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 마디가 촉발하는 에너지
오늘, <아티스트 웨이>를 아홉 번째 읽었습니다. ‘나를 위한 12주 간의 창조성 워크숍’이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자기 내면에서 창조성을 찾아 예술가로 성장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번 언급해 지루해하실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 제 생각과 행동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 앞으로 또 이야기하지 싶습니다.
책갈피 사이에 총 천연색 찬란한 무지개가 뜬 책. 저는 책을 읽을 땐 기억해 두고 싶은 문장에 포스트잇을 붙이는 습관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데이비드 호크니> 책은 표지 색과 어울리는 형광 연두색 폭 좁은 포스트잇을 붙였습니다. <아티스트 웨이>엔 형광 핑크, 형광 오렌지, 연두색, 파란색, 오늘은 노란색까지 붙였어요.
이 책을 아홉 번 읽었고, 워크숍은 세 번 했고 곧 네 번째를 할 예정입니다. 매일매일 아침 20분 글쓰기와 창조성을 채우는 아티스트 데이트를 주축으로 합니다. 저는 거기에 아침 달리기와 요가를 더 넣어, 저만의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이 워크숍은 마음과 몸의 컨디션을 잘 관리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훈련이라고 할까요.
매일 아침 글쓰기의 힘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자아성장 큐레이션 플랫폼 밑미(http://nicetomeetme.kr)에서 아침 리추얼 프로그램을 론칭한다고 오퍼 했을 때 선뜻 오케이 했습니다. 스무 분과 함께 하는 한 달의 여정. 뭔가 하지 않던 일을 일상에 끼워 넣는 건, 저글링 공을 하나 더 끼워 넣는 것과 같아서, 다른 공이 자꾸 떨어집니다. 하고자 하면 어떻게든 되긴 되겠지만, 그렇잖아도 빡빡한 일상인데, 힘에 부칩니다.
그래서 매일 아침 글쓰기 영상을 유튜브에 업데이트하기 시작했습니다. 잠도 덜 깬 상태에서 부스스한 얼굴로 영상을 송출하는 게 부끄러웠지만, 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게 관심이 없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필요하신 분께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괜찮습니다. 조회수가 10, 50, 100 이렇게 증가하는 것을 보니 쓸모는 있는가 보다 합니다.
누가 보시나 했더니 어제 그 당사자를 만났습니다. 정말로 매일 아침 영상을 켜 두시고 글을 쓰신다고, 감사의 말씀을 전하십니다. 앞으로 독립출판에도 꿈이 있다고 속 마음도 꺼내 보여주십니다. 반짝반짝하는 눈은 플라타너스 새 잎처럼 빛났습니다. 꿈이 있고, 노력하는 사람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부끄러움을 무릅쓴 보람을 느꼈습니다.
제가 글을 쓰기 시작할 때, 훌륭한 작가님을 먼발치에서 지켜보기라도 하고 싶었습니다. 작가님들의 일상을 볼 수 있는 산문집을 좋아하는 건, 그 속에서 삶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살면 이런 글을 쓸 수 있구나 싶어서요. 저는 이제 겨우 책 세 권을 쓴 4년 차 작가일 뿐이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겐 힘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침 러닝에서 만나는 할아버지 러너가 계십니다. 어제도 뵙고, 오늘도 뵈었어요. 그분이 지나가실 땐 운동화가 바닥에 닿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습니다. 숙련된 러너라면 저렇게 뛰는 거구나 하고 어깨너머로 배웁니다. 저도 발과 땅이 닿는 소리를 내지 않고 뛰려 애를 써 봅니다. 그렇게 보기만 해도 배우는 게 있습니다.
혼자 해도 되는 데, 굳이 코치가 필요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말 한마디는 고여 있는 에너지에 불을 붙이기도 합니다. M 브랜드의 가방을 보며, 저는 H브랜드보다 이 브랜드가 좋다며, 잘 되실 거라 덕담을 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아마 그 브랜드보다 더 커지실 거라고요. 정말로 그 브랜드는 인스타그램 스타로 떠 오르며 큰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오프라인의 연결 고리를 지워버려 서로가 은하수 저편의 섬이 되어 버린 코로나 19의 시대. 보이지 않는 두려움과 싸우며, 외로움을 견뎌야 하는 시대. 우린 서로의 모습을 온라인에서라도 만나며 서로의 성장을 독려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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