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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경 Sep 08. 2020

2007년 9월 8일

엄마가 된 날

  2007 9 7, 임신 34 6 . 창업   3년이 지나는 즈음이었습니다.  날은, 2008 다이어리를 생산을 위해, 디자인 회의를 했습니다. 그 다음날 9 8일은 모처럼 아무 스케줄이 없는   하루였어요. 주문해   차가 출고될 예정이었고, 가을 초입이니 가까운 교외에 나가 드라이브를 즐겨야겠다고 야무진 꿈을 꾸었습니다. 파주가 좋을까 양평이 좋을까 생각하면서요.

  햄버거와 사이다를 먹으며 회의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11 30. 씻으려고 하는데 뭔가  터지는 느낌이 들며 따뜻한 물이 흘러내립니다. ‘하는 소리도 들은  같아요.  몸에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느낌. 본능적으로 양막이 터진  알았습니다. 아직 이른데... 임산부에게 오후 11 30분까지 야근은 무리였던 건가요.

  34  주엔, 일주일 동안  번이나 점심 식사를 하지   정도로 힘이 들었습니다. 저는 얼마든지 견딜  있는데,  몸이  견디는 이상한 불균형의 상태. 임신과 출산이라는 , 의지로 극복하려다 양막이 터지는 그런 일이었습니다.

  대충 짐을 챙겨 병원에 도착하니 12시가 넘었습니다. 양막이 터지면 양수가 흐르고, 외부의 세균이 무균 상태의 양수를 감염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에 24시간 안에 출산을 해야 합니다. 여러 가지 검사가 끝나고, 다음  새벽 5 30분부터 유도 분만을 하기로 합니다. 12시부터 5시까지 잠을 거의 이루지 못했습니다. 분만도 예행연습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다고 아무 준비도  하고 무방비로 비상사태를 맞은  아닙니다. 안정기 20주가 넘은 시기부터 CD 롬으로 기체조 영상을 보며 따라 했고, 끼니도 꼭꼭 챙겨 먹었고, 갑상선 호르몬도 아침저녁으로 먹었습니다. 출산 상황을 대비하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도 열심히 공부했어요. 하지만, 상상으로 존재하는 이론과 경험으로 존재하는 실제는 수증기와 얼음처럼 달랐습니다.

  새벽 5 30분부터 시작된 분만은 2시간이 조금 넘어 끝났고, 35 0, 2.695킬로그램으로 아들을 만났습니다. 너무 일찍 태어나, 신생아 실에서 가장 작은 아가였습니다. 누군가 너무 작다고 말하면 미안해    몰라하면서, 그렇게 급작스럽게 엄마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그저 드라이브나 하려던 별일 없던 9 8일은 평생의 기념일로 격상했습니다.

  46센티미터 2.695킬로그램으로 태어난 아들은 이제 만으로 열세 살이 되었습니다. 어느새 저보다 키와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청소년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부모와 심리적 이유가 일어나는 시기, 사춘기입니다. 세상을 보는 기준이 생기고, 자기 의견이 또렷해지는  느껴집니다.

  본인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생각을 많이 하는  같지만, 아무리 같은 이야기를 무한 반복해도 한결같이 자기 다운 아들을 보며, 그저 잘할 거라 믿어주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배웁니다. 그래도 매일 제가 쓰는 글을 기다리고, 챙겨 읽고, 반복해 읽습니다. 어딘가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을 거라 믿어 봅니다.

  , 제가 있고 있었던 사실이 지금 생각이 났습니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가지만 바랐어요. ‘몸과 마음과 생각이 건강한 남자 어른으로 자라는 ’. 해마다 9 8일이 되면 읽으려고, 글을 남깁니다. 생명의 근원,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께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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