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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림의미학 Jul 01. 2018

슬기로운 소비생활

취미와 배움의 소비 활동은 현명하다.  

신용카드 없는 체크카드 생활? 진작에 접었다.

그렇다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트레스받으며 모으는 게 정말 답일까? 아니면 심플 라이프로 살면 되는 걸까?


20대 중반 사회생활을 갓 시작했을 때, 직장은 가졌으나 꿈은 없고, '내가 이러려고 회사 생활을 한 게 아닌데..' '언제.... 퇴사하지?' '빨리 퇴근해서 놀고 싶다'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20대 때 학원 하나 등록하는 건 쩔쩔매면서도 사람들과 만나 돈 쓰는 것엔 인색하지 않았다. 지하철 한 번 더 타고, 조금 먼 거리 편하게 택시 타는 건 아까워하면서 건강을 헤치는 정크푸드 소비는 늘 환영했다. 나의 나약함을 직면하지 못하고, 걸신들린 사람처럼 먹고, 만나고, 사고, 즐기는데 여념이 없었다. 내가 받는 월급보다 너무 과한 소비를 즐겼다. 


정말 하고 싶고, 배워보고 싶었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언젠가 여유 있으면 해야지" "나중에 돈 벌면 해야지"라고, 돈 핑계 대면서 물러나기 일쑤였지만 오늘도 회사에서 스트레스가 쌓였으니 "만나서 맛있는 거 먹자"라는 행동엔 돈 벌면 해야지가 없었다. 그런 행동들이 순간 스트레스 해소엔 최고였지만 꿈이 없고, 답답하고, 공허한 나의 삶에게 의미까지 부여하진 못했다.


숱한 계발서, 적성검사, MBTI, 사주, TED, 내가 배운 에니어그램 조차 풀어주지 못한 이 내적 방황을 이제는 어떤 식으로든 벗어나고 싶었다. 모든 것들은 나를 위로하고, 설명만 하지 나의 미래를 대변해주지 않는다. 투자라 생각하며 호기심이 가는 활동에 돈을 막 써보기로 결심했다. 망설이고, 멈칫했던 원데이 클래스부터 다소 비싼 강의까지 외적인 내가 아닌 내적은 나를 채우는 것.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취미 활동에 돈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하고 싶은 건 저질러보는 나를 보며 어떤 사람들은 그래도 '분수에 맞는 소비를 해야지' '어느 정도는 참고, 돈을 모을 줄 알아야지'라고 할 수도 있다. 내가 얼마 전까지 스스로에게 했던 말이니까.


그러나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막 배워보자라는 이런 생활패턴으로 우연 같이 연결되는 긍정적인 사건들이 생겼고, 그런 것들이 꿈을 찾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의 기준을 세우고, 삶의 질을 조금이나마 바꿔 놓았다. 그리고, 돈에 대한 개념마저 바뀌고 있다. 그래서 누군가 '좋아하는 것을 모르겠어요' '꿈을 찾고 싶어요'라고 말한다면 돈 아끼지 말고, 이것 저것 배워보고, 부딪히고, 공통의 목표를 가진 사람을 만나보고, 취미로 놀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런 의미로 최근 내가 돈을 쓰게 된 몇 가지의 취미, 배움 등을 소개한다.


1. 마이크 임팩트 스쿨

"스트레스 많은 직장인이여, 오늘만은 그 술값을 원데이 강연에 쓰길"

많은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있는 곳이다. 취미, 자기계발, 재테크 등 비교적 다양한 클래스가 있고, 주로 인생이나 커리어에 관한 원데이 강연이 많아 부담없이 듣기 좋다. 몇 년 전보다 강의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여전히 페스티벌부터 좋은 연사들을 초청해서 진행하는 '인생수업'까지 배움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출처 : 마이크임팩트스쿨 웹 사이트 (http://micimpactschool.com/)

나에게 은인과 같은 플랫폼인여길 통해 정말 내가 어떻게 살아야 될지 알 수 있었던 인생 강연 '책 쓰는 토요일'을 만났다. 특히 올해 나한테 가장 럭키라고 할 수 있는 화정님을 알게되었다. 화정님과는 강의가 끝난 후에도 강의시간과 똑같은 토요일 오전 10시에 종종 만나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는데 이렇게 코드가 잘 맞고, 같은 목표가 있으면서도 서로 배울게 많은 사람을 만난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처음 배웠다.


이후로 과감하게 마이크임팩트 스쿨에서 오프라인 강연을 1년 동안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는 '프리패스' 상품도 33만 원에 구매했다. 예전 같으면 33만 원만큼 들을 강의가 없을 거라며 그냥 '(언젠가) 필요한 강의만 들어야지' 하고 넘겼을 것이다. 하지만 숱한 위시리스트 상품을 다 사진 않듯이 '언젠가'라는 말은 결국 오지 않는다. 그리고, '필요한' 것을 할 때 보다 '재밌겠다'싶은 것을 했을 때 오히려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들이 풀릴 때가 있다.


2. 탈잉 

"인생이 무료한 그대여, 배워보지 못한 취미에 투자하라"

탈영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취미 과외'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뷰티, 컴퓨터, 미술&음악, 라이프스타일 등  이 곳에서 주로 해보지 못했던 무언가를 만들거나 접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주로 원데이 취미 클래스가 많으며 신규 튜터 강의는 50% 할인을 자주해 애용하고 있다.

출처 : 탈잉 웹 사이트(https://taling.me/)

마이크 임팩트 스쿨이 전문적인 강사분들 위주로 초청한다면 탈잉은 튜터로써 처음 시작한 재능 있고, 파릇파릇한 분들이 많다. 향 알못에서 내가 좋아하는 향들로 향수를 만들어 보기도 하고, 메이크업 수업, 사진 배워서 여행 갔을 때 적용해 보기도 하고, 셀러 강의, 최근엔 에어비엔비 강의도 신청하며 오! 이거 재밌겠다 싶은 것을 부담 없이 신청할 수 있게 해준다.


