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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LAXY IN EUROPE Aug 31. 2023

8월 31일 한 달의 기록

완전 망했습니다.

25일 스물다섯 번째 날 이후로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아팠거든요. 사실 아픈 줄도 모르고, 제가 게을러 일도 하기 싫고, 글도 쓰기 싫은 줄 알았습니다. 책상 앞에 앉기만 하면, 머리를 써서 생각을 하려고 하면 그냥 쉽게 되지 않고 가진 에너지를 쥐어짜 겨우겨우 할 수 있었어요. 자책도 하고 반성도 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말 동안은 글쓰기도 번역 일도 포기하고 그냥 흘려보냈습니다.


그리곤 월요일에 어깨 치료를 받고 있던 한의원에 갔더니, 선생님이 "미열도 있고, 몸살 기운이 심해서 몸이 많이 아팠을 텐데요?"라고 하시는 거예요. 뭔가 억울함이 한순간에 가시더라고요. '나 아팠구나!' 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자책과 반성을 멈추고 쉬었습니다.


아프던 아니던, 8월 완전 망했습니다. 

거창하게 결심했던 7월 28일의 저는 잊어주세요. (매일 '잘' 먹고 쓰기 첫 번째 글 보러 가기) 식단을 꼭 지키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뿐더러, 글쓰기도 매일 쓰지 못했습니다. 처음 No탄산음료, No치킨, No디저트 식단을 지키지 못했을 때는 한 번쯤은 괜찮아, 다음엔 잘 하자 식으로 글을 써나갔는데, 이 또한 반복될수록 자기변명을 그럴듯하게 할 방법을 찾고 있는 것 같아 글쓰기도 부담스러워졌어요. 나의 기록이지 보여주려고 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열심히 하려고 공개를 시작했기에 부담이 없을 순 없었습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망했습니다. 왜 망했는지 분석은 하지 않겠습니다, 괴로움은 거기서부터 시작되니까요. 얼마 전에 조인성 배우 인터뷰에서 도경수 배우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걸 들었는데요. 도경수 배우는 잘 될지 미리 고민하지도, 안 될 때 왜 안되는지 분석하지도 않는다고 해요. 그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 대로 하고 그다음으로 넘어가는 거지요. 무엇을 할 때마다 생각이 많은 저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심플해져 보려고요.

내용 보러가기(https://bit.ly/3OZG5zD)

건강해지려고 시작했고, No탄산음료는 100% 지켰으나 No디저트를 지키지 못해 - 글을 쓰는 지금도 리츠 초코를 하나 입에 넣었습니다. - 매일의 도전이 실패했습니다. 마지막 주에는 치킨도 그냥 WTH을 외치며 시켜버렸고요. 그때도 콜라는 안 마셨습니다. 몸이 건강해지거나 살이 빠지진 않았지만, 더 나빠지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No탄산음료는 일단 몸에 익은 것 같아 계속해보려고 합니다. 지금 분석하는 것 아니냐고요? 팩트의 나열이라고 해두죠. 그리고 제 뇌가 분석을 시작하고, 후회라는 감정이 올라오기 전에 글쓰기를 급히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뜨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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