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앙스포 교환학생 일기 #20
L'Atelier des Lumières에서 열린 Van Goh, La nuit étoilée. 빛의 아뜰리에에서 열린 반 고흐 전시회이다. 2019년 12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어두운 방 안에 들어가면 사방이 스크린으로 반 고흐의 그림들에 생명이 불어넣어진 것 같은 영상이 천천히 1시간 동안 재생된다. 반 고흐의 그림이지만 영상이기 때문에 그림과는 또 다른 매력을 뿜어냈다. 하얀 꽃잎은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고 야경 속 강물은 넘실댔다. 갈대 사이의 어두운 집들에서는 우울함이 뻗어 나왔고 햇빛이 비치는 보라색 아이리스 꽃들에서는 생기가 느껴졌다.
어두운 방이었기 때문에 서로가 잘 보이지 않았다. 방 안에 마련된 의자와 바닥에는 사람들이 앉아 있거나 누워 있었다. 같이 온 일행들과 느긋하게 누워서 그림을 감상하는 모습은 공원에서 느긋하게 책을 읽거나 생각에 잠겨있는 듯한 파리 사람들을 떠오르게 했다. 나와 전시회 메이트 친구도 어느새 느긋하게 바닥에 앉아서 1시간 동안 반 고흐의 그림들을 감상했다.
확실히 파리에서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특히 예술을 즐기기에 너무 적합한 도시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서울에서는 자주 가지 못할 전시회나 미술관을 짧은 시간에 여러 곳 방문하고 맛있는 코스 요리에도 접근하기 좋다. 내가 스스로 그림을 그리며 취미를 이어나갈 수도 있고 잘 하진 않지만 조깅이나 산책하기에도 적합한 공원과 정원이 도심 곳곳에 있다. 다시 한번 내가 머물고 있는 이 도시에 사랑에 빠지는 순간. 아무리 더러운 곳도 있고 위험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고 해도 즐길거리가 너무나도 많은 곳이다. 날 데리고 전시회에 가준 친구에게도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