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물며 점심식사로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데만 해도 너무 많은 생각들이 필요한데, 다른 누군가의 사소한 행동, 말, 몸짓, 표정, 선택, 누구와 교제하고 어떤 취미생활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응당 이런 이유에서일거야! 라고 제멋대로 믿어버린다. 그리고 제멋대로 당위를 논하고 선악을 결정짓는다. 자기 얘기를 하는 건 어렵지만 남의 얘기를 하는 건 쉬워 보인다.
자판기 버튼 하나 누른다고 음료수 나오듯 턱턱 답이 나오는 게 인생이 아닌데, 자기 좋을 대로 생각하고 너무 간편하게 누군가를 판단해버린다. A가 그 버튼을 누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으며, 얼마나 많은 감정이 소비되었고,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웠을지는 그리 흥미로운 안줏거리가 되지 못한다. 그렇게 또 애꿎은 개구리가 돌멩이에 맞아 죽어버리는 것이다.
입은 무겁게, 영혼은 가볍게, 그렇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