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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성근 May 20. 2020

어떤 무신론자와의 대화

아빠 인문학

“아빠, 사람에게 영혼이 정말 있을까?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은 다 원자로 돼 있잖아. 여기 이 책상도 돌멩이도 내 몸도 전부 원자로 돼 있대.”


“그래, 맞아. 영혼 같은 건 없을지도 모르지.”


“그렇지, 아빠? 그런데... 우린 어디서 왔어?”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은 다 별에서 왔어. 초신성이 엄청난 압력으로 폭발하면 새로운 물질이 만들어지거든. 우리 몸도 그래. 대부분이 물이니까, 수소 하고 산소로 돼 있지.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흔한 물질이지. 거기다 탄소, 칼슘, 마그네슘, 인, 구리, 철…… 이런 걸로 만들어지지.”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돼? 그냥 썩어서 없어지는 거야?”


“겉만 보면 그렇지. 다 썩어 없어지는 것처럼 보이지. 하지만 우주에 있는 물질은 결코 사라지지 않아. 언젠가는 별이 된단다. 우린 모두 별의 후손이고, 또 별의 조상이야. 별에서 왔으니 별이 되는 거지. 네 몸의 원자와 내 몸의 원자가 뒤섞여서 책상이 되거나 돌멩이가 되거나, 또 다른 생명이 되는 거고. 원자 하나하나는 처음 생겨난 후 수십억 년이 지나도 그대로 있대.”


“그러면...... 우린 영원히 존재하는 거네.”


“그렇지. 영원히. 너와 나는 사라져도 우리 안에 있는 것들은 영원히 존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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