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기계를 만져보고 나서 마음이 동했음.
메타의 제품 발표회겸 분기 보고회 이후 구매를 망설였던 마음은 짜증과 화로 바뀌어 그냥 있는 퀘2나 잘 쓰자 -_- 로 돌아서게 되었다.
키노트 이후 한달이 지나 10월 23일 기기 첫발매 이후 쏟아진 이슈들은 부정적인것들이 많았다. 배터리 드레인 이슈에(사용시간이 정상평균 2시간인데 1시간, 아니 30분도 채 안되는 등의 문제) 컨트롤러 트래킹이 튄다거나.... (퀘스트2에서 쓰던 헤일로 (동그란 부분) 이 사라진 대신 다른 유형의 IR트래킹 시스템 차용함)
이런 자잘한 오류들이 제대로 수정되지 않은 채로 시장에 나와서 이런 부분에 예민한 얼리어답터들이 부정적인 평을 쏟아내는것을 쉽게 볼수 있었다. 더불어 예상 하긴 했다만 메타퀘스트 2때도 헤드스트랩과 페이셜 인터페이스의 착용감이 너무나 좋지 않았기에 퀘스트3으로 VR콘텐츠에 입문한 사용자들 또한 퀘스트 2로 입문했던 유저들처럼 피로감을 호소하는것도 쉽게 볼수 있었다.
퀘스트 2의 실리콘 페이셜 인터페이스가 3에서는 실크타입으로 변경되기는 했지만 안면폼(페이셜 인터페이스)과 헤드스트랩으로 인한 불편감 -사용시간 감소및, 피로감, 두통 등- 으로 서드파티 제품등을 통해 커스터마이즈를 하는 유저들이 매우 많았다.
그런데 이런 불편감을 해소해주기 위해 개발된 서드파티 악세사리들의 종류는 너무나도 많았고, 퀘스트 3를 위한 서드파티 악세사리중 국내총판을 운영하여 공식구매가 가능하게 한 사업자도 당시에는 찾을수가 없어서 (당연함, 사용자층이 얼리어답터나 매니아 층에 몰려 있는 기계 특성상 일반 사용자를 위한 판로가 마련되기 어려움) '나에게 맞는 제품' 을 찾는데 상당한 비용을 지출해야 될것으로 예상되었다.
-지금은 보따리상들 많아져서 악세사리 구하기가 매우 쉬워졌습니다-
퀘스트2 때는 불편감을 개선해주는 악세사리들 조차 어떻게 구해야 할지 낯설었고, 일반 사용자를 위한 악세사리를 시도했다가 실패를 겪는 사람들이 많아서 악세사리 구매에 걱정과 두려움이 많았는데
이제 몇년 쓰다보니 퀘3용 '범용' 으로 여겨지는 착용감 개선에 도움을 주는 표준적인 서드파티 악세사리들을 구하는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물론, 이건 구매를 결정하기 전이라 악세사리 찾아보는것이 귀찮을것 같아서 구매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나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군?' 이런 정도로 넘어갔었음.
새로운 기계가 나와있다는걸 알고 있는이상 호기심과 관심을 놓을수는 없었는데, 기기 발매후 5개월이 지난 시점 어느날 외출 했다가 일렉트로 마트에서 퀘스트 3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되었다.
약속이후 들렀던 일렉트로 마트에는 비슷한 시기 론칭한 애플의 비전프로 덕분에 퀘스트3에 대한 관심도 적지 않았던가 체험을 대기하는 손님들이 꽤 있었고, 나도 줄서서 그 기계를 만져보게 되고야 만것이다
-넷플릭스 효과음-
비유해 말하자면, 메타퀘스트2의 발매로 인해 VR시장이 겪은 변화는 시티폰 시절의 휴대전화가 흑백 -> 칼라로 올라왔을때 만큼의 쇼킹함이었다고 묘사할 수 있는데
메타퀘스트 2에서 3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경험은 16색 256색으로 도트찍어서 애니메이션을 표현하거나, 디지털 풍화가 일어난 해상도 낮은 사진들 밖에 못보던 시대를 벗어나 어느순간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통칭되는 해상도 높은 이미지들을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게끔 변화된것과도 같은 느낌의.... 말하자면 그정도로 충격적인 변화였음.
체험시간은 15분가량, 뒤에 기다리는 다른 손님들이 있어서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 진득하니 살펴보진 못했지만 이미 퀘스트2에서도 경험해봤었던 first hand 앱을 잠깐 켜봤다. (데모현장에 깔려 있었음)
위의 앱은 퀘3 발매일에 론칭한 앱인데 MR 콘텐츠 맛보기 + 핸드 트래킹 품질 좋아진거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알아보기에 좋았었음. 단 겜 자체는 VR콘텐츠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다면 혼란스럽고 뭐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 헷갈릴수 있음. 당연히 퀘2에서도 잘 돌아갑니다. (플레이 타임 2시간 좀 넘음) 이걸 무료로 풀었다고;? 싶을정도의 퀄리티임.
