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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chu Jan 12. 2024

결혼식 당일 (10/28)

파워 J 성당결혼, 준비부터 살림까지

그냥 잠을 안자고(..) 5:30분에 맞춰 웨딩샵에 도착했다. 가는 길에 졸리면 안될것 같다고 신랑은 에너지 음료를, 나는 웨딩준비중에는 아무것도 못먹는다는 말에 삼각김밥을 꾸역꾸역 먹었다.


샵에서는 전날, 샵 도착전에 얼굴에 보습만 빡세게 하고 오라고 해서 그렇게 도착했고.... 이내 메이크업이 시작되었다. 메이크업은 2단계로 완성되었고, 공장 컨베이어 벨트에 오른것처럼 챡챡챡 사람이 웨딩용으로 맞춰지는 느낌이 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케들이 도착했고, 나의 드레스 수모님도 도착하시어 옷 갈아 입고 헤드피스들 귀걸이, 신발까지 다 갖춰 입고 나갈 준비를 했다. 웨딩슈즈라고 업체에서 보내온것은 발톱이 보이는 샌들? 같은 구두였는데, 어떤 신부들은 이런 신발에 맞춰 패디큐어까지 맞춰서 한다고 하더라


음 -_- 뭐 내가 준비한 것들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겨를은 별로 없었고, 치장을 마치고 8:00시가 되어 식장으로 출발했다. 신부가 식장에 도착한것은 9시 무렵이었고, 그때부터 10시 무렵까지는 원판 본식 스냅 기사님이 성당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분주하게 다양한 사진을 찍어주신다.


그리고 성당의 신부대기실은 보통 '유아실' 이라고 부르는 미사가 어려운 아동을 돌보는 어머니들이 머무르는 공간을 꾸며서 사용하는데, 일부 신부들은 이렇게 신부대기실로 꾸며진 유아실에 불만족 하기도 한다 하여 걱정하였으나.... 아니 뭐 이정도면 충분하지 -_- 성전서 결혼하는거 이만큼 꾸며주신거에 감사하기도 바쁨 ㅇㅇ


식장에 도착해서는 아무 생각없이 그냥 하라는대로만 하면 되고..... 수모님이 꾸준히 따라다녀주시며 매무새가 흐트러지지 않았는지, 그리고 사진기사님께 이런 장면을 촬영해 달라고 신부 매무새 다듬는 과정들을 일부러 연출하시기도 하고... 뭐 그랬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 결혼식 당일은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그 와중에도 손님들한테 '나는 행복한 결혼식을 합니다' 라는 연출을 위해 내내 기쁜듯 웃고 있어야 되는게 힘들었다 -_- 솔직한 심정으로,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느꼈던것은 즐겁고 좋았던게 아니고 빨리 식을 마치고 더이상 이 골치아픈 절차들을 생각하고 싶지 않은 채로 걍 둘이 살고 싶다!! 였으니 말이여.


그래도 혹시 결혼식에서 신부 표정을 가지고 하객들 일부가 혹시나 싫은소리로 입방아 찧을까 겁나서 환하게 웃는 얼굴을 유지하고 있었던게 힘들었다. 하지만 뭐 참을 만 했음. 딱!!!!! 한번 할거니깐 말이야!


성당 예식은 '혼배미사' 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40분 가량 진행되기에 신부와 신랑은 아예 의자를 두고 앉아야 하고, 하객들도 중간에 기도를 올리는등, 예식 활동을 함께 하게 된다.


뭐 누구도 강요하는 사람 없고, 미사 절차를 전혀 모른다면 가만히 앉아 있어도 되며, 뒤쪽에서 잠깐 신부 신랑 보고 뷔페식당 가서 식사하시면서 신랑신부, 혹은 신랑신부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계셔도 되며 친구들끼리 모여 계셔도 됨. 


어음... 폐백을 안해서 그냥 식만 마치고, 빨리 공항으로 어려운 사람들 피해서 보내주셨던 시엄마한테 감사함. 식 끝나고 한복 얼른 갈아입고 식사하시는 손님들한테 인사드리고 감사하다고 그러면서 '와 이제 결혼식 끝났어!' 하고 진심으로 웃고 즐거워 해서 그건 참 좋았다...


결혼식 끝나고 나선 바로 공항으로 가지 않았다. 어차피 호텔 투숙하러 들어가야 되니, 걍 인천에 있는 카날 워크란 쇼핑몰? 구경하러 갔다. 산책이나 한바퀴 하러.... 근데 진짜로 날밤을 샜던게 이제 긴장이 풀렸나, 잠깐 앉은 벤치에서 꾸벅꾸벅 잤다 -_-ㅋ 


결혼식 막 끝내고 나서 이렇게 호텔 들어가기 전에 잠깐 인천 돌아다니면서 뭔가 잘 끝났다고 안도하던 그 순간이 참 좋았던것 같다. 그리고 이후로도 계속 잘 살았지. ㅎㅎ 


자 그럼 다음에 결혼전 신혼여행 썰도 좀 풀어보도록 하지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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