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괴랄하기만 할까? 「사유리」 무섭고 아프고 웃기고 복합 호러 탄생
최근 개봉한 호러 영화 「사유리」 이야기다. 최근 용산 CGV에서 최강할머니, 손자역을 맡은 배우분들이 오셔서, GV를 진행했다. 호러 마니아인 내가 빠질 수 없지. 이 영화는 원작이 있다. 만화라고 했는데, 나는 원작을 보진 않았다. 그러니, 오로지 영화로만 이야기를 해보겠다.
"이 영화를 소개한다면?"
청춘 영화를 좋아한다면
두 고등학생 남녀 주인공이 매일 옥상에 올라와서, 몽글몽글 감정이 쌓이다가, 사랑을 하게 되는 영화
공포를 좋아한다면
대가족이 새로 이사한 집에서 겪게 되는 미스터리 한 현상을 담은 영화
코믹을 좋아한다면
태극권 일인자 할머니가 손자와 함께 빵빵 웃음을 터뜨리는 영화
눈물을 흘리고 싶다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손자와 할머니가 고문분 토하는 영화
혹은
가장의 무게란 무엇일지 다시 생각해 보는 영화
그러니까, 복합장르의 매력을 볼 수 있는 영화다.
처음에는 무섭다. 어떤 사건이 발생한 집에 이사를 온 가족에게 일어난 불행
이 집에는 떠나지 못한 원귀가 사는데, 약한 마음을 틈타 모두 죽여버린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귀신을 보게 되는데, 가족을 잃어가면서 점차 각성이란 걸 한다. 이때부터 장르는 코믹으로 조금씩 바뀐다. 이 영화가 코믹이 된 건 손자 한 명 빼고 모든 가족을 잃어버린 슬픔은 아무리 해도 잊히지 않고, 영화는 진행되어야 하는데, 계속 애도할 순 없으니까.
그런데, 애석하게도 이 영화는 '코믹'으로 애도를 말한다. 가족을 죽음으로 몰은 원귀 '사유리'에게 슬픈 마음을 들키면 복수는커녕, 목숨을 잃게 된다. 그러니, 무섭지도 슬프지도 않은 척, 그런 강한 마음을 태극권을 하면서 이겨내는 것이다. 정신적 수련과 몸 단련을 동시에!
여기서, 모두를 죽음으로 몰은 '사유리' 원귀에 대해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원귀란 원한이 가득해서 구천을 떠나지 못하고, 사람을 죽이는 귀신으로 남게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사유리는 이토록 사람을 증오하게 된 것일까?
사유리의 어릴 적 시절로 돌아가보자.
사유리는 귀엽고 예쁜 원피스를 즐겨 입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여자애였다.
새아빠로 추정되는 사람은 예쁘다, 놀이다, 혹은 무기와 폭력을 행사하며, 성폭행을 일삼는다.
친엄마는 알면서도 가정이 깨질까 봐, 방관한다. 이런 사유리는 커가면서 점점 밖을 나가지 않게 된다.
집 안에서 생활하며, 과자를 먹고 결국 거구가 된다.
그런 사유리를 죽인 건 정말, 위로를 받고 사과를 받고 싶었던 가족이란 이름이다. 나는 여기서 정말, 눈물이 났다. 어쩜 가족이란 이름으로 저럴 수 있지? 사회 시스템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폭력으로 삶이 무너진 한 아이는 어른이 되어도 아이다. 그렇게 억울하게 죽었으니 슬픔과 분노를 먹고 자라는 원귀가 될 수밖에 없다.
여기까지, 이제 이 영화가 단순 호러물이나 코믹물이 아님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복합장르를 만들 때는 영화 곳곳에 이렇게 왜 이 장르를 넣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고 유추가 돼야 한다. 이 영화는 그 점이 잘 짜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자, 여기서 독보이는 건 캐릭터인데, 유일하게 살아남는 할머니와 손자 캐릭터 그리고 같은 학교 귀신을 보는 여자애다.
할머니는 치매에 걸렸다. 가족을 기억할 때도 아닐 때도 있고, 귀신을 본다. 그러다가, 결국 손자 한 명만 남았을 때 치매도 이기는 각성을 하게 된다. 젊은 시절 태극권을 했다는 설정이 있는데, 이 태극권은 할머니가 얼마나 강인 했을지를 유추해 볼 수 있다. 가장 위급할 때 손자에게 살아가는 힘을 알려주고, 다시 치매 걸린 할머니로 돌아온다.
손자는 할머니를 제외하고 특히 손녀 손자 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존재다. 이 손자는 나름 학교에서 친구도 있다. 그러니까, 일상이 문제없는 인물이다. 이 인물에게 어느 날, 여자애가 찾아오고, 가족의 죽음을 겪으면서 맞서 싸우기로 한다. 이 손자가 맞서 싸우지 않고 불안에만 떠는 인물로 나왔다면, 살아있지 못했을 것이다.
여자애는 귀신을 보고 귀신의 있는 곳 장소 화경을 볼 수 있는 영매사 느낌의 아이다. 친구가 없고 늘 혼자고 옥상에서 혼자 비엘 만화책을 보는 그런 아이다. 이런 여자애에게 귀신을 볼 수 있는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힘을 준 건 어떤 의미일까? 가장 나약한 존재에게 힘을 주는 건 어쩌면 편견을 버릴 수 있게 할지도 모른다.
이 세명의 인물은 모두 나약해 보인다.
하지만, 편견을 깨고 강인함을 보여준다.
이 인물로 우리도 살면서 나약해지고 힘든 순간이 오겠지만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말해주는 거 같았다.
여기서 또 중요하게 볼 포인트는 '밥심'이다.
한국인이라면 이 밥심을 공감할 것이다.
슬프고 무서운 상황에서도 잘 먹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음식을 먹고 요리하는 장면이 유독 독 보이는데, 먹는 것은 살아 있음 즉 생명력을 보여준다.
밥심은 생명력을 강화시키는 힘이 있다.
이 영화는 끝으로 마지막 장면이 인상 깊은데, 혼자 살게 된 손자와 요양원으로 가게 된 할머니를 끝으로 바닷가에서 휠체어를 끌면서 끝이 난다. 손자는 이제 혼자 살게 되었지만, 세상이 그렇게 무섭게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나는 원귀가 된 사유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우리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거기서는 편히 쉬라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손자인 노리오 역을 맡은 배우님께서 내 폰으로 찍어주신 셀카로 마무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