3. 튜터링

"뭐라도 배우고 싶지만 시간이 없는 그대들이여, 튜터링을 깔아보라"

앞서 언급한 마이크임팩트 스쿨 통해 만나게 된 화정님이 추천해준 어플이다. 전화영어와 비슷한데 예약 없이 내가 원하는 시간에 있는 선생님과 바로 수업 진행이 가능하다. 함께 어플로 토픽을 보며 대화도 나누고, 모르는 건 메신저로 알려주기도 하고 선생님들 퀄리티가 굉장히 좋다.

아이폰을 쓰고, 영어 공부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패키지가 있는데 바로 '에어팟 1년 패키지'이다.

출처 : 튜터링 어플

총 96회 수업(월 8회, 20분)에 357,600원인데 신규 회원은 만원 할인해서 1년에 정확히 347,600원을 결제했다. 에어팟 현재가가 18만 원인데 매월 3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에어팟과 8회 수업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아래가 에어팟 없는 일반 장기 플랜 패키지인데 회당 강의 계산하고, 분석해본 결과 에어팟 패키지가 1년 패키지보다 횟수는 적지만 금액면으로서 최고의 상품이다.

- 에어팟 패키지 : 총 96회 347,600원 / 12개월  = 28,966원, 회당 3,621원

- 일반 패키지 : 총 144회 529,200원 / 12개월, 총 240회 / 768,000원 = 회당 3,200원~ 3,675원

출처 : 튜터링 어플

한 달에 3만원 이면 8번 수업도 듣고, 에어 팟도 내게 온다. 에어팟 현재가가 18만원, 비싸서 못 샀는데 어째 이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 같다. 계산기 두드려보고, 바로 구매! 아직 몇 번 안 했지만 선생님들 퀄리티가 일반 전화영어보다 좋다.


4. 현명한 재능 기부 or 부업  

"꿈이 없는 이들이여! 세상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자!"

현재 잘 나가지는 않지만 아마존 셀러 활동을 하고 있다. 아직 배울게 많은 초짜 셀러로 브랜드를 만들어 조그맣지만 희망을 갖고, 아마존 외에도 다양한 곳에서 판매를 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출처 : 구글 아마존 검색 결과

아직 성공하지도, 일 때문이라는 이유로 그렇게 열심히 하고 있지도 않지만 인생 처음으로 셀러라는 마음이 뛰는 일을 찾았다. 지금은 한국에서 팔아보려고, 한 달 전부터 조금씩 유통도 배우고 있다. 이 것이 실패하더라도 끝내지 않을 거라는 확신. 또 셀러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업을 갖고, 디지털 노마드로 살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그렇다면 내가 왜 셀러가 됐고, 이런 꿈이 생겼을까?

이건 뭔가 잘못됐어라며 적지 않은 나이에 무책임하게 회사를 그만두고 영어 학원을 다녔다. 그러고 나서 뭐라도 해야겠으니 해외 가서 살아보겠다고 1년간 적은 돈을 받으며 미국에서 인턴쉽 생활을 했다. 당시 일하던 환경, 사람, 돈 그 모든 게 힘들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모든 관계가 일시 스탑 되니 의미 없는 만남을 지속하며 돈을 쓰지 않아도 됐고, 1년밖에 없을 테니라는 마음에 모으자라는 압박보다는 하고 싶고 누리고 싶은 건 다 누렸다. 친구관계도 정말 소수의 친구들만 사귀고 집중하게 됐고, 돈에 대한 나의 생각도 바뀌었다. 하고 싶은 걸 누리고 사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그런 마음들은 아껴서는 안 된 다는 걸. 돈은 모으는 것이 아니라 더 벌면 될 것이고, 배우는 것과 좋은 콘텐츠를 누리다 보면 그것들이 연결되지 않을까 하고. 그러고 나서 위와 같은 다양한 것들을 배우기 시작했다.


배움으로 제대로 돈을 쓰게 된 영어학원은 미국을 가게 했고, 미국 생활 이후의 약간의 자신감이 아마존 셀러가 되게 했다. 또한, 미국 일터에서 지리 때문에 억지로 봐야 했던 세계지도는 내가 아마존 셀러를 하며 팔게 된 아이템이 됐다.

그러다 회사일과 셀러로써 모두 방황할 때, 마이크 임팩트 스쿨에서 들었던 수업은 정리 안 된 내 삶을 1차 정리하게 해줬고,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함께 얘기 나누고, 발전하는, 나와 코드가 맞는 화정님을 만나게 했다.

또한, 화정님을 통해 튜터링 어플을 알게 되어 그토록 갖고 싶던 에어 팟과 놓을 뻔했던 영어를 함께 저렴한 가격에 얻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취미로 들었던 탈잉 수업들에서 다양한 재능을 보고, 세상에 이런 삶도 있구나. 다양한 일을 하며 사는게 내 꿈이다 라고 결심을 만들어준 계기가 됐기도 하다. 이외에도 소소한 많은 것들이 넘쳐난다.


물론 나는 아직도 방황 중이다. 그리고, 남들이 말하는 커리어로 성공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런 것에 목매달 때 보다 지금이 훨씬 풍족하고, 행복하다. 배우러 가기 전 늘 채워지는 기대감들이 쌓이니 어느새 삶에도 그 기대감이 적용됐다. 막연히 막 들었던 수업들을 통해 진짜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무엇이 가슴 뛰는지,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러니 말해주고 싶다. 배우는 것에서 조금은 큰 마음을 먹고, 과분한 소비를 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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