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 신잡을 보다가,
원래는 글을 사전에 기획하고 어느 정도 정리해서 쓰는 편이다. 허나 이번에는 좀 즉흥적으로 써본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만나서 강연과 중식을 함께 나눴던 매거진 B의 박찬용 기자의 브런치를 볼 때면 늘 글은 가볍지만 또 무겁게 써야 하는 것인가.라고 종종 느낀다. 오늘은 우연히 알쓸신잡 시즌 1(이 맞나?)을 보면서 든 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시즌 1의 3회로 강릉을 방문한 방영분이었다. 보다가 중간에 정지를 해두고 글을 쓰는데 55분까지 봤다. 인상 깊었던 내용은 술, 알코올과 담배, 커피에 대한 이야기였다.
1. 한국은 OECD 국가 중 음주량이 9~15위를 왔다 갔다 한다.(1~8위는 구소련 국가) 알콜성 치매가 많다(1~8위 국가는 평균 수명이 한국보다 짧다. 즉, 이미 술 많이 자신 사람은 죽었다는 뜻이다.) 필름이 끊기는 이유는 단기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연결시켜주는 해마의 손상으로 인한 것인데, 젊었을 때 필름이 자주 끊기면 알콜성 치매가 올 확률이 높다고 한다. 이를 보고 김영하 작가는 술이냐 수명이냐를 선택해야 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즈음에서 살짝 쫄았다.
2. 담배는 쨋든 몸에 해롭다. 이유인 즉, 나도 맹신했던 커트 코베인의 술 담배를 양껏 하면 되려 행복하게 잘 산다는 말을 완전히 부정했다. 술, 담배를 하고도 살아남은 사람들은 통계 표본의 오류인 것이다. 성급한 일반화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살아남은 소수에 홀린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담배, 그중에서도 니코틴의 주 역할은 아세틸콜린이라는 뇌 속에 먼 영역의 물질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럼 당연 뇌 기능이 활성화될 것이다. 다만 문제는 내성이라는 것이다. 중독과 연결되는 개념 같은데, 이제 담배를 태우지 않으면 굉장히 뇌 활동이 더뎌진다는 것이 흡연의 주요한 문제다.
3. 커피, 이 부분이 제일 심각하다. 나는 오늘도 박찬용 기자의 요즘 브랜드에서 스타벅스에 대한 내용을 읽었고, 나 조차도 오늘 카누를 무려 9봉(3봉 x 3회)이나 먹었다. 여하튼 우리 뇌는 몸무게의 2%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에너지의 30% 정도를 사용한다. 그만큼 뇌를 쓰는 활동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커피는 이런 뇌가 힘들 때 좀 쉬라고 몸에 보내는 메시지를 차단하는 것이다. 그게 카페인이라는 녀석의 역할이다. 결국 카페인 섭취는 몸에 무리를 줘서라도 신체의 활동을 늘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듣기만 해도 수명이 단축되고 있는 느낌이다.
데스 노트처럼 수명이 머리 위에 뜬다면 좋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해본다. 즉각적인 수명에 대한 피드백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
이런 걸 보면 나도 오래 살고 싶은가 보다.
여하튼 담배는 안 하지만 술과 커피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하루가 다르게 뇌 기능이 떨어져 가는 것인가?라는 의문과 함께 과거 글과 블로그를 뒤적거려보았다. 모르겠다. 나는 더 좋은 뇌를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예전에 썼던 글들이 문득 부럽고 질투 날 때가 있다. 그렇지만 한 편으로는 그때가 내가, 내가 쓴 글이 더 잘 썼다, 못 썼다기보다는 그냥 다른 것이겠지,라고 생각한다.
나는 담배를 안 하므로, 술과 커피가 인간의 수명을 단축시키는가? 에서 그 이상으로 수명이 단축되더라도 그로 인해 행복의 총량이 줄어들까? 에 대한 답은 아직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