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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을 걷는 사람들 Dec 24. 2018

아이들의 장난

#7. 아이 감정 어루만지기가 먼저

아이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딸아이가 기분이 안좋아서 하원했다면서..

무슨 일인가 물었더니, 같은 반 아이가 장난으로 손을 물어보라고 해서 딸아이가 물었는데 좀 아프게 물었나보다. 손을 물어보라고 한 아이는 순식간에 피해자가 되고, 딸아이는 가해자가 된 셈이다. 손을 물린 친구는 "○○가 손을 물었어요"라고 얘기했을 것이고 선생님들이 몰려 들어 딸 아이의 잘못을 탓했을 것이다. 딸 아이는 조금은 억울했을 것이다. 손을 물어보라길래 물었을 뿐인데 다들 원인제공(?)을 한 친구에게는 아무 말도 안하면서 자기 탓만 했으니 말이다.


아이들끼리 장난 치다가 일어난 에피소드에서 부모는 어떻게 개입해야할까? 그리고 49개월, 만4세가 막 지난 5살 딸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딸아이의 사건이 좀 특이한 경우기는 해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그들만의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크고 작은 갈등이나 다툼이 생기기 마련이다. 대부분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때리거나 맞거나 하는 결과적인 부분만 보게 된다. 더구나 자기 아이가 맞았다는데 허허 웃는 부모가 어디있을까?


많은 경우는 아니지만, 부모가 직접 개입하는 경우가 있을 수는 있는데 사실 교육적인 차원에서는 반드시 피해야하는 경우라고 생각한다. 사실 전문가들도 개입과 비개입을 놓고 견해도 다를 수 있고, 그 근거도 서로 다를 수 있다. 나는 아이들의 다툼에 대한 부모의 개입은 최소화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눈 앞에서 벌어지는 경우라면 몰라도 부모가 보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들 간에 벌어진 싸움에 개입하면 그 때부터는 어른들의 싸움이 될 수도 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기중심적 사고를 지니고 있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이야기만 듣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초등학교 이후면 몰라도 아이들의 다툼이나 갈등과정이 심각할 정도로 과격한 양상을 보이기는 힘들고, 그 과정 역시 사회화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큰 외상을 입거나 지속적으로 어느 한쪽이 괴롭히고, 괴롭힘을 당하지 않는 이상 어린이집에서의 생활 역시 사회생활이기 때문에 그런 장난 혹은 자잘한 다툼은  발달과정의 하나로 봐주는 태도도 필요하다.

우리 부부 역시 담임과 통화 이후, 원장과의 통화를 하면서 구체적인 상황 설명을 들었고, 부모가 직접 개입해야 하는 상황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훈육은 그 이후의 문제다.


딸아이가 그 일을 겪고 온 날,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아이는 말하기 싫다며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 하겠다고 했다. 무작정 "깨무는건 나쁜거야"라고 얘기하고 혼내고 싶진 않았다. 그렇다고 말하라고 재촉하지도 않았다. 자기중심성이 강한 그 또래 발달단계에서  어떻게 얘기해주는 것이 맞을까 한참을 고민했다. 결론은 나 역시 5살이 되어주는 것


한참이 지나 아이는 친구가 장난치다가 손을 물어보라길래 물었는데, 선생님들이 나만 혼내서 속상했다는 말을 했다. "그래, 선생님들이 다른 이야기는 모르면서 혼내서 속상했구나?아빠도 어렸을 때 그런 일이 있었어"


사실 나는 어릴 때 그런 적이 없었고, 딸아이에게 깨물거나 때리거나 하는 일은 장난치는 경우를 제외하면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라고 알려주었다.
친구를 깨물어서는 안된다는 금지행위와 한번 물어보라는 친구 , 그리고 똑같이 손을 깨물었던 다른 친구의 행동에 대한 동조 등과 같은 여러 상황 속에서 딸 아이는 친구 손을 물지 않았을까?그런데도 선생님들이 몰려들어 딸아이만 탓했으니 얼마나 억울하고 속상했을까..


5살이라고 해서 어른이 보았을 때는 부족하고 발달이 안되서 무언가를 가르쳐야 하는 나이지만 똑같은 다섯 살의 나이로 본 아이들의 세상은 다를 것 같다..


아마 딸아이는 선생님들의 시선과 약간의 질책 속에서 친구를 깨물면 안된다는 사실은 이미 배웠을 것 같다. 나는 아빠로서 아이가 느꼈을 억울함과 속상함을 어루만져주고 싶었다. 물론 어떤 경우라도 친구를 때리거나 깨물면 안된다는 훈육도 함께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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