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nglewood Jul 04. 2017

슬픈 인기 키워드 - 퇴직

왜 우리는  퇴직을 안고 살아야 하나?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고 두 달 동안 아홉 개의 글을 올렸다.

처음으로 인터넷에 올린 글의 조회수는 한자리를 넘기기가 어려웠다.

어느 날인가 갑자기 조회수가 몇 시간 만에 몇 천 건을 넘어 만건이 넘는 조회가 이루어졌다. 이유는 몰랐고 그저 오류가 났을 것이라 추측만을 했다. 


그 후에 다른 글도 올렸지만 이전에 올린 퇴직과 관련한 글이 여전히 가장 많은 조회수를 보이고 있다.


가장 잘 쓴 글인가? 


어느 순간 내 글에 붙은 브런치 키워드가 "퇴직"이었다는 것을 아는 순간에 슬며시 우울해진다.


문득, 왜 많은 사람이 퇴직이란 키워드를 찾을까?

아마도 직장을 다니면서 상처받거나 현재의 직장에서 길이 보이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찾게 되는 단어가 " 퇴직 "인 것은 아닌가?


한국에서의 직장 생활은 많이 힘들다, 직장뿐 만 아니라 삶 자체가 녹녹하지 않다. 물론 외국에서도 직장생활은 쉽지는 않다. 하지만 한국처럼 어려서부터 사회 전체가 불필요한 경쟁과 과한 학습을 강요받거나, 일이 인생의 모든 것처럼 의식화시키지는 않는다. 


초등학교부터 시작된 선행학습, 전교에서 한 명이 가는 특목고를 가기 위해 대부분의 학생이 특목고 준비생이 되어 버린 중학교, 도대체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종류가 많은 대학 전형 방법을 준비해야 하는 고등학교. 이 모든 것을 어렵게 지나면 끝이 보이기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어렵게 들어간 대학에서는  전공 책 보다 입사 관련 서적을 많이 봐야 했다. 입사해도 인턴이란 이상한 신분으로 언제 혹시 주어 질지도 모를 정규직의 기회를 기다리는 직장 초년 시절을 보내야 한다. 혹시 운 좋게 정규직이 되어도, 나이가 먹기도 전에 명예퇴직이라는 불명예 구조조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 것이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니 우리의 삶에는 쉼표를 찍을 수가 없다. 쉼표는 마침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잠시 한국을 떠나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삶을 옮기기 위해서, 단순히 인생을 잠시라도 돌아보기 위해서,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위해서는 퇴직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마치 발목을 잡고 있는 족쇄를 풀 수가 없어 다리를 잘라야 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내 글을 많이 읽어도 뭔지 슬프고 답답하다.  

작가의 이전글 노인과 자율주행-새로운 시장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