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프롤로그
나의 소개로 첫 글을 작성한다. 나는 문예창작과에 다니고 있고 등단 시인이자, 호러소설을 쓰고 있다. 호러소설을 출간한 적이 있지만, 사실상 망했다. 지금은 호러 시를 쓴다. 언젠가 호러영화나 연극을 제작하겠단 당찬 포부도 있다.
이 글을 앞으로 「내가 사랑한 호러물」 연재에 앞서, 이 글을 쓰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기도 하다. 나는 누구이며, 언제부터 호러물에 빠져서 첫사랑 혹은 짝사랑 앓이를 하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1997년생이니까.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거슬러 가야 한다. 그때, 우리 집은 조금 달랐다. 친할머니께서 「전설의 고향」 프로그램을 즐겨 보셨는데, 재방에 재재재방까지 모두 챙겨보셨다. 어린 나이에 구미호부터 내 다리 내놔까지. 다양한 귀신 물을 보게 된 것이다. (이는 훗날, 대학교에서 전설의 고향을 처음 연출한 피디님을 교수님으로 만나게 되면서~ 신기한 경험이다.)
할머니의 호러물 사랑은 아빠의 어린 시절로 거슬러 간다. 그 당시에도 아빠는 호러물에 전도되었고, 지금 나와 여동생, 아빠는 호러물을 참 좋아한다. 그때부터 호러물을 보긴 했으나, 호러소설작가가 되어야지 했던 계기는 중학교 때로 거슬러 간다.
내가 중학교에 다니던 당시, 고사 2가 영화관에 상영되었다. 아빠와 동생 그리고 나, 셋이서 보러 갔던 기억이 있다. 이 영화를 시점으로 물론 그전에 여고괴담 시리즈를 연속으로 텔레비전에서 방영한 적이 있는데, 이때의 신선한 충격은 잊지 못한다. 무서운데, 빨려 들어가는 그런 느낌? (여우 계단을 제일 좋아해서 최근에 다시 봤다.)
그때부터, 내가 호러소설 작가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주로 괴담 물과 귀신물을 좋아했는데, 괴담 물은 실체를 알 수 없지만, 정말 일어날 것 같은 느낌? 이후 나폴리탄 수칙 괴담이 유행하면서 나는 이걸로 출간까지 갔다. 괴물이 나오면 시시한데, 귀신이 나오면 무서웠다. 무서운데, 좋았다. 귀신 물을 좋아하면서 이후 내 생각은 호러론은 확장이 되었다.
내가 호러 즉 귀신물을 좋아하게 된 이유를, 시 쓰면서 찾았는데, 슬픔이다. 호러는 슬픔이다. 그래서, 자주 영화를 보면서 운다. 보통 귀신의 사연에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귀신도 생전에는 사람이었을 텐데, 이렇게 원한을 가지게 된 이유가 뭘까, 그런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되었다. 거기엔 소외가 있다. 자신을 알아주지 않음, 외로움에서 오는 정서, 그리고 억울한 죽음, 이 모든 것이 원한이 된다.
호러물은 소외된 이들이 외치는 목소리이자, 공감이다. 이들의 마음에 공감하는 순간, 호러물은 더 이상 무섭기만 한 킬링 물에서 벗어나, 얼마나 인간에 대해 고차원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보여주게 된다.
하루의 일부분을 호러물 시청으로 보내는 내가, 호러작가이자, 호러시인인 내가 이 호러 이야기를 하는 건 어쩌면, 다행일지 모른다. 호러물을 좋아하고 써요.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 시선이 곱지 않았다. 요즘은 내가 이야기에 호러 요소를 넣는 이유를 설명하면 공감해 주긴 한다.
다시 돌아와서, 「내가 사랑한 호러물」은 말 그대로, 영화, 연극, 드라마, 소설, 만화책 등등 내가 사랑하는 호러물을 소개하는 그런 에세이가 될 것이다. 가끔 창작, 호러 시나 짧은 호러소설을 연재할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연재하는 동안, 누군가 호러물에 후춧가루 같은 관심이라도 생긴다면, 어쨌든 성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