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창훈 Mar 03. 2024

'너 때문이야!' 셀프 감옥의 시작.

사르트르, 칸트, 아리스토텔레스, 하이데거에게 배우다.

'너 때문이야'  '니가 다 망쳤어'

이런 생각이 확장되면? 


'이게 다 꼰대들 때문이다.'  
'이게 다 정치인들 때문이다.' 

뭐,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변화는 없다. 

아니, 화만 더 난다. 

여전히 변하지 않는 상대방, 세상과 싸운다. 

분노만 늘어난다.

이 악순환,어떻게 끊을까? 

철학자들은 말한다. 



타인은 지옥이다. 사르트르 


사르트르의 <닫힌 방>이라는 희곡에 나오는 대사다.

웹툰과 드라마로 더 유명하다. 

세명의 사람이 지옥에 갔다. 

그런데 그냥 방에 세명만 있다. 

생각보다 괜찮은데? 

하지만 이내 깨닫는다. 

세 명의 사람이 서로에게 지옥을 만들어 낸다.

단순하게 해석해보면.. 


나는 누군가에게 지옥 혹은 천국이다. 

타인을 탓하는 순간부터, 지옥은..

 벗어날 수 없는 지옥이 된다.

정말로 타인이 지옥이라 느껴진다면 선택지는 세가지 뿐이다.

하나, 상대를 받아들이거나, 

둘, 확실하게 선을 긋거나,

셋, 지옥에서 벗어날 능력을 키우거나, 


인생을 살아보니, 세번째가 가장 현실적일 때도 많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되어줄 필요는 없다. 

시간이 걸리고 힘들지만 보상이 확실하다.



내가 해석하는 방식의 문제다. 칸트


객관적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인식하고 해석하는 방식이다. 

XX탓이라고 하기 전에, 나의 해석 방식을 돌아보라. 


칸트 이전에는 두가지 생각 정리 방식이 있었다.  

경험을 종합해서 일반적 원칙을 이끌어내는 귀납법,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사실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실을 이끌어 내는 연역법. 

그런데 칸트는 이 두가지 접근법을 하나로 묶었다고 한다. 

어떻게? 

인식의 대상 (사물, 타인 등) 에서

인식의 주체 (나 자신) 로 

관점을 바꾸었다.

타인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해석하는 '관점'의 문제라는 것이다.

나는 도대체 어떤 해석 방식을 갖고 있을까? 

그 해석 방식은 과연 옳은 것일까? 

재미있게도 (혹은 짜증나게도) 

해석 방식을 나름 객관화 할 수 있는 방법은..

타인과의 교류다. 

그것도 나랑 잘 안맞는 사람과의 교류. 


가장 강력한 설득 무기는?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은 말만 번지르르한 인간을 싫어했다. 

반면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말빨'도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리고 친절하게 말빨의 원천을 세가지로 단순하게 제시했다. 

로고스(Logic), 파토스(Telepathy), 에토스(Ethic)


말이 앞뒤가 맞아야 하고, 

공감하는 마음을 일으켜야 하고, 

말하는 이의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이중에 뭐가 제일 중요할까? 

에토스다. 

왜? 


사기꾼은 개소리를 논리적인 느낌이 들게, 공감되게 말한다.

훌륭한 리더중에 말은 어눌한데 사람을 이끄는 이들이 있다. 

언행일치가 되고,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다. 

에토스를 잘 쓰는 이들의 특성이 있다.

타인의 평가 혹은 험담을 웃어넘길 여유가 있다.

타인의 관점을 이해할 뿐, 상처받지 않는다.

오히려 본인의 약점을 개그 소재로 쓰기도 한다. 

유재석은 외모가 메뚜기 같다는 말에 화를 내지 않는다. 

강호동은 뚱뚱하고 무식하다는 말에 화를 내지 않는다. 

(화를 낼 필요가 없기도 하다.) 

그런 이들은 타인과의 사이가 좋다. 

자신과의 사이가 좋기 때문이다. 

 


타인을 그냥 따라가지 말라, 하이데거 


하이데거의 실존주의

우리는 어차피 이유도 모르고 태어났고, 어차피 죽음을 향해간다.  

삶이 불안하다고, 죽음이 무섭다고 남들이 하는대로 그냥 따라가지 말라. 

일시적인 가짜 위안만을 얻게 될 것이다.  

나의 내면에서 올라오는 목소리를 듣고 그에 맞춰 살자.

 누가 뭐라해도 상관없다. 

타인은 나의 인생을 책임져 주지 못한다. 

부모님도 선생님도, 상사도, 멘토도. 

그냥 참고로만 삼으면 된다. 



그래도, 너때문이야! 라는 생각이 든다면.


아직 내 수양이 덜 되었다고 생각하시라.

그리고 그 수양은 그 인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소중한 나를 위한 것임을 기억하시라. 

그리고 조급해 하지 마시길. 

조금은 시간이 걸리니.



작가의 이전글 고통에서 빠져나오려면 (도파민 원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