시점, 예를 들면 12개월, 18개월이 아닌 범위(18~24개월)로 정상적인 발달단계를 알려주기 때문에 그 범위 내에만 있다면 크게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


물론 언젠가는 하겠지..라고 생각하다가 발달지체를 발견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긴 하다. 아이와 성장과 발달은 '시점'이 아니라 '범위'로 생각하고, 정상 범위 내에서 있다면 안심해도 되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에 대해 유심히 관찰할 필요는 있지만 다른 아이와 비교하고 조급해 하는 건 아이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모의 조바심이야말로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오히려 장애가 될 수도 있다.

아이가 잘하는 것에는 물개 박수를, 약간 느린 부분은 꾸준히 지켜봐 주는 것이 어떨까?(방치하란 이야기가 아니다)

믿는 만큼 아이는 성장한다는 사실 꼭 기억했으면 한다.


[이미지출처]

https://blog.naver.com/hamsoasmile/22107178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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