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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unny Rain Oct 02. 2022

난독증이라도 좋다.

생각과 느낌은 각자의 것이다.

책에 관해 검색하다가 난독증 관련 글을 읽었다.

신문 기고 글인데, 현대인의 난독증이 문제라는 내용이었다.

그 글을 따로 여기에 옮겨 적지는 않겠다.

하지만 갑자기 한소리하고 싶어졌다.

나도 숟가락을 얹어, 현대인의 난독증이 문제다!

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난독증이라도 좋다.


뭐, 사람들이 내 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내 의도랑 다른 말을 하며 공격한다.

그래서 난독증이 문제다!

이런 이유라면...

그래도 본인 문제를 먼저 돌아보자.

누구나 이해할 만큼 쉽게 글을 적고, 말하는 것도 능력이다.

누군가 내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공격한다면, 

먼저 내 의사 전달 능력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자.

그러한데... 난독증 운운한 그 기고 글은 의사소통 이야기도 아니다.

사람들이 책에 담긴 글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가령, '레 미제라블'을 단지 권선징악형 동화 같은 것으로 읽는 것이 문제라고, 

그 작가는 그 기고 글에 써 놓았다.

'레 미제라블'은 무려 1,500페이지에 달하는 매우 분량이 많은 소설이다.

그 안에는 다양한 주제가 들어 있고, 그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소설에 권선징악에 관한 주제도 담겼다.

물론 '단지'라는 말로 특정해 버리며 문제의식을 고취할 수도 있겠지만,

이 소설을 '단지' 권선징악형 소설로 인식하더라도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권선징악'이 나쁜 것도 아니고(당연히), 이 소설에 담긴 주제가 아닌 것도 아니니,

그저 그 소설을 읽고 느낀 게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다행이라는 생각에 감사할 뿐이다.

'권선징악'을 느꼈고 그를 통해 배운 게 있다면 오히려 잘된 일이지, 

'현대인의 문제'로 엮을 필요가 전혀 없다는 말이다.


난독증이라도 좋다.

책을 읽고 느끼고 생각하고,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면 된다.

책을 안 사고 안 읽는 게 문제지,

그런 건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내가 책을 읽고 그렇게 느꼈다면, 그 또한 어쨌든 독서의 즐거움을 얻은 것이다.

단지, 그뿐이다.

누가 왈가왈부할 게 아니다.

좀 배웠다는 사람이 독자를 '난독증'이니 '문제'니 하며,

단죄하려 들 필요 없다.

아니, 그래선 안 된다.

본인이 남들보다 문장 이해력이 뛰어나고 대단한 국어 능력자라고 생각하여도,

독서하는 이들의 이해력이나 지식수준을 폄하하는 말을 떠들고 비판하지 말자.

(제발, 입 닥치자.)

그저 책을 사고, 읽고, 빌리고, 그 주제를 생각하고 어쨌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그렇게 해주는 것 자체가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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