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름답고 새로운 벚꽃

by 정재경

약속 시간 20분 전이었습니다. 목적지까지는 2킬로미터 남짓 남아 있었습니다. 버스를 탈까, 차를 가져갈까 잠시 망설였지만, 발걸음은 저절로 운중천을 향했습니다. 가장자리에 늘어선 벚나무들이 활짝 핀 꽃을 살랑살랑 흔들며 저를 반겨주었기 때문입니다.


벚꽃은 봄의 상징입니다. 벚꽃은 봄이 오면 가장 먼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벚꽃은 봄처럼 밝고 환하게 찾아 왔다 스쳐 지나갑니다. 벚꽃의 화려함과 짧은 생애는 봄과 같습니다. 벚꽃은 아름다움을 넘어, 계절의 시작과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벚꽃이 피는 시기는 겨울의 끝자락과 맞닿아 있습니다. 추운 겨울을 지나 따뜻한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벚나무는 기다렸다는 듯이 꽃망울을 터뜨립니다. 그러나 벚꽃의 개화 기간은 매우 짧습니다. 보통 일주일 정도 만개 상태를 유지하다가 바람이나 비에 의해 꽃잎이 떨어집니다. 이 짧은 생명은 오히려 더 큰 감동을 줍니다. 벚꽃이 피었다 지는 모습은 마치 찰나의 순간처럼 느껴지며, 이는 삶의 유한성과 순간의 소중함을 상징합니다.



그날, 길 위에는 많은 사람이 나와 있었습니다. 선글라스를 낀 아저씨는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고 있었고,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엄마들은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고 있었습니다. 달리는 아이를 붙잡아 포토타임을 갖는 가족들까지, 모두가 벚꽃 아래에서 봄날의 행복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벚꽃은 단순히 보는 꽃이 아니라, 사람들을 모으고 연결하는 힘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진해, 서울 여의도 윤중로 축제 등 대규모 벚꽃 축제가 열리며, 일본에서는 하나미(花見)라는 전통적인 벚꽃놀이 문화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벚나무 아래에서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를 하며 자연과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벚꽃 놀이는 꽃 구경을 넘어 공동체 정신을 강화하는 중요한 문화적 행위가 됩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정재경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8년째,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쓰는 사람

4,914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76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2화나르시스트, 수선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