아. 기계 이미 퀘3 구매하신다음에 '이거로 대체 뭐를 하라는겨' 하고 답답하시면
이 앱을 더 먼저 사용해 보세요.
참고로 퀘스트2와 3 모두 같은 버전의 펌웨어, OS로 구동되고 있어, MR 콘텐츠 없이 VR콘텐츠만 적극적으로 경험하고자 한다면 아직도 퀘스트2는 실사용하기 좋은 기계임. 특히 PCVR이라고 불리는 컴퓨터를 통해 다운로드 한 소프트웨어들 중 크게 애정을 가지는 소프트웨어 만을 이용하기 위한 목적에서,
그러니까 VR기계의 CPU를 집에서 쓰는 고급 데스크탑으로 쓰고, 화면정보 만을 스트리밍 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면 굳이? 퀘스트 3는 구매할 필요가 없을수도 있음. (하지만 오래도록 퀘2 잘 써왔었던 분들이라면 이야기가 좀 다를것임 <- 나)
퀘2 에서는 이 앱으로 VR이 어떤것인지를 진짜 친절하게 가르쳐 줬는데 퀘3에선 색감이나 해상도나 많이 좋아져서 퍼스트 콘텍트란 앱으로 시작하시는 분들이 더 많으실것 같음. 아무튼 둘다 무료 소프트웨어니 실행해 봅시다 (각 콘텐츠 사용시간(튜토리얼) 1시간 30분 가량)
하여튼 그렇게 꼴랑 15분 썻는데 저런 느낌을 받았다. 더불어 컬러패스쓰루.... 안전경계를 벗어나 어딘가에 부딪히는것을 막아주는 정도의 기능을 했던 퀘스트 2의 패스 쓰루 기능 (헤드셋을 뒤집어 쓴 상태에서 관자놀이 부분을 톡톡 쳐주면 간단히 호출됨)이
현실과 가상오브젝트들을 섞어서 입체적으로 바라볼수 있게하는 콘텐츠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바로 알아차리게 만들어 주더라.
그러나 발매 직후에 일부 얼리어답터들을 통해 알려져 있듯 휴대전화의 텍스트를 vr헤드셋 착용한 상태에서 읽을수 있다! 하는건 거짓말이고 ㅋㅋ 그냥 식별이 가능한 개체를 분명하게 볼수 있다, 정도의 느낌이었음. 컬러패스쓰루 품질은 아직도 CRT모니터와 흡사하다고 느껴졌음. 그리고 깊이 센서 때문에 화면 가장자리 이미지가 일그러져 보임. (근데 딱히? 화면 가장자리까지 왜곡이 신경쓰일정도로 활용하는 MR앱은 없는것 같다)
단 VR콘텐츠 사용시에는 퀘스트2 때에 비해 훨씬더 깨끗하고 해상도 높은 품질의 그래픽을 분명히 인지할수 있었다.
퀘스트 3 발매되고 나서 직후에는 제품발표회따 광고했던 MR앱들을 바로 경험해볼수 있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퀘스트3 발표및, 그 이후 6개월이 지난 이 시점(24년 4월) 이미 퀘스트 2로 발매 되었던 메타스토어의 게임앱들이 믹스드 리얼리티 업데이트를 통해 컬러 패스쓰루를 지원하는 경우도 꽤 많아졌음.
내가 애정하는 소프트웨어들이 믹스드 리얼리티 콘텐츠 업데이트를 한 경우가 있을지도 모르니 확인해 봅시다.
단, VR헤드셋의 특성상 굳이? MR업데이트를 통해 자사의 콘텐츠가 주는 몰입감을 떨어뜨릴수 있다고 여겨지면 사업자가 해당 콘텐츠에 대한 개발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아서 그대로 VR환경만으로 이용하는 앱들도 많을것임. 그러나 이 경우에는 컨트롤러 햅틱 진동쪽에 업데이트가 있다거나... 그렇게 개선들이 이루어지고 있음.
믹스드 리얼리티 (MR)콘텐츠는 아직도 실험적인 장에 머무르고 있으나, 퀘스트3 구매시 기본앱으로 내장된 first encounters 앱으로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체험해본 개발자및 다양한 회사들의 다양한 시도를 기대할수 있음. (실제로 기존에 애정하여 자주 사용하던 앱들이 믹스드 리얼리티가 업데이트된걸 경험해보면 퀘3 넘어오길 잘했다고 스스로를 칭찬하게 될것임)
사실 퀘스트 3 구매의 가장 큰 목적과 의의가 이거 아닐까 싶다. MR시장은 아직 아무도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고, 이게 얼만큼 가능성이 있고 흥미있는 콘텐츠가 되어갈 것인가? 그것을 발전해 가는 과정과 함께 발 맞춰보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